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잡으러 봉하마을 가다 본 까만 연기… "저거 우리 공장 아냐?"

[인터뷰] 공장 인근 화재 신속조치한 김정민 미디어프린팅넷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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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미디어프린팅넷(중앙그룹 계열사로 신문인쇄 전문법인) 시설관리파트장에게 지난 5월29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다. 그 날 휴무였던 김정민 파트장은 “잠자리를 잡으러 가자”는 아들의 성화에 봉하마을로 향하다 길 위에서 까만 연기가 올라오는 것을 목격했다. 연기는 부산 공장 인근에서 피어오르고 있는 듯 보였고, 김 파트장은 직감적으로 공장 부근에 화재가 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날이 일요일인데 우리가 신문을 찍는 공장이라 월요일 자를 찍는 근무자가 있었어요. 혹시나 해서 ‘주변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것 같으니 확인을 해봐라’라고 공장에 전화를 드렸는데 한 2분 정도 있다가 공장 바로 뒤라고 연락이 왔더라고요. 그때부터 상황이 급박해진 거죠.”

중앙그룹 계열사인 미디어프린팅넷 부산공장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김정민 파트장(사진 왼쪽) 등 직원들이 신속한 조치를 취해 부산공장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중앙일보는 추가 화재를 예방한 공로를 인정해 김 파트장 등에게 사장장을 수여했다. /중앙일보 제공


김 파트장은 재빨리 차를 공장으로 돌렸지만 다급한 마음과 달리 도로는 꽉 막혀 있었다. 차로 5분이면 갈 거리인데도 시간이 지체되자 그는 전화로 공장장과 소방안전 관리자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직원들에게도 소방호스를 깔아두라고 지시했다. 서둘러 도착한 현장은 위기일발이었다. 불길은 거셌고, 불이 난 곳과 맞닿은 외벽은 이미 유리가 깨지고 틈이 벌어져 있었다. “일단 저희 쪽에 불이 옮겨 붙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직원 분들이 불쪽으로 물을 뿌리시던데, 일단 건물에 물이 흥건하게 있으면 불씨가 날아오더라도 옮겨 붙지는 않을 것 같아서 건물 쪽으로 뿌려달라고 했죠.”


오후 2시 반부터 시작한 진화 작업은 밤 10시쯤에야 끝이 났다. 불이 옮겨 붙은 타사 창고들은 전소했지만 부산 공장은 직원 10여명의 노력 덕분에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김 파트장과 직원 3명은 이날 선제적이고 신속한 조치로 추가 화재를 예방한 공을 인정받아 지난달 말 사장상과 상금을 받았다. “그날 화재 진압 와중에 저희 직원들이 오후 5시부터 인쇄를 시작했거든요. 내부에서 되게 불안했을 건데 다행히 잘 마쳐서 상금으로 회식을 한 번 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들한테도 좀 투자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매주 등산을 가는데 그 주엔 하필 토요일에 가서 일요일은 아들 덕분에 나가게 됐거든요. 그래서 우리 아들 지금 자신감 뿜뿜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말, 김 파트장은 놀러 가는 큰 딸을 태워다주는 길에 또 한 번 공장 근처에서 연기를 목격했다. 다행히 이번 화재는 부산 공장과는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일단 회사에 보고만 했는데 한 번 화재 진압을 하고 나니 더 걱정이 되는 거죠. 상까지 받았는데 문제가 있으면 안 되잖아요. 책임감도 더 무거워진 것 같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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