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사장에 부산일보와 '헤어질 결심' 요구

노조 "8월 중순까지 자진 사퇴해야"…사퇴하지 않으면 퇴진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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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 지부가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에 자진 사퇴 기한을 주기로 했다. 부산일보 지부는 지난 26일 열린 노조 대의원‧운영위원 연석회의에서 8월 중순까지 김진수 사장에 자진 사퇴 기한을 주기로 하고, 이 기간 김 사장이 응하지 않을 시 퇴진 운동을 전개하기로 결정했다. 퇴진 운동엔 직무정지가처분신청 등 법적 투쟁과 기자회견 및 대대적인 집회 등이 논의됐다.

김진성 언론노조 부산일보 지부장은 이날 연석회의 후 올린 글에서 “언론사 사장이 경찰 수사를 통해 도덕적 흠결이 확인됐음에도 ‘경찰의 의견일 뿐’이라고 버티는 것은 부산일보 구성원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만약 김 사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투쟁을 벌여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원들과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사장을 재선임해 회사의 이미지와 명예를 실추시킨 정수장학회에 대해서도 투쟁을 벌이기로 뜻을 모았다”며 “사장의 자진 사퇴 여부를 지켜본 뒤 8월 중하순께 대의원‧운영위 연석회의를 열고 최종적인 투쟁 일정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국언론노조 부산일부지부는 지난 3월10일 정수장학회 앞에서 사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전국언론노조)

앞서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5일 김진수 사장을 업무상 횡령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일보 지부가 부산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지 9개월 만이었다. 부산일보 지부는 김 사장이 지난해 3월 언론사 사장의 지위를 이용해 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의 벤처캐피털 지분 일부를 원가에 양도받았다며 지난해 말 김 사장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또 김 사장이 광고비와 발전기금 일부를 ‘사원확장 선입금’으로 변경해 인센티브를 챙겼다며 업무상 횡령 혐의로도 경찰에 고발했다.

김진수 사장 "경찰 의견일 뿐"…부산일보 노조 "피해자 코스프레 하지 마라"

다만 김진수 사장은 청탁금지법 위반과 횡령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상황이다. 김 사장은 지난 20일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경찰은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김영란법 위반 혐의가 있다는 의견인데, 이는 부정청탁방지라는 김영란법의 취지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결과다. 단순 소개에 의한 개인적 투자일 뿐 청탁 의사도 대가성도 없었다”고 밝혔다. 또 횡령 혐의를 두고서도 “발전기금의 신문보내기 배정과 그에 따른 인센티브 배분은 전임 사장 시절부터 사내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경영상의 조치”라며 “경찰은 언론사의 경영적 판단과 시스템을 하나도 인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 단계서 마무리되지 못하고 검찰까지 넘어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소가 된 것도 아니고 사법적 판단이 끝난 것도 아닌 경찰의 의견일 뿐이다. 부산일보 고유의 편집권과 회사의 경영적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로 인식, 적극적으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일보 지부는 그러나 김진수 사장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산일보 지부는 지난 25일 성명을 내고 “김영란법 위반과 업무상 횡령 등 범죄사실이 입증된 김진수 사장의 행위는 개인 비리”라며 “고수익이 예상되는 사모펀드 투자는 물론이고, 발전기금의 횡령 또한 그렇다. 하지만 사장은 마치 자신이 회사를 위해 일을 하다 범죄에 연루된 것처럼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사장의 법적 대응 방침에 대해서도 “있지도 않는 편집권 침해와 불법적 경영이 드러났는데도 사실을 왜곡해 개인 비리를 회사 차원에서 막아보겠다는 비열한 수법을 쓰고 있다”며 “지금 사장이 해야 할 일은 회사를 방패삼아 자신의 비리를 감출 게 아니라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다. 사장은 회사와 사원들의 미래를 더 이상 위협하지 말고 조용히 떠나라”고 촉구했다.

부산일보 사옥.

부산일보 사측은 그러나 같은 날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몇몇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과 이해관계에 부산일보가 흔들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가 원하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경찰 의견에만 기대어 사장과 회사를 흔들어서 얻는 게 도대체 무엇인가”라며 “사장은 노조 주장처럼 ‘회사를 방패삼아 비리를 감추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 정말 사장이 큰 잘못을 했는지 법적 절차와 판단을 기다려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 열린 부산일보 노조 대의원‧운영위원 연석회의에선 김진수 사장과 사측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김진성 부산일보 지부장은 이날 연석회의 후 올린 글에서 “25일 회사가 올린 글은 공분을 샀다. 특히 회사가 사원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와 참담함을 느꼈다”며 “‘피의자’ 신분으로 전락한 사장은 회사의 각종 사업에 가장 큰 리스크다. 회사를 위한 사장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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