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방심위원장 "가짜뉴스 척결에 모든 역량 동원"

류희림 위원장, 세 번째 야권 위원 해촉 직후 선출… "지상파·보도채널 심의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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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림 신임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가짜뉴스 척결을 위해 우리 위원회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등 지상파채널과 보도채널을 콕 집어 심의를 강화하겠다고도 밝혔다. 여권 측 위원들만의 찬성으로 위원장에 선출된 지 2시간도 안 돼서 나온 위원회 “정상화” 구상이다.

류 위원장은 이날 오후 3시 열린 임시 전체회의에서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지난달 18일 보궐 위원으로 위촉된 지 2주 만이다. 황성욱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17일 정연주 전 위원장이 해촉된 이후 여러 차례 위원장 호선을 위한 임시 전체회의를 소집했으나, 야권 측 위원들의 불참으로 번번이 회의 개회가 무산된 바 있다. 정 전 위원장과 함께 해촉된 이광복 전 부위원장 후임 인사가 나지 않아 여야 구도가 4대4로 동수였기 때문이다.

정연주 전 위원장을 대통령이 해촉한 뒤 위촉된 류희림 위원이 8일 임시 전체회의에서 위원장에 호선되면서 신임 방심위원장에 취임했다. 류 위원장은 이날 바로 간부회의를 통해 취임사를 밝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그러나 야권 측 정민영 위원(변호사)이 MBC 관련 사건을 수임하면서 MBC 심의에 참여해왔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고, 보수단체 고발에 따라 현장조사 등을 실시한 국민권익위원회가 8일 오전 이해충돌 규정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정 위원 해촉 가능성이 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해외 순방 중인 이날 오후 2시20분경(한국 시각) 정 위원 해촉안을 재가했고, 방심위는 바로 30여분 뒤 회의를 열어 류 위원장을 선출했다. 이날 회의에서 야권 위원들은 위원장 호선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류 위원은 대통령 몫으로 위촉될 당시부터 위원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세 명의 야권 위원 해촉 후 위원장 호선까지 ‘일사천리’

류 위원장은 선출 당일인 이날 오후 5시 간부회의를 통해 취임사를 밝혔다. 그는 먼저 “최근 몇 년간 누적돼온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점들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정도의 위기에 봉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명백한 방송심의규정위반 사안인데도 정파적인 판단으로 심의가 지연되거나 솜방망이 제재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기능을 스스로 마비시키고 있다는 비난까지 받아왔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심의업무 전반에 걸쳐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자체 내부감찰 기능을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역점 사업으로 △가짜뉴스 척결 △유튜브 등 온라인 영상콘텐츠에 대한 심의확대 △명예훼손으로부터 국민 보호 △불법유해콘텐츠 신속 차단 △심의지연 해소 등을 밝혔다. 특히 ‘가짜뉴스 척결’ 관련해선 취임사의 거의 절반을 할애해 힘주어 말했다.

류 위원장은 가짜뉴스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적 존재”라고 규정한 뒤 “국내외적으로 가짜뉴스가 한나라의 안보뿐만 아니라 사회혼란을 가중시켜 자유 민주주의 근간은 물론 헌법적 질서의 파괴까지 노린 사례를 무수히 목격해왔다”며 “최근 우리 위원회가 긴급안건으로 상정한 ‘국기문란’급 허위·조작보도가 후자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희대의 대선 정치공작 사건”으로 규정한 뉴스타파의 김만배 인터뷰 보도를 가리킨 것이다.

류 위원장은 “가짜뉴스가 이미 확산되고 난 뒤에는 막을 길이 전혀 없다”며 “이를 위해 자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심각한 가짜뉴스의 경우는 긴급안건으로 신속한 심의가 이뤄져 초기에 차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적 여론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영방송 등 지상파채널, 그리고 뉴스전문채널에 대한 심의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앞으로 공영방송들에 대해서는 방송의 공적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정파적 이해관계를 벗어나 방송심의규정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심의가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속심의 TF팀 만들어 집중심의, ‘심의지연’ 사태 해소”

이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면서 “오는 12월 출범하는 내년 총선 선거방송심위위원회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인선을 서두르겠다”고 했다.

류 위원장은 또 “방송과 통신 사이에서 심의대상에서 제외돼 규제의 사각지대에 숨어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인터넷언론사들의 유튜브 채널 등 온라인 영상콘텐츠에 대한 심의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통합심의법제’ 등 보완입법은 매우 시의적절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방송통신심의의 주무담당기관으로서 저희 위원회가 방송통신위원회와 적극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의 만성 병폐인 ‘심의지연’ 사태를 빠른 시일 안에 해소하겠다”면서 “바로 지금부터 신속심의 TF팀을 만들어 집중심의를 해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연사태를 해소하겠다”고도 말했다.

류 위원장은 KBS를 거쳐 YTN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2008년 YTN에서 벌어진 MB정부 첫 언론인 대량 해직 사태 때 인사위원을 지내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발표한 ‘언론장악 부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YTN플러스 대표 등을 지냈으며, 미디어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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