광주에서 일하는 기자들 사이에 ‘수요지식회’가 꽤 알려져 있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지난해 4월부터 시작한 기자들 공부 모임인데, 단골 참석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내가 기자로 살면서 고민하는 문제들에 대해 이야기를 듣고 나눌 수 있어 시간을 내서라도 참석하고 있다”고 이수민 뉴스1 기자는 말했다.
수요지식회는 두 달에 한 번꼴로 수요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저널리즘 특강이다. 전문가를 초빙해 우리 시대의 저널리즘에 대해 함께 공부하고 토론한다. 그동안 이정환 슬로우뉴스 대표, 안수찬 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 교수, 박준영 변호사, 최용선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부원장, 김원장 전 KBS 기자,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이 강사로 참여했다.
특강 주제는 저널리즘 혁신, 지역 저널리즘, 인공지능(AI) 등 저널리즘 일반에서 최신 동향, 형사사법시스템의 오류와 한계, 트럼프를 이기는 협상과 언론의 역할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신대희 kbc광주방송 기자는 “강사분들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느꼈다”고 했다.
수요지식회는 5년 차 이하 젊은 기자들이 주축으로 참여하며 간혹 데스크들, 신문사 업무국 사원들도 눈에 띈다. 특강이 있는 날이면 마감을 마친 기자들이 저녁 식사를 거르고 달려온다. 30명가량 참여하지만, 강연 내내 눈빛이 반짝거리고 질문이 쇄도할 정도로 열기가 뜨겁다.
수요지식회는 강사가 강연만 하고 끝나는 여느 특강과 달리 강연 후에도 강사와 대화하는 시간이 이어진다. 류성호 광주전남기자협회장은 “지역에서 뵙기 어려운 분들을 모셨는데 특강만 듣고 끝내긴 아쉬웠다”며 “강연 후 뒤풀이는 토론하고 도모하고 하소연하는 자리로 세팅이 됐다”고 했다. 술 한잔 곁들이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뒤풀이가 수요지식회의 매력 중 하나가 된 셈이다.
5월28일 ‘미디어와 공론장의 미래-분투하는 기자들’을 주제로 강의한 김희원 실장은 “지역 기자들이 모여서 공부하고 언론 현실을 짚어보는 자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이고 기자들의 열의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기자들은 수요지식회를 통해 저널리즘 흐름에 대한 통찰을 얻거나 당면한 고민을 나누고, 업무 관련해 지식도 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신대희 기자는 “인공지능과 유튜브 알고리즘, 수익 강요 등 미디어 생태계가 급변할수록 범사회적 현안을 검증하는 언론의 역할은 중요하다”면서 “수요지식회를 통해서 기자들이 저널리즘의 기본과 원칙을 다시 돌아보고 활발한 토론을 계속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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