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 뺨치는 상황극·표정연기… 국제뉴스 재밌고 쉽게 전달

[인터뷰] 틱톡 '암호명 3701' 운영하는 경향신문 윤기은 기자, 양다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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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채널 ‘암호명 3701’ 운영하는 경향신문 윤기은 기자, 양다영 PD를 지난 14일 중구 정동 경향신문 사옥에서 만났다. 사진은 윤기은 기자(왼쪽), 양다영 PD가 사진 촬영에 임한 모습.

경향신문 윤기은 기자와 양다영 PD는 지난 8월부터 틱톡커로 이중생활을 시작했다. 재밌고, 쉽게 국제 뉴스를 전하는 틱톡 채널 ‘암호명3701’을 통해서다. 이들은 각국의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법과 문화를 알려주는 ‘이런 법이 어딨어’ 코너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국제부에서 일하고 있던 윤 기자는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 기사가 안 읽히는 시대, 레거시 미디어가 외면 받는 상황을 보며 어떻게든 경향신문이 모든 연령층에게 인지도를 얻어야 한다고 봤다. 그런 이유로 그는 지난 7월 국제기사로 영상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는 내용의 기획안을 들고 뉴콘텐츠팀의 문을 두드렸다. ‘숏폼 콘텐츠는 어떠냐’는 뉴콘텐츠팀장의 제안과 ‘2주에 하루는 발제와 기사 마감을 빼도 된다’는 국제부장의 허락도 받게 됐다.


“작년 수습 기간이 끝나자마자 영상 콘텐츠를 생각했지만, 일단 기사부터 잘 쓰자라는 생각에 때를 기다렸어요. 매일 기사를 쓰다 ‘왜 기사를 쓰고, 왜 이 일을 하는지’ 근원적인 의문점이 생긴 거죠. 가만히 앉아있을 수 없겠다,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또래 기자들도 언론사 미래에 대한 걱정은 하지만 하루하루 업무 지시조차 감당하기 어려우니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에 많은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굳이 이렇게 나서서 고생하는 건 현업에 있어도 새로운 형식의 뉴스를 할 수 있다는 걸 구성원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어서예요.”(윤기은)

'암호명 3701' 틱톡 채널 캡처


영상 속 단연 눈에 띄는 건 진행을 맡은 윤 기자의 1인 상황극과 표정 연기다. “아직 나의 10분의1도 드러내지 않았다”는 그는 신문기자를 하며 숨겨왔던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있다. 틱톡의 주 이용자인 어린 연령층에게 콘텐츠를 전달하기 위해 기획 단계서부터 재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 결과다.


“윤 기자의 연기에 한번 영상을 켜면 보는 걸 멈출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영상에 상황극을 넣은 건 윤 기자의 연기력이 준비됐기 때문인 건 맞아요.(웃음) 하지만 무작정 재미만 주려고 한 건 아니었어요. 저희 타깃이 뉴스를 이해하기 쉬운 요소는 뭘까 고민하다 이 방법을 찾은 거죠.”(양다영)


평소에는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짬을 내 기획 회의를 하고, 대본 작성과 피드백을 주고받다 2주에 한번 영상 촬영을 한다. 최종 영상은 뉴콘텐츠팀에서 데스킹을 받지만, 발제부터 촬영, 편집까지 과정은 모두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마침 둘 다 중·고등학생 동생들이 있어 자연스레 틈틈이 영상 피드백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의 열정에 채널 개설 3개월 만에 팔로워 수는 1만2000명을 넘었고, 댓글 수 600여개가 넘는 영상이 나오기도 했다.


“영상에서 ‘정부’라는 단어를 써도 될지 토론을 하기도 했어요. 정부라는 개념도 어린 친구들에게 어려울 수도 있잖아요. 흥미를 유발하는 소재로 영상 주제를 선정하지만, 콘텐츠 자체가 웃음거리로만 소비되는 게 아니라 인권, 동물 보호 등 그 속에 담긴 메시지를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했어요. 항상 ‘어떻게 생각해?’라고 말하면서 끝내는데 댓글이 엄청나게 쌓여요. 이런 적극적인 독자들의 참여가 틱톡의 특성이 아닌가 싶어요.”(윤기은)


틱톡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시도, 부서를 넘나드는 기자와 PD간 협업 경험 또한 이들에게 좋은 자산이 됐다. 이들은 ‘이런 법이 어딨어’ 코너 외에도 숏폼 영상에서 다양한 변주를 시도할 계획이다. “부서가 같았으면 일하기 훨씬 용이했겠지만 부서가 달라서 오는 장점도 있어요. 윤 기자가 국제부 소속이니까 소식을 깊이 알고 있어서 더 좋은 퀄리티의 영상이 나올 수 있었죠. 타깃을 명확히 설정해 영상을 제작했다는 것도 의미 있었어요. 아직은 수익을 낼 수 없는 플랫폼이지만 좋은 콘텐츠라면 확장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양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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