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일보, 자사 기자들 장기 기획물 책으로… 지역민과 출판기념회

직함없는 지역 주민들이 축사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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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일보가 최근 자사 기자들의 장기 기획물을 모아 책으로 출간하고 지역민들을 초대해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특히 ‘지역민이 주인공이 되는 축제’로서 행사 성격을 유념할 만하다.


인천일보는 지난달 24일 경기본사 두 기자가 각각 내놓은 책 <활주로 끝의 희망>(활주로)과 <천년밥상, 경기米(미)이야기>(경기미) 출간을 기념하는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지방자치단체장, 정치인, 지역 기관장 등 내빈을 포함해 총 450명이 참석했다. 특히 200자 원고지 20매 분량에 달하는 참석자 명단에선 직함 없는 이름이 상당해 통상의 출판기념회와 달랐다. 실제 축사 역시 1명을 빼곤 모두 보통의 지역민이 나서 발언했다. 홍성수 인천일보 경기본사 편집국장은 “내빈이 아니라 일반 주민을 위한 행사로 만들고자 했다. 예상보다 훨씬 많은 주민들이 기꺼이 먼 걸음을 해주셔서 감동적인 자리가 됐다”면서 “언론사들이 돈벌이를 위한 행사를 많이 하는데 우리가 땀 흘린 저널리즘의 결과물로 이런 자리를 만드는 게 언론사에 맞는 방식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기자가 책을 냈다고 언론사가 행사를 여는 일은 드물다. 애초부터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한바탕 축제”로서 의도가 강했다. 축제 근간엔 기자들의 장기 기획이 있었다. 책 ‘활주로’는 김현우 인천일보 경기본사 사회부 기자가 지난 7년 간 수도권 최대 군공항 피해 지역인 수원시와 화성시의 현실, 주민 삶을 천착한 경우다. 50여개 기획기사를 선별했고 일부를 다시 쓴 결과물로 그 대안으로써 경기국제공항에 대한 공론화, 숙의를 요구한다. 책 ‘경기미’는 박혜림 인천일보 경기본사 문화체육부 기자가 올 한 해 다룬 연중 기획에 기반했다. 고급쌀로 주목 받아온 경기미의 역사와 8개 지역 쌀 이야기, 경기미로 지은 밥과 함께 먹은 음식, 일본 탐방을 통한 우리 쌀의 나아갈 길 등을 다뤘다.


보도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곁을 내준 주민들이 행사 ‘메인 게스트’로 초청되며 일반 출판기념회와 다른 의미가 더해졌다. 지난 7월 인천본사가 3년 간 보도한 ‘황해로드’ 기획을 엮어 창간기념식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지만, 경기본사에서 자체 제작물로 책을 낸 일은 처음이었다. 박 기자는 “출판기념회를 하면서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는 거 말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사인을 해줬는데 너무 떨렸다(웃음)”면서 “지역지 인천일보가 경기도에선 이런 기사를 쓴다고 널리 알리고 싶었는데 소기의 결실을 맺어 뿌듯하다. 무엇보다 먼 길을 와준 주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라고 했다. 김 기자는 “지난 4~5월 회사로부터 책 제안을 받고 못하겠다고 하소연을 했는데 토크 콘서트에서 ‘우리 이야기가 담긴 책이 나와 감사하다’는 말을 들으니 감개무량했다”면서 “회식 때 ‘다음 저자는 누구냐’고 하면 손 드는 사람은 없지만 (웃음) 전문성 있게 취재한 사안을 책으로 만들고 주민들과 함께 하는 건 계속 해야겠다는 공감대는 있다. 경기국제공항 문제도 끝까지 챙겨보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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