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노조 "김혜경 여사 일부러 밀친 것 아냐… 공격 멈춰달라"

대선 당일 밤 취재 중 김혜경 여사 밀친 MBN 영상기자
사측 사과문·대통령실 입장에도 고의성 주장 등 비난 계속
언론노조 MBN지부 "해당 기자 반성 중, 테러범 취급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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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당일인 3일 밤, 이재명 대통령 부부를 취재하던 MBN 영상 기자가 김혜경 여사를 밀친 일에 대해 MBN이 사과했지만, 그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 해당 기자의 실명과 사진 등을 공유하며 비방하는 글이 확산하고, ‘고의성’을 의심하거나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잠깐 사이에 일어난 일이었다. 3일 자정을 앞두고 당선이 확실해지자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와 기다리고 있던 지지자들에게 인사하며 다가갔다. 당시 이 대통령 뒤쪽에 있던 김 여사가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순간, 역시 뒤쪽에서 앞으로 이동하던 영상 기자가 카메라를 든 채 김 여사를 밀치고 지나가는 모습이 다른 방송 카메라 화면에 잡혔다.

유튜브 강성범TV에 6일 올라온 영상 화면.

당시 장면이 생중계되며 논란이 되자 MBN은 5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대통령실에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측에서 “긴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이해하지만, 앞으로 취재 과정에서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한 사실도 전했다. 아울러 MBN 영상제작국은 “주요 인사 근접 촬영시 안전 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영상취재 가이드라인도 이번 기회에 정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MBN측 사과와 대통령실 입장에도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유튜브 채널에선 해당 장면을 반복해서 보여주며 고의적인 폭행인 듯 몰아갔고, 해당 영상 댓글란도 고의성을 의심하는 글이 주를 이뤘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상엔 해당 기자의 이름과 사진 등이 공유되는 등 이른바 ‘좌표찍기’ 공격도 이어졌다. MBN 시청자게시판엔 4일부터 9일까지 1000건 이상의 항의 글이 올라왔는데, 성추행을 주장하거나 ‘해고’ 등 ‘처벌’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보다 못한 MBN 노조에서 입장문을 내고 해당 기자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N지부는 8일 지부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국회 출입 기자로서 역사의 현장을 시청자들에게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취재하던 기자가 마치 테러범인 양 둔갑되고 얼굴이 노출되고 과장된 스토리가 확산되는 것은 분명한 2차 가해이며 인권 침해”라며 이같이 밝혔다.

MBN 시청자게시판엔 해당 기자를 비난하는 글이 1000개 넘게 올라와 있다.

MBN지부는 “해당 기자는 국회 출입하는 방송사를 대표해 풀(공동) 취재를 하는 중이었으며, 당시 이재명 대통령의 앞모습을 취재하기 위해 앞으로 뛰어나가는 중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그 과정에서 영부인을 밀친 사실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고, 이 부분에 대해 사후 영상으로 확인 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기자는 이재명 대통령이나 영부인에 대해 아무런 부정적 감정을 가진 바 없고 그저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던 중이었다”면서 “그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영부인을 밀치고 지나가며 옷깃을 약간 스치긴 했지만, 의도적으로 꼬집거나 위해를 끼칠 의도가 있었던 것은 전혀 아니었음을 확인했다”고도 거듭 밝혔다.

MBN지부는 유튜브 영상 등에도 이 같은 내용으로 해명 댓글을 달며 해당 기자의 얼굴이 노출된 영상은 모자이크 처리하거나 비공개로 바꿔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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