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신년사 화두 '콘텐츠' '유료화' '탈 포털'

국내 언론사 22곳 신년사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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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함께 하는 세 번째 해가 밝았다. 올해도 많은 언론사가 시무식을 생략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차별화된 콘텐츠’와 ‘유료화’, ‘탈 포털’을 주문하며 전례 없는 변화와 혁신을 강조한 신년사에선 비장함마저 느껴졌다.


기자협회보는 종합일간지 9개사, 경제지 7개사, 방송·통신 6개사 등 22개 언론사의 신년사를 분석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콘텐츠(콘텐트 포함)가 128회로 가장 많이 언급됐고, 디지털이 81회로 역시 그 뒤를 이었다. 차별화된 콘텐츠, 믿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건 언론(74회)을 넘어 모든 미디어(74회)의 핵심 사명이다.

일간지·경제지·방송·통신사 등 22개 언론사의 2022년 신년사에서 많이 언급된 단어 60여개를 워드클라우드로 나타냈다.


조민제 국민일보 회장은 “국민일보는 차별화되고 특화된 국민일보 브랜드와 콘텐츠 위에 전문성을 얹어 경쟁력이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뉴스공장이 되어야 한다. 더이상 신문사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도 “우리는 최강의 콘텐츠, 최강의 플랫폼으로 초격차를 확보해야 한다”면서 “초격차를 확보해서 한국 최고의 경제매체가 아니라 한국 최고의 미디어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정도 중앙일보·JTBC 부회장은 새해를 “디지털 콘텐트 유료화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홍 부회장은 “이를 위해 차별화된 킬러 콘텐트를 제작해 뉴스 경쟁력을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해주기 바란다”며 “기존의 출입처 중심의 취재에서 벗어나 이슈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깊이 있는 콘텐트를 생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영성 한국일보 사장도 “독보적 콘텐츠”를 강조했다.

콘텐츠 128회, 디지털 81회 언급... 포털 시대 이후 대비 주문도

‘탈 포털’, ‘포스트 포털’도 중요한 화두였다.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은 포스트 포털 시대를 대비해 디지털 전환 전략을 짤 것을 주문했다. 성 사장은 “한국의 포털 의존 뉴스 유통 구조는 올해 변화의 분기점을 맞을 것”이라며 “연합뉴스 스스로 수용자를 획득하는 디지털 전략과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재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창협 헤럴드 대표이사도 “콘텐츠 분야에서는 ‘포스트 포털’ 시대를 대비하고자 한다”면서 플랫폼 다변화에 집중해 “동영상, SNS는 물론 로그인 독자 확보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종환 서울경제신문 부회장 또한 “포털의 울타리가 해체돼 가는 지금, 새로운 뉴스유통 플랫폼들을 찾아내고 거기서 독자를 매료시키고 구독으로 연결하는 작업은 2022년 우리가 떠안게 될 새로운 과제”라고 했다. 김상철 이투데이 대표이사도 “포털과 상관없이 뉴스 콘텐트를 유통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언론사가 올해 구독 서비스 전환, 멤버십 강화 등을 예고하고 나선 건 이런 배경에서다.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은 “매경멤버십을 구축하고 온라인 뉴스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역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궁극적으로 콘텐츠 유료화를 목표로 독자의 뉴스 소비 유형과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한겨레는 그 답을 신뢰에서 찾고 있다. 김현대 한겨레신문 사장은 “눈앞에 닥친 탈 포털 시대의 대비책도, 국민주 언론에서 후원·구독 언론으로 진화하는 방책도, 한겨레 신뢰 저널리즘을 구축하는 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 방상훈 사장 목소리 모사한 ‘AI 음성’으로 신년사 공유

이를 위한 과감한 투자도 예고했다. 김현대 사장은 “올 한해, 신사업과 디지털 시스템 개발을 중심으로 50억원 이상 투자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올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2022년을 미디어 영역의 한계를 과감하게 깨고 첨단 IT 기반의 ‘메타 미디어’ ‘테크 미디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며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총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방 사장의 신년사는 인공지능(AI)이 방 사장의 목소리를 모사한 음성 파일 형태로 전 사원들에게 공유됐다.


올해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정론직필에 대한 엄중한 당부도 이어졌다. 홍정도 부회장은 “여론을 선도하되 치우치지 않고, 영향력을 높이되 흥분하지 않는 격조 있고 안정감 있는 보도”를 당부했고, 성기홍 사장은 “공영언론으로서 불편부당하며 공정하고 객관적인 보도는 대선보도에 임하는 우리의 흔들림없는 원칙”이라고 밝혔다. 김의철 KBS 사장은 “제대로 된 보도와 제작으로 KBS의 신뢰성, 공공성, 독립성을 대내외에 인정받을 기회”라고 강조했다. MBN은 메타버스 대선 토론회를 준비 중이라며 “방송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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