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 기자 향한 악성 이메일·댓글 대응 시스템 구축

이메일 추적·댓글 여닫기 등 도입
온라인 기사에 경고 문구도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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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연합뉴스

경향신문이 기자들을 향한 악성 이메일·댓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경향신문은 지난달 29일 사내에 ‘악성 e메일·댓글 참지 마세요’라는 공지글을 올리고 악성 이메일 신고, 댓글창 여닫기 기능 도입 등 3가지 제도를 소개했다.


최근 한두 해 사이 악성 이메일·댓글에 고통을 호소하는 기자들이 늘어났다. 기사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나 반론이 아니라 심한 욕설, 신상 털이, 성희롱적 표현이 기자들을 공격했다. 그때마다 회사 차원에서 대응하기보다 기자 스스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향신문은 새로 운영하는 시스템을 통해 기자가 악성 이메일을 받으면 대표 신고계정으로 전달하고, 이후 회사가 발신자에게 1차 경고메일을 발송하도록 했다. 반복되거나 수위가 심각한 경우 행정디렉터와 편집국장의 검토를 거쳐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했다.


네이버 댓글창 끄기 기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기자와 데스크가 협의해 요청하면 기사마다 네이버 댓글창을 닫을 수 있다. 경향신문은 “성범죄, 젠더 관련 기사뿐 아니라 댓글창이 2차 가해의 현장이 되거나 기자 개인에 대한 인신공격성 댓글이 있는 경우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며 “경향닷컴 댓글은 모니터링 업체가 감독 중이다. 특정 댓글 삭제가 가능하고 악성 댓글 게시자에 대한 추적도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온라인 기사에 경고 문구도 첨부하도록 했다. 기사입력기에서 손쉽게 ‘악성댓글은 삭제·신고조치 될 수 있고, 기자 개인에게 인신공격성 e메일을 보낼 경우 발신자를 추적해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을 마련한 장은교 경향신문 소통·젠더데스크는 “기자들이 받는 악성 이메일의 수위가 심각하다. 기자도 노동자인데 자기 노동권이나 인권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걸 면구스러워 한다”며 “더 이상 기자 혼자 참거나 포기하지 않도록 회사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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