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만 50번... 차곡차곡 모은 헌혈증 기자협회에 기부

[인터뷰] 정광재 MBN 디지털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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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정광재<사진> MBN 디지털뉴스부장은 대한적십자에서 수여하는 헌혈 금장을 받았다. 이날 헌혈에 50번째 참여했기 때문이다. 학생 때와 군 복무 시절 5번의 헌혈 이후 본격적으로 헌혈에 동참한지 2년여 만에 45회를 채웠다. 이렇게 헌혈로 차곡차곡 모은 헌혈증 45장 모두를 한국기자협회에 기증했다.


의료기관에 이 헌혈증을 제출하면 본인부담금을 공제받아 무상으로 수혈을 받을 수 있다. 정 부장은 “헌혈증서가 한 장, 두 장 모일 때부터 이걸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왕이면 같은 업에 종사하고 있는 기자와 언론인 가족들에게 돌아갔으면 했다.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사고를 겪는다거나 위험에 노출될 때가 있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광재 MBN 디지털뉴스부장은 지난 5일 헌혈 50회를 채우며 대한적십자에서 수여하는 헌혈 금장을 받았다. 사진은 정 부장이 지난 5일 헌혈을 하고 있는 모습.


코로나19 확산으로 혼란스럽던 지난 2020년 2월, 감염 우려 등으로 시민들의 헌혈 참여가 급감해 혈액 비축량이 불과 3~4일치 수준이라는 뉴스가 나왔다. 당시 뉴스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해당 보도를 전했던 정 부장은 ‘나도 해봐야 겠다’는 생각에 헌혈의 집을 찾았다. 청년 시절이 마지막이었던 헌혈을 다시 해보니 기억보다 훨씬 간단하고 고통도 거의 없었다. 헌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깨진 순간이었다. 그렇게 헌혈 주기인 2주에 한번(성분헌혈 기준)씩 틈틈이 점심과 주말 시간을 쪼개 헌혈에 나서다 어느덧 50회를 채우게 됐다.


헌혈을 할 때면 정 부장은 주로 회사 가까이 있는 서울역과 광화문에 있는 헌혈의 집을 찾는다. 2주에 한 번, 길어봤자 1시간 반 정도의 헌혈이 끝나면 항상 뿌듯함과 함께 감사함을 느낀다. “‘이렇게 쉬운데 왜 그동안 안했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건강할 때 다른 사람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줄 수 있다는 게 사실 그렇게 많지 않잖아요. 간부가 되고 나서는 하루하루 일상이 다 똑같고요. 헌혈을 하면 그 날 하루가 굉장히 보람 있고, 내 역할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꾸준한 건강관리로 헌혈 제한 나이인 69세까지 헌혈 100회를 반드시 채운다는 게 그의 목표다. 아직 헌혈 조건이 되지 못하는 아들과 함께 헌혈을 하고 싶다는 소소한 바람도 있다. 그는 자신의 일이 단순히 자랑보다는 건강한 사람들이 헌혈에 더 많이 동참해 달라는 뜻으로 전달됐으면 한다는 말을 여러 번 반복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헌혈 전도사 역할을 하는 그는 헌혈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당부를 전했다.


“마음먹기 따라 너무나 쉬운 일이에요. 건강한 사람이라면 꼭 한번 동참해 줬으면 좋겠어요. 피는 대체 불가능하고,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 없잖아요. 헌혈은 공동체에 대한 나만의 기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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