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당일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근접 취재하던 영상 기자가 김혜경 여사를 ‘꼬집고 밀쳤다’는 비난이 1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회 영상기자단이 10일 입장문을 내고 당시 상황은 물론 해당 기자의 인격까지 왜곡하려는 현 사태에 유감을 나타냈다.
국회 영상기자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최근 SNS를 통해 한 영상기자의 중계 장면이 왜곡·재생산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실을 날조한 자극적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유포되며, 해당 기자 개인과 소속사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지적하며 “이에 국회 더불어민주당 출입 영상기자단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당시 상황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밝혔다.
영상기자단은 먼저 ‘사건’이 벌어진 당시 전후 사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MBN 영상기자는 선거 당일 가장 중요한 취재 포인트였던 사저 앞에서 풀(pool·공동) 취재를 하고 있었다. 기자단은 해당 기자에 대해 “유세 기간 중 어느 누구보다 객관적인 영상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경호관들과도 가장 신뢰가 두터웠”다고 소개하며 12·3 계엄 당일 국회 영상기자들 중 가장 먼저 국회 담장을 넘어 계엄군의 실태를 기록하고 보도한 공로로 방송기자대상 심사위원 특별상과 한국영상기자상 대상을 공동 수상한 이력도 전했다.
기자단은 “ENG를 오른쪽 어깨에 메고 현장에 있으면 취재 대상에 최대한 집중하게 된다는 것은 모든 영상기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국회 풀 영상기자의 취재 대상은 이재명 당선인이었고, 지금 순간을 최대한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마침 당선인 부부의 동선이 예상과 달라지면서 그 모습을 담고 있던 영상기자도 급히 자리를 옮겨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자단은 “앞으로 나가는 순간, 수행실장은 김혜경 여사를 왼쪽으로 자리 안내를 했고, ENG 카메라에 오른쪽 시선이 막힌 영상기자는 앞에 있는 누군가가 자리를 옮긴 여사일 것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그만큼 현장에 있는 영상기자에겐 급박하고 정신없는 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해당 기자는 사후에 영상을 확인하고서야 충돌 상황이 있었던 걸 알고 깊이 반성했다고 MBN 노조는 전한 바 있다.
그러나 충돌 장면은 여러 유튜버 등을 통해 자극적인 제목과 편집으로 확산했고, 일부러 꼬집고 밀쳤다는 주장에 심지어 ‘성추행’ 의심까지 제기됐다. MBN 사측의 사과와 노조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1주일이 지난 10일 현재까지도 MBN 시청자게시판 등엔 해당 기자의 직접 사과와 퇴사, 처벌 등을 촉구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영상기자단은 이 같은 현상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번 사건은 기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며 국회 출입기자라면 누구나 해당될 수 있는 사건이었다”면서 “해당 기자가 공교롭게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담담히 견뎌내고 있는 MBN 기자에게 감사와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면서 “다시는 이 같은 비슷한 일들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길 바라고, 우리 영상기자들은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더 주의를 기울여 취재할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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