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144) 유가족의 얼굴

세월호참사 희생자 권지혜 학생 엄마 이정숙씨(59).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장진영(중앙일보), 오세림(전북일보), 홍윤기(서울신문), 김진홍(대구일보), 김범준(한국경제), 박미소(시사IN)가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이태원참사와 세월호참사 유가족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습니다. 떠나간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땐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요, 그냥 저 멀리 여행을 떠난 것처럼, 고인에 대해 웃으며 얘기하는 유가족분들 앞에서 마냥 슬퍼만 하기보다, 함께 웃으며 고인을 그리는 것도 또 다른 애도의 방식이라는 점을 배웠습니다.


다양한 얼굴들과 표정들을 마주하니, 지금껏 제가, 그리고 언론이 담아낸 ‘유가족의 얼굴’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슬프거나 눈물 흘리거나, 절규하는 모습입니다. 이 이미지들은 유가족의 슬픔을 효과적으로 보여줍니다. 강렬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각인되지요. “어디 가서 웃지도 못해요. ‘유가족인데 왜 웃냐’는 말을 자주 듣거든요.” 세월호참사 희생자 이수연 학생 아버지 이재복씨를 비롯한 여러 유가족분들이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껏 언론이 보여준 유가족의 얼굴이 이런 편견을 만들어내고 강화하는 데 일조하진 않았을까요?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10년, 100명의 기억’ 기획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번만큼은 이들의 얼굴을 어둡고 슬픈 느낌에만 가두지 않으려 합니다. 유가족의 얼굴이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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