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걸리더라도 계속… 언론사 플랫폼 강화 진행중

매경, 홈페이지에 'AI 검색창' 도입
한국, 독자&DB부에 통합멤버십팀
한겨레, 디지털 콘텐츠에 로그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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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마다 디지털 전략으로 ‘탈포털’이란 단어가 오르내린 지 수년이 흘렀다. 자사 플랫폼 강화를 위한 언론사들의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뉴스 이용자들을 자사 홈페이지로 끌어들이고, 공고한 고객층으로 만들어 가는 그 방식은 다양해지고 점차 섬세해지고 있다. 여전히 국내 레거시 미디어 중 ‘성공 사례’를 꼽기 어려운 게 현실이지만, 꾸준한 실험을 통해 언론사들은 독자들의 취향, 신규 독자 확보 기회 등 의미 있는 데이터를 발견해 내고 있다.

미국 인공지능(AI) 기업 퍼플렉시티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홈페이지 내 AI 검색창을 도입한 매일경제는 5월 홈페이지 무료 회원에게 퍼플렉시티 프로 3개월 이용권을 제공했다. 매일경제는 AI 검색 도입 이후 총 검색량 50%가량 증가, 신규 독자 확보와 기존 독자의 충성도 증가를 경험하고 있다.


김명수 매경AX(전 매경닷컴) 대표는 “독자들이 범용 퍼플렉시티 AI와 매경 AI 지식검색을 동시에 경험하면서 특히 1~2개의 질문으로 매일경제와 MBN은 물론 매경 미디어그룹 전체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게 매경 AI 검색만의 장점”이라며 “AI 검색량 증가를 통한 사용자 확보와 함께 매경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관심 분야에 대한 데이터를 더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도 큰 소득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23년 4월 매일경제는 회원들에게만 일부 콘텐츠를 공개하는 로그인 월을 도입하는 등 플랫폼 강화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독자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지, 로그인을 유도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연구하고 있는데 재테크 콘텐츠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다양한 시도의 경험이 축적됐고 현재는 AI의 출현으로 포털의 향후 영향력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AI라는 새로운 판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볼 수 있는데 AI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5월13일 회원 전용 서비스인 통합멤버십을 론칭한 한국일보는 다양한 회원 혜택을 제공하며 공격적인 독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초대권 △한국포럼 행사 초대권 △골프 갤러리 입장권 등을 제공하고 있는데, 오픈 25일 만에 약 1만명의 독자가 확보됐다.


1년 반 전 전사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합멤버십 구축에 나섰던 한국일보는 3월 미디어전략부문 산하 독자&DB부에 통합멤버십팀을 신설했다. 멤버십에 결제 시스템 기능, 휴대전화 번호 인증을 도입한 한국일보는 보다 정밀한 독자 분석을 통해 콘텐츠 전략을 수립한다는 계획이다. 윤은정 한국일보 통합멤버십팀장은 “한국일보가 주요하게 운영하고 있는 다른 사업도 한국일보의 이용자로 흡수시키는 게 통합멤버십의 핵심이다. 로그인을 하게 하고, 나중에 상품을 판매하려면 모수를 모집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에 당분간 이에 집중해보려 한다”며 “결국 독자의 니즈를 얼마만큼 캐치하느냐의 문제인데 한국일보의 대표적인 콘텐츠인 뉴스레터 구독을 로그인 월로 처음 시도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부터 일부 콘텐츠 로그인 월을 시행해 온 한겨레는 시간대별로 공개해 왔던 디지털 콘텐츠를 5월19일부터 로그인 전용 콘텐츠로 전환해 제공하고 있다. 고정 독자층을 확보한 ‘권태호의 뉴스 뷰리핑’이 대표적인데, 포털에선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전정윤 한겨레 뉴스룸국 뉴콘텐츠부국장은 “로그인 월 개편을 하며 이 콘텐츠는 독자들이 로그인해서라도 보지 않겠느냐는 판단이었다”며 “다만 로그인을 걸면 조회수와 열독률이 줄어드는 모순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처음부터 다 로그인을 걸면 어려울 것 같아 매주 정해진 시간에 보여드리는 방식으로 시작해 그중 효과가 좋았던 콘텐츠들을 선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겨레는 로그인 기능을 콘텐츠뿐만 아니라 기사의 느낌을 표현하는 이모티콘 기능, TTS(기사 음성 서비스) 등의 서비스에도 적용해왔다. 지난해 10월부터는 본인 인증제를 도입해 이용자의 구체적인 정보를 받는 대신 더 많은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웹 회원 개편 작업도 진행 중이다. 황예랑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장은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일반화된 한국에서 ‘로그인 허들’은 예상보다 높은 편”이라면서도 “자사 플랫폼에서 충성독자를 늘리는 것이 우리가 명확히 가야 할 방향인 만큼 이용자들이 쉽게 허들을 넘을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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