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보도들 덕분에 좀 더 투명한 사회 될 수 있었을 것"

[제53회 한국기자상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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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53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이번 시상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수상자와 가족 등 인원을 제한해 개최됐다.

이번 한국기자상 심사엔 총 105건의 후보작이 올라 이 가운데 2021년을 대표하는 수상작 6편이 선정됐다.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아쉽게도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은 없지만 출품작 대부분은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한 우수한 작품들”이라며 “엄혹한 언론 현실 가운데서도 투철한 기자정신과 사명감으로 언론의 본령을 잊지 않고 땀과 열정으로 언론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우리 사회를 비추는 등불이 되어주신 수상자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한국기자상은 여러분들의 노력에 대한 작은 보답이자 또 격려”라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53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박지은 기자협회보 기자

대상 수상작 없었지만…취재보도‧기획보도부문에서 두 편씩 선정

올해는 대상은 없었지만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며 보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작품들이 한국기자상 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취재보도부문에선 MBC의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과 CBS의 <곽상도 의원 아들에 50억 등 ‘화천대유 자금 추적기’>가 선정됐다. 심사위원회는 MBC 보도에 대해 “밝히기 어려운 군의 조직적인 은폐를 낱낱이 파헤쳐 이후 잇따른 군 내부 성폭력 보도의 선도적 역할을 했다”며 “인권 차원에서 자극적인 영상을 배제하는 취재윤리가 돋보였다”고 호평했다.

CBS 보도에 대해서도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와 현직 국회의원이 연루됐다는 사실을 보도해 이 문제를 최초로 공론장에 진입시켰고, 보도 내용들이 곽 의원 구속 등 사실로 밝혀졌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며 “취재과정에서도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 등을 꼼꼼히 추적해 증거기반의 보도를 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제보도부문에선 뉴스토마토의 <국세청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50년 만에 ‘폐지’까지 이끌어내> 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는 “세정협의회가 전직 세무서장 등 전관의 재취업이나 사후뇌물 창구로 이용되었다는 것과 세정협의회 관련 국회 증인출석을 저지하기 위해 국세청이 조직적 행동을 벌였다는 것을 기사화해 제도 자체를 50년 만에 폐지하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언론사도 개별기업으로서 다루기 어려운 보도를 했다는 점과 함께 그동안 관련 보도가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언론의 자기반성을 하게 만드는 보도였다”고 평가했다.

기획보도부문에선 YTN의 <탐사보고서 「기록」 3D프린터와 암> 보도와 JTBC의 <5‧18 북한특수군 김명국> 보도가 나란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는 YTN 보도에 대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하나인 3D프린터와 암의 연관성을 3D프린터 업무를 하다 희귀암에 걸린 교사 사례를 놓고 실험, 관련 논문 검색, 해외 인터뷰, 정부 매뉴얼 변화 과정 등에 대한 증거기반의 과학적인 취재를 통해 상당부분 입증해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아직은 제한적인 소수 사례에 관한 가설 입증 차원의 보도이긴 하지만 산업체와 학교 등에서 3D프린터 보급의 확산세를 감안할 때 파급력 있는 보도였다”고 호평했다.

JTBC 보도에 대해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악용하고 오랫동안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5‧18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5‧18 북한군으로 인용됐던 김명국을 추적해 스스로를 탈북민 정명운이라는 사실을 밝히고, 광주침투설은 지어낸 이야기였으며, 5‧18 땐 광주가 아닌 평양에 있었다고 자백을 받아냈다”며 “관련 논란을 완전 종식시키는 중요한 보도였다”고 밝혔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53회 한국기자상’ 시상식이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사진: 박지은 기자협회보 기자)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선 강원일보의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보도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는 “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은 전후부터 1980년대까지 동‧서해안에서 조업 중인 어민들이 북한의 경비정에 납북돼 고초를 겪고 돌아왔으나 공권력에 의해 고문‧폭력에 시달리며 간첩으로 조작된 일로 전국의 피해자는 3600여명, 강원도 동해안의 경우 1500명에 달하지만 재심 등을 통해 명예를 회복한 경우는 46명에 불과하다”며 “그동안 납북귀환어부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는 있었으나, 대상자 및 가족들을 직접 만나고 총괄적인 데이터까지 조사, 보도함으로써 이 문제를 새로운 의제로 부각시켰다”고 평가했다.

"2022년엔 더 좋은 기사로 한국기자상에서 만날 수 있길"

연합뉴스 선양특파원으로 재직 당시 순직한 故 조계창 기자를 기리기 위해 2010년 한국기자협회와 연합뉴스가 공동으로 제정해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조계창 국제보도상’ 수상작에는 연합뉴스의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보도가 뽑혀 이날 함께 시상식을 진행했다. 심사위는 “일본 정부가 2015년 하시마(일명 ‘군함도’)에 이어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 노역 현장인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 후보로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본 특파원이 추적 끝에 선도적으로 보도했다”며 “한-일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이슈로 부각시킨 공적이 있다”고 호평했다.

최영재 심사위원장(한림대 교수)은 “2년째 계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감염병과 백신, 방역정책과 관련한 과학 보도 부문의 수상작뿐만 아니라 후보작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보도의 전문성 측면에서 한국 언론의 과제를 생각나게 한다”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기자 근성과 역량을 발휘한 좋은 보도들 덕분에 한국 사회가 좀 더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2022년 임인년에도 더 좋은 기사로 한국기자상에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한국 기자 파이팅!”이라고 격려했다.

한편 한국기자상은 1967년 뛰어난 보도활동과 민주언론 창달에 뚜렷한 공적이 있는 기자를 격려하기 위해 제정됐다. 중견 언론인, 언론학자, 변호사 등 각계 1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가 엄격하고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며, 전통과 권위 등 여려 면에서 명실상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상으로 평가받는다.

이하 제53회 한국기자상(2021년) 수상작.

◇취재보도부문
△MBC 신재웅 기자 <공군 성폭력 사망 은폐 사건>
△CBS 홍영선‧윤준호‧김구연‧김태헌‧서민선 기자 <곽상도 의원 아들에 50억 등 ‘화천대유 자금 추적기’>

◇경제보도부문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세청 ‘세정협의회’ 비리 추적…50년 만에 ‘폐지’까지 이끌어내>

◇기획보도부문
△YTN 기획탐사팀 <탐사보고서 「기록」 3D프린터와 암>
△JTBC 봉지욱‧라정주‧송우영‧채승기‧김동훈 기자 <5‧18 북한특수군 김명국>

◇지역 기획보도부문
△강원일보 최기영‧이현정‧김수빈 기자 <감춰진 진실-납북귀환어부 간첩조작사건>

※제12회 조계창 국제보도상
△연합뉴스 김호준‧이세원 기자 <‘조선인 강제노역’ 사도광산 세계유산 일본 후보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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