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목 또는 일부 내용 게재, 저작권 위반일까 아닐까

디지털 시대, 뉴스 저작권 침해 사례 다양해져… 현실 못 따라가는 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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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들에 익명의 공지 글이 돌았다. 아침마다 공유했던 지면 스크랩을 내일부터는 올릴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현재 언론사 측에서 이미지 공유 관련해 법무법인을 고용, 단속 및 이용료 청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했다’며 ‘사진 공유하는 분들은 각별히 유의하고, 블로그를 통한 링크 공유만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카톡으로 ‘신문 모아보기’ 사진 전송 (X)

그동안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오픈채팅방에선 ‘주요 경제뉴스 스크랩’ ‘아침신문 1면 모아보기’ ‘시사/경제’ 등의 이름으로 주요 신문사의 지면 이미지 30여장이 아침마다 공유됐다. 재테크 관련 유명 인플루언서나 익명의 편집자가 임의로 선별한 기사들이었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기사를 캡처하고 이를 파일로 묶어 보내는 건 엄연히 언론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복제권과 공중송신권 모두 저작자인 언론사에 있어서다. 다만 뉴스에 저작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단속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공공연하게 SNS 등을 통해 지면 스크랩이 공유돼왔다.


오픈채팅방뿐만 아니다. 콘텐츠 생태계가 다변화하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뉴스 이용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뉴스 저작권 침해 범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단순히 포털이나 블로그, 카페를 넘어서 인스타그램 같은 SNS 및 유튜브 등 OTT에서도 뉴스 저작권을 침해하는 콘텐츠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9~10월 실시한 ‘콘텐츠크리에이터 뉴스 이용실태 모니터링 분석’ 조사에 따르면 임의로 추출한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채널의 31.6%가 뉴스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었는데, 대부분 뉴스 헤드라인이나 본문, 사진 등을 스크랩해 보여주는 식으로 저작권을 위반하고 있었다.

웹에 뉴스 제목 또는 일부 내용 게재 (△)

다만 기술, 또는 비용의 한계로 개별 언론사들은 저작권법 위반을 단속하지 못하고 있었다. 앞선 오픈채팅방 지면 스크랩의 경우에도 본보가 주요 언론사들을 대상으로 단속 여부를 물어본 결과, 모두 관련 내용을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언론재단 뉴스저작권팀에서 이달 중순 오픈채팅방을 통해 신문 스크랩을 유료로 판매한 운영자를 경찰에 고소했는데, 이 내용이 와전됐을 가능성이 높다. 뉴스저작권팀은 지난 15일 오픈채팅방을 통해 전국종합신문 11곳의 기사를 월 9만원에 판매한 운영자를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한 바 있다. 뉴스저작권팀 관계자는 “외부 신고에 의해 저작권 침해 사실을 확인했다”며 “무단전재를 통해 영리를 추구한다는 점을 고려, 내부 논의 결과 형사적 절차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단속을 한다 해도 뉴스 저작권과 관련한 정책과 법규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제대로 처벌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현행 저작권법이 모호할뿐더러 디지털 생태계에서의 저작권 침해를 다루기엔 법안이 너무 낡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튜브 같은 해외 인터넷사업자들의 경우 국내법이 아닌 미국법의 판례를 적용받고 있어, 저작권 침해를 판단하는 준거 자체가 다른 상황이다. 뉴스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유튜브에 콘텐츠 삭제를 요청했다가 유튜브가 ‘공정 사용’을 이유로 이를 거부한 사례도 적지 않다. 공정 사용이란 특정 상황에서 저작권 소유자의 허가 없이 저작권 보호 자료를 재사용할 수 있는 미국 법규로, 유튜브는 홈페이지에 ‘논평, 비평, 연구, 교육 또는 뉴스 보도에 활용할 경우 공정 사용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뉴스 콘텐츠 구입에 대한 국내 인식이 매우 저조해, 유료 이용이 활성화될지도 미지수다. 뉴스 저작권 신탁관리단체인 언론재단이 지난해 1월 저작권 플랫폼인 ‘뉴스토어’를 개발해 국내 87개 언론사의 뉴스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뉴스토어의 존재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다수다. 게다가 뉴스에 비용을 지불하는 데 대한 이용자들의 심리적 저항 역시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뉴스저작권팀 또 다른 관계자는 “언론사들이 기사 가격을 건당 몇 십만원 정도로 생각하는 데 반해 이용자들은 적정 가격을 5000원 이하로 보는 등 양측의 괴리가 너무 크다”며 “원 저작권자의 입장을 대변해야 하는 저희로선 마냥 가격을 낮출 수 없고, 그렇다고 높게만 팔수도 없어 고민인 상황이다. 접점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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