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파인더 너머] (40) 우리는 그 '거리'를 마저 줄여나갈 수 있을까?

['뷰파인더 너머'는 사진기자 강윤중(경향신문), 이효균(더팩트), 김명섭(뉴스1), 하상윤(세계일보)이 카메라의 뷰파인더로 만난 사람과 세상을 담은 에세이 코너입니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문제는 ‘거리’였다. 누리호 발사대에서 사람이 최대한 다가갈 수 있는 거리, 약 2km. 발사 시 치솟는 온도와 폭발 위험 때문에 근접 촬영이 불가했다.


기자들의 취재가 허용된 관찰동 건물 옥상에서 육안으로 보이는 누리호는 손가락 한두 마디 남짓했다. 전설적인 포토저널리스트 로버트 카파가 말했던가.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당신이 충분히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것’이라고. 누리호 발사 사진공동취재단으로 활동하는 동안, 이 거리를 좁히는 일에 몰두했다. 중계용 광케이블에 카메라를 연결해 원격 촬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망원렌즈로 발사체를 추적하는 로봇카메라를 설치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누리호는 이륙엔 성공했지만 궤도 진입엔 실패했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취재도 마찬가지였다. 발사 15초를 앞두고 먹통 된 광케이블은 반나절 넘게 이 순간만을 벼르고 있던 원격카메라들을 침묵케 했다. 허무하고 허무했다. 내딛지 못한 마지막 한걸음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우리는 그 간발의 거리를 마저 줄여나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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