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할 수 있는 권리가 위험에 처했다

[언론 다시보기]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정치철학자

김만권 경희대 학술연구교수·정치철학자

지난 11월10일, 뉴욕타임스가 한국 대통령이 벌이는 가짜뉴스와의 전쟁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에 당선된 이래, 경찰과 검찰이 기자들의 집과 뉴스룸을 반복적으로 압수수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윤석열 수사 무마 의혹 보도’로 이뤄진 뉴스타파 및 관련 언론 기관의 압수수색 상황에 주목하며, 한국이 민주화된 이래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만이 아니다. 지난 9월14일, 전 세계 140개국 60만명에 이르는 언론인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제기자연맹(IFJ) 역시 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국제기자연맹은 “검찰이 뉴스타파, JTBC 및 해당 언론사 기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며, 국민의힘에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고 보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언론의 자유는 한 국가의 민주주의 수준을 드러내는 중요한 지표다. 언론의 자유가 시민의 ‘알권리’에 기초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적인 사안과 관련해 알권리는 매우 중요한데, 무지한 상태에서 더 나은 공적인 판단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권력은 늘 언론의 감시 대상이 되고, 이런 알권리에 기반한 감시 기능이 권력의 투명성을 만든다. 이렇게 보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성서의 말씀이 가장 어울리는 곳이 바로 언론의 자유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언론에 매우 중요한 권리이자 특권을 부여한다. 바로 ‘권력을 향해 질문할 수 있는 권리’다. 언론은 시민들이 알아야 할 것, 궁금해하는 것, 더 나아가 권력이 시민에게 감추는 것을 질문을 통해 드러낼 권리를 갖는다. 예를 들어, 대통령이 일하는 청사에 기자실이란 공간이 마련되는 이유도 권력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질문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보면 민주적 정부란 권력을 향해 마음껏 질문할 수 있게 하는 기구란 의미다.


언론학자 정준희가 ‘묻는다는 것’에서 밝히고 있듯, 질문이란 늘 말과 행동의 다름과 어긋남을 감지하는 데서 나온다. 다시 말해 언론의 질문은, 권력의 말과 행동의 다름과 어긋남을 감지하는 데서 나온다.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건 이런 다름과 어긋남에 의심을 품지 말라는 것이다. 현 정부가 전하는 메시지를 보면, 언론이 권력을 향해 제기하는 의심이나 질문에 조금이라도 허점이 보인다면 어느 때라도 압수 수색이 가해지고, 기소되고, 처벌된다는 것이다.


분명 허위정보는 문제다. 이는 사회적으로 다루어야만 하는 문제다. 하지만 허위정보를 확인하는 주체가 정부여야 하는지는 반드시 질문해야만 한다. 언론이 팩트체크를 통해 감시하는 대상이 권력인데, 그 권력이 언론사가 만든 뉴스에 대한 팩트체크를 하는 주체라는 건 매우 기묘하다. 소위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일은 정부가 아니라 민간이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서울대학교 언론정보연구소는 서로 다른 언론사들이 동일한 사안에 대해 상시 교차검증을 할 수 있는 팩트체크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우리 언론이 권력을 향해 질문할 수 있는 권리가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가 들어오고 있다. 우리 언론은 더 정확한 사실에 기반을 두고, 용기 있게 제기하는 더 날카로운 질문으로 이 권리를 지켜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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