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내리는 날 선물같은 기자상… "한강 작가님께 영광을"

[시상식 중계]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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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이 펑펑 내린 27일.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지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장은 온기로 가득 찼다. 취재를 위해 고된 여정을 지나왔을 기자들은 그 수고에 걸맞은 값진 상을 받기 위해 멀리 부산에서, 중국에서 눈보라를 뚫고 왔고, 이들을 축하해주기 위해 꽃다발을 안고 시상식장을 찾은 편집·보도국 선후배 기자, 연인, 가족도 많았다. 첫눈 때문일까. 이날 유독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고마움을 전한 로맨틱한 소감이 많이 나왔다.

410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기자들이 단체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제410회 이달의 기자상 시상식에서 박종현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이번 10월 기자상에 85편이 출품됐다고 전하며 “한국 언론과 기자들이 살아 있다, 이 험난한 시국에 제대로 역할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수상한 8편의 보도를 하나하나 거론하며 격려와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상을 받은 기자들은 자신들의 노력보다 운, 동료들의 협조와 배려, 뉴스룸 리더십에 공을 돌렸다. 그리고는 “축하의 기쁨은 뒤로하고 더욱더 분발하라는 채찍으로 삼고 아스팔트 위에 서겠다”면서 눈발이 휘날리는 취재 현장을 향해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10월 이달의 기자상엔 12개 부문 85편의 작품이 출품돼 8개 부문에서 8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날 시상식에선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과 함께하는 2024년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시상도 함께 진행됐다.

다음은 수상소감 전문이다.

취재보도1부문

취재보도부문을 수상한 국민일보 박재현·신지호 기자. /한국기자협회

<사상 첫 대리 입영 적발>
-국민일보 박재현·신지호 기자 / 수상소감 박재현 기자

“먼저 상복이 그동안 없었는데 이렇게 뜻깊은 상 주신 한국기자협회에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매일 아침 검찰 기자실에 있으면 항상 하루를 부끄러움으로 시작합니다. 물을 먹으면 이제 매일 아침이 부끄러운데 이 상은 조금 덜 부끄럽고,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제가 늘 작은 취재 조각을 들고 가면 항상 ‘해보자’라고 말씀해 주시는 나성원 팀장께 가장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그 조각을 맞추기 위해서 항상 같이 노력하는 법조팀 후배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리고, 무엇보다 아이템 항상 키우자고 하시는 김나래 부장, 김경택 선배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제가 힘들 때마다 항상 조언을 아끼지 않으시는 김판 기자, 신재희 선배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취재는 실력보다는 운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그 운을 위해서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그런 기자가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제 비판적 독자가 되어주는 여자친구 정소희 양에게도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취재보도2부문

김효신 KBS 베이징특파원(가운데)이 남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자다가 잡혀갔다”...중국 ‘반간첩법’ 우리 국민 첫 구속>
-KBS 김효신·김민정·안용습 기자 / 수상소감 김효신 기자

“제가 이 자리에 몇 차례 선 경험이 있는데 오늘은 특히나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다름이 아니고 제가 2년 전에 베이징 특파원에 부임하면서 사실은 취재 활동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거든요. ‘그 정도일까’ 여러분 생각하실 수 있지만, 제가 예를 들어서 조선족 말살 정책을 취재하러 연길을 가면 공안 3개 팀 9명이 붙습니다. 그래서 눈앞에서 인터뷰하면 잡아갑니다. 경제 침체로 인해서 건설 현장이 멈췄다, 이걸 취재를 가서 차 안에서 촬영만 해도 공안이 와서 차 안에 4시간 동안 가둡니다. 휴대전화를 뺏고. 이런 상황들이 계속되다 보니까 저를 비롯한 베이징 특파원 동료들은 매일 자괴감에 시달리면서 하루하루 버티는 일상들을 살아가고 있는데요.

그 와중에 제가 친하게 지내던 주재원으로부터 자정쯤에 ‘지금 당장 만나야 해’라는 진짜 한마디 전화가 왔습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주재원들도 휴대전화를 상시적으로 감시를 당하기 때문에 ‘이거 심각하구나’ 해서 자정쯤에 저희 집 앞 카페에서 만났고, 그런 식으로 거의 접선하다시피 모든 취재를 해갔습니다. 한국에 있는 우리 동료들이 보면 이런 발생 되게 사회부성 아이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중국에서는 제가 반간첩법 취재를 한다는 이유만으로도 구속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취재를 들어가면서도 상당한 고민과 괴로움에 맞닥뜨렸습니다. 그다음에 취재 과정에서도 만나는 분들 모두 취재에 응하시지 않으셨고, 여기서는 팩트 하나하나 확인에 불과하지만 저는 약간 광산에서 광석 캐내는 기분으로 하나 확인하는데 몇 주를 보낸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상에 더욱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기자가 매일매일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이라고 배워왔거든요. 그래서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마지막까지 목격자로서 역할을 다하고 끝까지 기록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엄마를 따라서 중국에서 고생하는 저희 아가들과 저의 꿈을 위해서 기꺼이 기러기 생활을 자처하고 있는 저희 남편께 감사드리고, 이 고생을 함께한 저희 베이징 특파원들께도 감사드립니다.”

경제보도부문

경제보도부문을 수상한 한국경제신문 조미현·강현우·최한종·서형교 기자. /한국기자협회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한국경제신문 조미현·강현우·최한종·서형교 기자 / 수상소감 조미현 기자

“저희 ‘스테이블 코인의 공습’ 기획은 전통적인 외환 시장과 새로 등장하는 암호화폐 시장 사이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룬 기획입니다. 첫 회가 나오자마자 정부에서 발 빠르게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고 약속했고 또 머지않아서 최상목 부총리께서 스테이블 코인 관련 문제를 직접 언급하시면서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 이렇게 밝히셨습니다. 사실 정부가 그렇게 빠르게 대응을 해줬기 때문에 이 상도 받을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신문 기자로서 이런 정통 경제 이슈를 다루는 기획으로 이달의 기자상을 받게 되어서 더없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기획을 하면서 새삼스럽게 협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좀 생각을 해봤는데요. 일단은 저희 팀에 같이 상을 받게 된 서형교 기자는 워낙에 탐구심을 가지고 일을 하는 기자이기 때문에 기획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단계에서부터 좀 의지를 하면서 취재를 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상을 받은 강현우 선배와 최한종 기자는 정부 내에서 이루어지는 스테이블 코인 관련된 논의들을 저희에게 공유해 주셨고 그것이 기획에 반영이 됐기 때문에 저희 기획이 힘이 있고 또 풍부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 장창민 금융부장이 아니었다면 사실은 이 기획이 이렇게 크게 메가 기획으로 가지 못했을 겁니다. 기자들보다 기자들의 기사를 되게 아껴주시는 부장이신데 덕분에 이런 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선배님 감사합니다.

여기 올라온 김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드리자면 저희 아버지가 편찮으신데 이 수상 소식을 전하니까 딸에게 좋은 일이 있으니 아빠에게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축하의 인사를 해 주셨습니다. 제 기자 인생에서 이 상은 진짜 더 없는 어떤 영광인데 저희 가족에게는 오늘 이렇게 내리는 첫눈처럼 선물과 같은 일입니다. 그런 점에서 상을 주신 기자협회와 또 심사위원께는 특별히 더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기획부문 상을 받은 세계일보 조희연·김나현·윤준호 기자. /한국기자협회

<망상, 가족을 삼키다>
-세계일보 조희연·김나현·윤준호 기자 / 수상소감 윤준호 기자

“과분한 상을 받게 돼서 좀 겸연쩍지만 제가 본받고 싶은 선배랑 동기랑 함께 만든 결과물이 인정을 받은 것 같아서 기쁩니다. 데스킹을 비롯해서 여러 방면에서 지원해주신 사회부장, 저희를 지지하고 격려해 주신 많은 선배들, 기사를 높게 평가해주신 심사위원님들 그리고 저희 기획취재에 응해주신 84분의 취재원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가 2021년 입사자 1명, 2023년 입사자 2명으로 이렇게 저연차 기자들인데 앞으로 기자 생활에 큰 원동력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냥 기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취재하는 동안 만난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이 처한 현실은 아직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정신질환이 있는 아들 손에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한 어머니한테 저희가 한 말이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달라고 설득하면서였습니다. 저희가 쓰는 기사가 당장 어떤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더 나은 사회를 향한 징검다리 하나 정도는 놓을 수 있을 거란 말이었습니다. 이번 기획을 준비한 8개월은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얼마나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한 일인지 배우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기획은 끝났지만, 이들의 이야기에 계속 관심을 두고 징검다리를 놓는 일을 이어가겠습니다.”

지역 취재보도부문

부산일보 김준용 기자(가운데)가 어머니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시민은 예매 전쟁, 공공기관은 특혜 예매-지역 이전 공공기관 KTX 표 사재기〉
-부산일보 김준용 기자

“먼저 제가 처음 이 내용을 보고했을 때 환한 웃음으로 좋다, 라고 해주신 저희 최세헌 경제부장님과 기사를 키워주신 김수진 편집국장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보도는 사실 기사 3건으로 끝이 났는데 어떻게 보면 매우 간단한 사안일 수도 있지만, 공공기관들이 먼저 KTX를 예매해서 일반인들의 매매 권리를 뺏는다는 내용인데요. 취재하는 데는 수개월이 걸렸습니다. 왜냐하면, 공공기관들이 자기들의 특혜를 알리려고 하지 않았고 숨기기에 급급했기 때문입니다.

고민을 거듭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이 얘기를 처음 제 아내에게 했을 때 아내의 첫마디는 ‘짜증 난다’였습니다. 그게 아마 세상의 시각이었고 독자들의 시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짜증 난다는 말에는 불공정이라는 얘기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렇게 제 첫 독자이자 제 고민을 함께해 준 아내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아빠를 강제로 얼리버드로 만들어주는 21개월 제 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꽃을 주시고 항상 격려해 주시기 위해 와주시는 서울경제부 선배님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지역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지역 기획부문을 수상한 경기일보 K에코팀. /한국기자협회

<발암물질 위의 아이들>
-경기일보 K-ECO팀 / 수상소감 이지민 기자

“이런 좋은 상을 주신 한국기자협회 박종현 회장님과 관계자분들께 우선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저희가 이번 기획을 5월에 시작했어요. 그때 날도 따뜻했고 조금 땀이 나기 시작했던 5월이었는데 지금 오늘 낮에도 첫눈이 내려서 조금 감회가 새로운 것 같습니다.

6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한 가지 주제로 달려왔는데 저희가 발암물질을 조사하면서 나오지 말았으면 했던 일들이 발생했고, 거기에 대해서 보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고요. 지금 6개월 동안 41편의 기사와 5편의 영상 기사가 나갔습니다. 이후에 경기도의회도 그랬고 경기도교육청도 그다음에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을 개정도 하고, 많은 변화를 끌어낼 수 있어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매일매일 기사를 쓰고 매일매일 노트북을 두드리는데 그 타이핑 한 자 한 자가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그런 기자가 되도록 오늘 이 공간 이 순간에 느끼는 제 감정이 자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항상 저를 멀리서 응원해주시는 가족과 경기일보 식구들 그리고 편집 이사님을 비롯한 편집국 선후배 기자님들, 또 K-에코팀 수장이자 저희 부서장이신 이호준 경제부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이제 항상 같은 업계에서 저를 제일 많이 응원해주고 지지해주는 제 남자친구에게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사진보도부문

사진보도부문을 수상한 조재현 기자. /한국기자협회

<북한 오물풍선 사이로 이륙하는 비행기>
-경인일보 조재현 기자

“우연히 본 오물풍선에 우연히 지나가는 비행기, 솔직히 운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거를 눈으로만 볼 일은 아니었고요. 그리고 저는 사진 기자라서 공간을 함축하고 이미지에 메시지를 담는 게 제 일이기 때문에 카메라를 들고 현장에서 머리를 굴리기보다는 감을 믿었습니다. 워낙 오물풍선이 오락가락하기도 했고 비행기는 빨랐고요. 열심히 찍다 보니까 뷰파인더에 오물풍선들이 보이고 비행기가 지나가는 게 잡혀서 속으로는 되게 뿌듯했었는데 오늘 이렇게 영광의 기회까지 주셔서 감사합니다.

북한의 도발은 현재 진행형이고요. 그리고 솔직히 오늘 수상이 기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그날 봤던 오물풍선들이 어디로 가서 어떻게 무슨 피해를 입혔을지 몰라서 조금 찜찜하기도 합니다. 그 전날까지 취재했었던 북한 대남스피커 피해 주민들은 아직도 고통을 받고 계시고요. 축하의 기쁨은 뒤로하고 더욱더 분발하라는 채찍으로 삼고 아스팔트 위에 서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피땀 흘려 일하시는 선후배님들 특히 우리 경인일보 가족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전문보도부문(문화)

전문보도 문화부문을 수상한 김유태 기자(왼쪽에서 세번째)가 편집국 관계자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2024 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인터뷰〉
-매일경제신문 김유태 기자

“사실 한 달 전만 해도 제가 이 기사로 상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고요. 그 이유는 여러분들 다 아시다시피 올해 노벨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작가가 받을 줄 아무도 몰랐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 인터뷰 기사를 쓰고 나서 많은 주목을 받았고 저 개인적으로 굉장히 많이 놀랐는데 이 인터뷰를 하게 된 이유 그리고 지금까지 오게 된 이유를 생각해 보면 제가 한강 작가의 작품을 많이 읽었거나 혹은 다른 기자들보다 조금 더 많이 알아서가 아니라 인터뷰를 하기 위해서 계속 실패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번 요청을 드렸고 4번 실패를 했거든요. 그런데 우연히 이번 노벨상 수상이랑 겹치면서 그 인터뷰가 이루어진 것이 더 빛이 나게 된 것 같고 무엇보다 이 상을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를 드리는 마음입니다.

사실 이 인터뷰를 하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했습니다만 사실 본질은 그거 같아요. 문화부 기자로 있으면서 그 작가의 외적인 부분보다도 그 작품 안에 들어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한강 작가님이 공감을 해주신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많은 감사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기사에 처음부터 지금까지 동행해 준 저희 전지현 문화스포츠부장께 가장 먼저 감사를 드리고요. 이 기사가 정말 크게 실릴 수 있도록 원래는 5단 광고가 밑에 있었는데 국장이 그 5단 광고를 빼고 아주 크게 담아주셨거든요. 그 부분이 기사가 더 빛날 수 있는 큰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면에 미학적으로 담아준 편집부. 이 자리에는 없지만 편집부장님과 선후배님들께도 정말 감사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질문을 보내기 위해서 주말마다 그리고 밤마다 제 책상에 앉아서 아이를 제대로 보지 못한 채로 골방에 들어가서 책을 볼 때 항상 지켜봐 주고 기다려줬던 저희 아내 강수진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희 문화부 후배들, 사실 이 기사가 저 혼자만 한 게 아니라 동료들이 같이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음을 이 자리를 빌려서 밝히고 싶습니다.

그리고 역시 제가 말하는 것을 들을 수는 없으시겠지만, 한강 작가님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2024년 4분기 생명존중 우수보도상

생명존중 우수보도상을 받은 MBN '끈끈이'팀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

<끈·끈·이>
-MBN 안병수·배병민·강세현·김영진·김현석·이성민·김민수·이동학·박유영·김현우 기자 / 수상소감 안병수 기자

“먼저 뜻깊은 상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요. 제가 보니까 기자 생활이 햇수로 올해 10년째더라고요. 돌이켜보면 보람이 있었던 적이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다들 같은 마음이겠지만 나쁜 놈을 내리면 또 다른 나쁜 놈이 오고, 그리고 정책 기사를 써도 보통 잘 바뀌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 직업에 대한 좀 효능감이라 해야 되나, 그런 것들이 좀 떨어졌었던 시기였던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 자살 예방 기획 같은 경우는 조금 더 좀 진정성을 갖고 임했던 것 같아요.

짧게 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어제 후배들이랑 점심을 먹는데 식당에 갔는데 후배 하나가 편의점에 갔다 온다는 거예요. 콜라를 사 오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옆에 후배도 똑같이 나가서 콜라를 사 오더라고요. 그만큼 이렇게 얹힌 게 많은 거죠. 저도 다크써클이 점점 더 내려가고 또 어디 가서 자살 예방 취재를 하면 기자님이 더 위험해 보인다고 하고요.(웃음) 그래서 느낀 게 이게 정말 겨울철 감기처럼 정신 건강 문제라는 게 좀 보편적인, 흔한 문제가 됐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만큼 정부에서 총력전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을 하고요.

저희 MBN도 앞으로 자살 예방 보도 꾸준히 이어갈 것이고요. 또 타사에서도 좋은 보도들이 많이 나와서 관계부처들이 각성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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