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기자상] 진격의 거인, 어디까지 카카오?

[제373회 이달의 기자상] 서재희 KBS 시사제작2부 기자 / 경제보도부문

서재희 KBS 기자

“카카오의 횡포를 막아달라”고 제보한 대리운전 기사를 마포의 공영주차장에서 만난 건 지난 7월, 4단계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전날이었습니다. 그나마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지만 그는 생업을 뒤로한 채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카카오가 상생과 혁신을 약속했지만 일방적인 가격 정책으로 기사들을 치킨게임으로 몰아간다는 호소였습니다.


진출한 모든 시장에서 카카오는 손쉽게 ‘갑’이 되었습니다. 국민 메신저의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 귀여운 캐릭터는 이용자들을 무장해제 시켰습니다. 그러나 카카오가 진출하는 업계마다 소상공인들은 ‘사탕을 잘못 먹었다’며 신음했습니다. 카카오가 과도하게 수수료를 올리자 소비자들도 반발했고, 골목상권 침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도 경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작은 경제주체들로부터 과도한 이익을 뺏어가는 건 혁신이 아닌 약탈이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각 계열사별로 대응하며 근본적인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범수 의장은 취재진이 세 차례에 걸쳐 보낸 인터뷰 요청을 모두 거절했습니다. “카카오의 경쟁상대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될 것이다.” 그 초심은 어디로 간 것인지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방송이 나간 뒤 국회와 관계 기관들이 견제 움직임을 본격화했고 카카오의 행태를 비판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의장은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와 “성장에 취해 주위를 둘러보지 못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 지켜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소비자들이 귀여운 카카오의 캐릭터를 다시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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