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 인사청문회 등장한 '내로남불' 논란

김의철 사장 후보자 22일 인사청문
야당, 위장전입 등 도덕성 문제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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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 때마다 단골 키워드였던 ‘내로남불’이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도 등장했다. 2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진행한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30여년 전 위장전입을 한 사실 등을 들어 높은 도덕성을 요구받는 자리인 KBS 사장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의철 후보자는 1993년 육아 문제로 서울에서 인천으로 이사하면서 서울 아파트 청약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누나 집으로 2년간 위장 전입한 사실을 지난 17일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한 바 있다. 또한, 2004년 서울 양천구의 아파트를 사면서 매매가격을 시가표준액 기준으로 과소신고한 사실을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알게 됐다며 이 역시 사과했다. 당시 매매가 4억원이던 아파트를 시가표준액인 1억3900만원 정도로 신고하면서 아낀 세금은 140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당시 부동산 거래 관행 등을 들어 “의도를 가지고 축소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의철 KBS 사장 후보자가 22일 국회 과방위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위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그런데 김 후보자 스스로 “자부심”으로 내세운, 2005년 KBS 탐사보도팀을 이끌며 고위공직자 재산 검증 등을 주도했던 이력이 부메랑이 됐다.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2004년 본인 재산인 아파트 매입가는 축소신고하고, 2005년엔 탐사팀장으로서 고위공직자에 높은 잣대를 들이댔다”며 “내로남불이라 생각지 않냐”고 했다. 허은아 의원도 “당시 검증 대상이었던 박희태 부의장이 국회에 전파한 용어가 ‘내로남불’이다. 그런 박 부의장의 부정부패를 파헤쳤던 당시 탐사보도팀장인 김 후보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내로남불의 전형임이 밝혀졌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에선 김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쓴 글들을 문제 삼아 편향된 인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 6월29일 ‘약탈’의 사전적 정의를 공유하며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나... 아무런 비판 의식 없이 그런 말을 그대로 받아쓰는 사람들이나...”라고 적은 게 대표적인데, 그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문재인 정권을 ‘국민약탈 정권’으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해당 글이 윤석열 후보자를 언급한 것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작성한 글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그때도 (일반 직원이 아닌) KBS 비즈니스 대표이사였다”고 지적하며 “개인의 정치적 성향과 편견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생각한다. 그게 그대로 KBS 입장으로 나타날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 개인의 SNS 글은 개인의 자율성 문제”라면서 “만약 제작 자율성을 침해하거나 방송프로그램을 통해 사장 개인의 정치적 입장을 투영한다든지 하는 것은 잘못이니 그런 부분은 경계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치적 성향보다 KBS의 과감한 혁신을 이끌 적임자인가 하는 점을 주로 따졌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는 KBS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KBS맨으로, 도덕적 결함도 적고 정파적 논란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평하면서 “하지만 상대적으로 KBS의 변화를 만들어갈 소신과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은 고령화된 KBS의 인적구조 쇄신, 경영수지 개선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이제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줄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후보자는 뾰족한 방안을 제시하진 못한 채 “면밀히 검토하고 살펴보겠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변재일 의원은 답답하다는 듯 “김의철 후보자한테 우리가 뭘 기대할 수 있는 거냐. 직원들과 노조를 대변하는 또 하나의 사장, 그 이상으로 우리가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윤영찬 의원도 “원만하게 해서는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며 “강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으면 임기가 또 그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과방위가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해 청와대에 보내고 대통령이 이를 재가하면 KBS 사장 임명 절차는 끝난다. 김 후보자가 최종 임명 절차를 통과하면 임기는 다음달 10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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