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서도 선거운동 가능" 공직선거법 개정에 지상파 '펄쩍'

방송협회 "여론독과점 심화 법안…거대 미디어 기업에 국가 운명 좌우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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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가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선거운동을 가능토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하자 지상파방송사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지상파방송사 단체인 한국방송협회는 7일 성명을 내고 “국회는 종편에 의한 여론독과점을 심화시키는 공직선거법 개정을 즉시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국회 정개특위는 지난 5일 회의를 열고 이번 대선부터 종편에서도 후보자 대담·토론회는 물론 방송광고나 방송연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현행법상 지상파방송사와 보도전문채널에만 허용됐던 후보자 선거운동을 종편까지 확대한 것이다.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이영 국민의힘 의원은 제안 이유로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뉴스 보도를 포함한 모든 분야의 방송프로그램을 편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상파채널과 큰 차이가 없으며, 시청률 역시 종합편성채널 도입 당시에 비하여 크게 상승하였다는 점에서 현행법상 금지되고 있는 광고·연설·토론회 등의 방송과 중계를 허용하여 유권자의 알 권리를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방송협회 표지석 (방송협회 제공)

그러나 방송협회는 이를 두고 “신문과 방송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여론집중도 독과점을 심화시키고 있는 종합편성채널에 더욱 무소불위한 영향력을 선물”하려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면 “향후 민주주의의 핵심이 되는 선거를 앞두고 종편을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심각해지고 있는 의견 양극화를 더 부추기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방송협회는 그 근거로 “문체부가 3년마다 발표하는 여론집중도 조사에 따르면 종편은 매체별 뉴스이용점유율에서 이미 2015년부터 지상파에 앞서기 시작했고, 점점 그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란 점 등을 들었다. 그러면서 “거대 미디어 기업의 의도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좌지우지될 수 있는 위태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협회는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김경진 의원이 유사 법안을 발의한 바 있었으나,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사과정에서 종편이 보편적 서비스가 아닌 유료방송 채널이라는 점과 지속적인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논란 등을 고려해 해당 내용이 삭제된 바 있다”며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진 당시와 현 시점이 달라진 것이라면 여론을 좌우할 종편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된 것밖에 없다. 오히려 당시의 결정이 더욱 냉철하게 적용되는 것이 응당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개특위 전문위원 “선거운동 자유, 유권자 알권리 증진 기대”

그러나 해당 법안을 검토한 국회 전문의원의 의견은 달랐다. 정개특위 장지원 전문위원은 검토보고서에서 “후보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다양한 채널에서 선거운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여 선거운동의 자유를 증진하고, 선거인의 입장에서는 손쉽게 선거정보를 습득할 수 있게 하여 알권리 증진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또한 “TV보유가구 기준 유료방송 가입 가구비율은 92.2%로 나타나 TV보유가구의 대다수가 종합편성방송사업채널을 시청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기에 시청자의 접근성 측면에서도 지상파방송사업채널과 종합편성방송사업채널이 큰 격차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개정안은 이러한 점과 보도전문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도 방송광고·연설 등을 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여 종합편성 방송채널사용사업자도 선거운동용 방송시설에 추가하려는 취지”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종편이 방송광고·연설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치관계법 개정의견을 지난해 5월 국회에 제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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