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독자가 선호하는 디지털 기사를 분석했더니…

한겨레 노조, '온라인 기사 PV·열독률 분석 보고서' 발표
오전 5시 배포·2200자 이상 기사 PV와 열독률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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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가 디지털 전환의 일환으로 후원제와 ‘신문제작과 디지털 분리’ 조직개편을 시행한지 1년이 지났다. 3월12일과 30일, 한겨레 노조는 ‘한겨레 기사 페이지뷰(PV)와 열독률(DRI)’, ‘10대 일간지 PV, DRI 상위기사’ 등을 분석해 온라인뉴스에 대한 독자 반응을 살핀 3개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최근 수년 새 편집국이 디지털 강화를 위해 실시한 조직개편이 유효했는지 점검해보고, 디지털에서 주요 목표지표로 삼고 있는 PV를 보완할만한 지표가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한겨레 노조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한겨레의 경우) 온·오프라인 모두 심층기사를 썼을 때 PV와 열독률 특성이 높게 나타난다”며 “탈포털 시대에 성과지표를 PV와 열독률로 이원화해 영역별 강점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전략이 한겨레의 ‘디지털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에선 포털사이트 다음이 제공하는 기사 열독률(DRI·Deep Reading Index)이 주요 분석 정보로 활용됐다. 다음이 집계한 열독률은 글·이미지·동영상 등 뉴스 분량에 따른 ‘예상 페이지 지속 시간’ 대비 ‘실제 페이지 지속 시간’의 비율이다. 보고서는 열독률에 대해 “뉴스만족도와 관계있으며 향후 탈포털·뉴스 유료화 추세에 언론사의 생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겨레 노조는 미디어전략실의 도움을 받아 2017년 5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출고된 다음 뉴스페이지의 한겨레 기사 5만7716개의 PV·열독률 정보 등과 네이버 뉴스페이지의 한겨레 기사, 한겨레 지면 정보 등을 수집했다.

‘한겨레 전체기사 PV, DRI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긴 호흡의 심층 기사가 PV와 열독률이 높게 나타났다. 지면에 실린 기사와 지면에 실리지 않은 온라인용 기사의 PV와 열독률을 비교한 결과, 지면 기사의 평균 PV(4만116회)는 비지면 기사의 평균 PV(3만7237회)보다 높았다. 기사의 평균 열독률 역시 지면이 비지면보다 높았다. PV만을 추구하는 저품질 기사를 쓰지 않고, 실시간 속보 대응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한겨레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따라왔다.

PV와 열독률 값이 각각 상위 10%에 해당하는 기사를 분석한 결과 길이별로 살펴보면 대체로 2200자 이상에서 선호율이 높게 나타났다. 시간대로는 오전 5시에 예약 배포된 기사에서 PV와 열독률이 높게 나왔다. 섹션별로는 사회, 젠더, 환경, 과학, 애니멀피플 등은 상대적으로 PV가 우세했고, 열독률에선 사설·칼럼, 전국, 경제, 국제, 스포츠 등이 높았다.

보고서는 “편집국 조직개편 때마다 신속성과 심층성 강화를 함께 강조했지만 두 가지 가치는 양립하기 쉽지 않다”며 “제한된 인력과 자원에서 둘을 모두 좇다 보면 결국 신속성이 앞서고 심층성은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소수 인원의 속보 대응팀을 만들고 다수는 심층기사를 쓰는 등 전략적으로 부서나 팀을 분리하는 방법, 2018년처럼 온라인용 심층기사를 만드는 전담부서를 부활시키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 노조가 발표한 '포털 다음 10대 일간지 PV, DRI 상위기사 분석보고서' 내용 중 갈무리.

10대 일간지의 온라인 기사 페이지뷰(PV)와 열독률 분석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겨레 노조가 2020년 1월1일부터 2021년 12월31일까지 다음 뉴스서비스 내 10개 종합일간지 기사 전체와 다음 랭킹뉴스 중 ‘많이 본 뉴스’(인기기사), ‘열독률 높은 뉴스’(열독기사) 목록을 수집한 결과 10개 신문사 평균 오전 4시~7시에 배포한 기사, 2400~3999자 사이의 긴 기사, 사진 3개 이상인 기사에서 인기기사·열독기사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10대 종합일간지 중 인기기사와 열독기사 점유율이 가장 높은 곳은 중앙일보로, 각각 29.4%, 22.3%로 나타났다. 전체 기사 점유율에선 3위(12.3%)였다. 한겨레는 전체 기사 점유율에선 9위(6,4%), 인기기사 점유율 5위(4.6%), 열독기사 점유율 9위(3.9%)였다.

10대 종합일간지의 기사 길이별 인기·열독기사 분포를 분석했을 때, 인기기사와 열독기사는 1200∼1399자(원고지 6매)에서 가장 많았다. 열독기사에서 이 비율은 4000자를 넘으면서 낮아졌고, 5000자를 넘으면 극히 낮아졌다. 보고서는 “열독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면 기사 길이를 4000자 이하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30일 한겨레 노보

한겨레 노조는 결과에 대해 “(분석) 기간 동안 10대 종합일간지가 생산한 기사의 전체 수는 소폭 하락, 인기기사(PV) 수는 증가, 열독기사 수는 증가 추세를 보였다. 반면 한겨레는 전체생산 기사와 PV 기준 인기기사가 소폭 증가한 반면, 열독기사 수는 하락 추세를 보였다”며 “최근 수년간 ‘좋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확고한 지향점을 먼저 설정하지 못한 채 디지털 전환을 시도한 결과, 온라인 신속 대응을 애매하게 강화하는 편집국 역량 투입의 변화가 일어났고, 그 결과 한겨레의 특장점인 심층성이 약화됐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 내용이 정리된 지난달 30일 한겨레노보에선 한겨레 기사를 100개 이상 쓴 사람 중 PV와 열독률 모두 높았던 기자들 8명의 의견도 담겨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배경·맥락을 담은 기사 PV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노보에서 황춘화 사회정책팀장은 “맥락을 짚는 기사가 실제 독자에게 많이 읽혔다. ‘3000억짜리 사랑의교회 바벨탑은 무너지는 걸까요’처럼 ‘더 친절한 기자들’, ‘뉴스AS’ 기사들이 그런 사례”라며 “문체가 지면 작법이 아니라, 구어에 가까워 독자들이 뉴스를 더 쉽게 받아들인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기성 전국부 기자는 “기사 중 PV와 열독률이 많은 것은 주로 세월호, 이춘재 등 강력 사건과 화재참사 등인 것으로 읽힌다”며 “똑같은 사안이지만 '내가 독자라면 무엇이 궁금할까'라는 생각을 갖고 썼던 기사들이 상위권에 올라와 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발표된 내용을 쓰기보다 분석이나 타사에서 바라보지 않았던 시각을 갖고 접근했을 때 많이 읽힌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같은 제 생각과 기사 편집자의 생각이 일치돼 헤드라인으로 걸리면 그만큼 PV가 올라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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