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이코노미스트… 다음 매각 차례는?

[중앙일보S,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
기자들 "중앙S 내 다른 매체들까지 장기적으로 정리할거란 시각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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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S가 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를 KG그룹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일간스포츠와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해 사업과 서비스 등 네 개 부문을 물적 분할해 KG그룹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중앙일보는 해당 부문에서 일했던 80여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적 동의서를 받고, 이달 말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중앙일보S는 지난달 26일 KG그룹과의 본 계약 체결 전 구성원들을 상대로 매각 방식 등을 알리는 자리를 가졌다. 중앙일보 경영지원실장인 권순국 상무가 나와 물적 분할과 전적 동의 내용 등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설명에 따르면 매각 방식은 중앙일보S에서 이코노미스트와 일간스포츠, 사업, 서비스 등 크게 4개 부문을 물적 분할하고, 소속 기자 및 직원들의 전적 동의서를 받아 새로운 법인으로 옮긴 후 이 법인을 KG그룹에 파는 형태다.

중앙일보S가 지난달 26일 일간스포츠, 이코노미스트를 KG그룹에 매각하는 본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과 서비스까지 네 개 부문을 물적 분할해 KG그룹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중앙 내부에선 이번 매각 이후 그룹 내 다른 매체에까지 경영 효율화를 시도할 거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그룹 홈페이지 캡처


중앙일보S는 이를 위해 전적에 동의하는 직원들에 격려금을 지급하고, 고용과 근로조건을 보장하는 내용을 본 계약에 명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격려금은 1000만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중앙일보S 소속 한 기자는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매각에 대한 울분이나 배신감이 높았는데, 최대한 이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위로금 하방을 높였던 걸로 알고 있다”며 “고용과 근로조건을 5년 보장하는 내용도 본 계약 항목에 포함된 걸로 들었다. 최종 판단은 각자가 알아서 할 일이지만, 노조에 한해선 70% 이상이 전적에 동의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일정이 마무리되면 중앙일보S는 지난 3월부터 시도했던 매각 논의에 종지부를 찍게 된다. 중앙일보S는 그동안 급작스런 매각 소식에 따른 구성원들의 반발과 BHC의 일방적인 인수 포기 등으로 관련 논의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이번 매각대금이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는 중앙일보S에 숨통을 틔워줄지도 주목된다. 지난달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올라온 중앙일보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중앙일보S는 지난해 말 기준 전액 자본잠식 상태이며, 지속적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자체적인 재무역량으로 정상적인 차입금 상환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앙일보S가 1년 내 상환할 차입금은 200억원이다. 중앙일보 한 기자는 “이코노미스트나 일간스포츠를 걷어내고 나면 중앙일보S 소속 인원이 확 줄어든다”면서 “고정광고를 생각하면 앞으로 적자가 크게 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론 중앙일보S 내 다른 매체까지 순차적으로 정리할 거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경영 효율화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그동안 본지를 비롯해 여러 사업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경영 효율화를 꾀했다. 2018년엔 중앙일보 계열사인 JTBC PLUS가 8개 잡지 중 여성중앙, 인스타일, 쎄씨, 헤렌 등 4개 잡지를 무기한 정간했다. 2019년엔 홍정도 중앙일보 부회장이 본지를 중앙일보M과 중앙일보A로 나눈 후 장기적으로 법인을 분할하겠다고 공표한 적도 있다. 당시 구성원들은 중앙일보를 우량부문과 비우량부문으로 나눠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며,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다른 중앙일보 기자는 “중앙일보 편집국에 시도하려 했던 경영 효율화는 최근 동력을 많이 상실했다”며 “다만 완전히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본지와는 거리가 있겠지만, 핵심부서와 계열사에만 집중하고자 하는 기조는 여전하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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