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에 분노보다 앞선 감정은 놀람, 황당함이 아니었을까. 아니, 그보다 ‘계엄이 정확히 뭐지?’ ‘이게 지금 무슨 상황이지?’ 하는 의문이 먼저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5·18 등을 통해 계엄 상황을 글이나 영상으로 접했을 어른도 이랬을진대, 아이들은 어땠을까. 아마 많은 부모·보호자들이 뉴스를 보며 쏟아지는 아이들의 질문에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경재 YTN 기자도 같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 26년차 기자인 저자는 “궁금한 게 많은 12살 아들의 질문”에 답하다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떠올리고 책 <아빠, 비상계엄이 뭐예요?>(홍림)를 썼다. 그러니 이 책은 12·3 내란 사태를 아이들에게 설명해 주기 더없이 좋은 교재다.
계엄 선포부터 대통령 파면 결정까지 123일간 일어난 일들을 아빠와 아들의 대화체로 읽기 쉽게 서술하고,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기관의 역할이나 헌법·법률 정보에 대해서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해 놓았다. 극단주의 극복을 위한 과제, 바람직한 언론의 역할 등 토론거리도 두루 담겨 있으니, 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과 뜻깊은 대화를 나눠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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