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임단협 결렬' 분쟁 중에... 유진 "가전제품 줄테니 줄서라"

언론노조 YTN지부 "얄팍한 술수, 단체교섭권 침해 부당노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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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임단협 교섭 결렬 국면에서 유진그룹이 YTN 사원들을 대상으로 가전제품 추첨행사를 진행한다고 하면서 YTN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9일 성명을 통해 “김백 사장에 이어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또 한 번 독이 든 사탕을 들이밀었다. YTN 창립 30주년을 맞아 유진그룹이 YTN 구성원들에게 직접 선물을 준다고 나선 것”이라며 “얄팍한 술수에 헛웃음이 난다”고 비판했다. 성명 등에 따르면 회사는 수십만 원 상당 인기 가전제품을 사원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12~13일 오전 11시~오후 1시 YTN 로비에서 열 예정이다.

YTN 사옥.

YTN지부는 “유진그룹의 금품 살포 방식이 얄궂다. 현장 추첨 방식으로 나눠줄 테니 YTN 사원들에게 회사 로비에 줄을 서란다”며 “벌써 기분 나쁘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받지 않겠다는 거부 선언도 잇따른다. 수십만 원짜리 가전제품을 나눠주면 감사하다고 YTN 구성원들이 넙죽 엎드릴 것 같은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YTN지부는 5개월 간 진행돼 온 노사 간 임단협 교섭에 대해 2일 결렬을 선언한 바 있다. 당시 성명에서 YTN지부는 “지난해 YTN이 기록한 사상 최대의 적자는 경영진의 무능함 때문이지 결코 조합원들이 책임질 일이 아닌데도 사측은 실질임금 삭감에 해당하는 임금동결로 책임을 전가하려 한다”며 “회사가 어려워서 임금을 단 한 푼도 못 올린다면서 갑작스레 15억원의 현금을 뿌리고, 또 다시 경영이 어렵다고 대대적인 예산 조정과 비용 감축을 요구하는 등 오락가락 무계획 경영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고 사측을 비판했다.

아울러 해당 시점 국회 YTN 청문회에서 김백 사장이 출석해 자신이 사장으로 있는 동안 단체협약에 규정된 ‘보도국장 임면동의제’를 준수할 생각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단체협약은 노사가 단체로 맺은 상호 간의 약속이자 의무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보다 더 강력한 규범이다. 하지만 김백은 아무런 법적 근거나 정당성 없이 멋대로 단협을 무시하면서 독단과 아집에 찬 경영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노조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함에 따라 이날부터 보름 간 노사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 노조가 공식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하는 국면에서 이번 행사가 열렸다. YTN지부는 9일 성명에서 “무엇보다 YTN은 노사 간 임단협 교섭 결렬로 조정 절차에 돌입한 분쟁 사업장”이라며 이번 가전제품 추첨행사 등이 “임단협 협상에서 노조의 교섭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술수이자,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침해한 부당노동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생명으로 하는 보도전문채널 YTN은 절대 돈으로 장악되지 않는다. (중략) 유진그룹이 윤석열 내란 정권을 상대로 벌인 로비와 흥정은 통했을지 몰라도 YTN에는 어림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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