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배 배상' 언론중재법, 8월 국회 처리 임박

국힘 반발 속에 27일 밤 법안소위 통과…'여당 위원장'일 때 처리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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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현행안(왼쪽)과 27일 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오른쪽)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 피해구제법’이라 주장하고, 국민의힘은 ‘언론재갈법’이라고 비난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27일 늦은 밤 국회 상임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대 속에 8시간 가까이 마라톤회의가 이어졌으나, 이날만큼은 반드시 소위를 통과시키겠다는 여당 의원들의 의지를 꺾을 순 없었다. 민주당은 다음 달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국민의힘으로 넘어가는 만큼, 그 전에 전체회의를 열어 개정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언론사 매출액 1000분의1 이내, 손해의 최대 5배까지 배상 가능케

이날 소위를 통과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기존에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16개 법률안을 통합, 수정한 것으로 △열람차단청구권 신설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증원 △정정보도 크기·분량 등의 규정 △언론보도 손해배상액 한도 설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먼저 ‘징벌적 손해배상제’로도 불리는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특칙’을 신설해 언론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입은 경우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정무직공무원과 고위공무원 등 공직자윤리법 제10조1항 1~12호에 해당하는 사람 및 그 후보자와 대기업 주요주주, 임원 등에 대해서는 언론 보도에 ‘악의’가 있는 경우만 적용하기로 했다.

언론의 고의·중과실 추정은 △취재 과정에서 법률을 위반한 경우 △정정보도 청구 사실 등을 표시하지 않은 경우 △정정보도 청구 등이 있는 기사를 충분한 검증절차 없이 복제·인용 보도한 경우 △반복적인 허위·조작보도로 피해를 가중하는 경우 △기사 제목에 왜곡이 있는 경우 △사진·삽화·영상 등의 시각자료로 기사 내용을 왜곡하는 경우 중의 하나로 판단한다. 특히 마지막 ‘시각자료’ 관련 조항은 지난 6일 김승원 민주당 의원이 조선일보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삽화 사건을 거론하며 제안한 것인데, 최종안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허위조작보도에 대한 언론의 책임을 강하게 묻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27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사진은 문체위 전체회의 자료사진. (뉴시스)

언론 보도에 대한 손해배상액의 한도도 높였다. 보도 경위와 피해 정도, 언론사의 전년도 매출액에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을 곱한 금액 등을 고려해 손해액을 산정하도록 했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하면 한 해 매출액이 1000억원인 언론사는 최대 1억원까지, KBS같이 매출액이 1조가 넘는 언론사는 10억원까지 배상액을 물 수 있다는 의미다. 매출액 산정이 곤란한 경우엔 1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손해액을 산정한다고 정했다.

다만 배상의 책임은 기자가 아닌 언론사가 지도록 했다. 언론사는 △언론보도를 작성한 사람에게만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음이 명백할 경우 △언론보도를 작성한 사람이 상급자 등을 기망했을 경우에만 해당 기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정정보도 크기와 분량도 정해졌다. 정정보도는 원보도와 같은 채널·지면에서 같은 시간·분량 및 크기로 보도하되, 정정 대상이 보도의 일부인 경우엔 2분의1 이상의 크기로 하도록 했다.

논란이 됐던 열람차단청구권 신설도 그대로 담겼다. 열람차단은 기사 삭제와는 달리 이용자의 청구가 받아들여지면 이용자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인데, 실질적으로 기사삭제와 효과는 같아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언론보도 등의 제목 또는 전체적인 맥락상 본문의 주요한 내용이 진실하지 아니한 경우 △사생활의 핵심영역을 침해하는 경우 △인격권을 계속적으로 침해하는 경우 열람차단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단 공적 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에 기여하는 경우는 제외했다.

이밖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을 현 40~90명에서 60~120명까지 증원할 수 있도록 하고, 중재위원 자격 중엔 “독자, 시청자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도 포함했다. 정정보도등의 청구 가능 시한은 해당 보도 날짜로부터 6개월에서 1년으로, 보도를 인지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서 6개월 이내로 확대했다. 기존에 서면으로만 가능했던 정정보도 청구 방법을 이메일, 인터넷 홈페이지로도 가능하게 했다.

민주 “가짜뉴스 피해구제법” vs 국힘 “언론재갈법”

이날 소위를 통과한 언론중재법 개정안에 대해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변화된 언론 환경 속에서 가짜뉴스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구제하고 공정한 언론생태계 조성을 위한 언론개혁이 비로소 첫걸음을 뗀 것”이라며 환영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도 서면브리핑을 통해 “헌법재판소에서도 언론에 의한 부당한 피해로부터 개인의 권익을 신속, 적절히 보호할 수 있는 법적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피해에서 국민을 구제할 수 있는 언론중재법은 ‘가짜뉴스피해구제법’으로 불려야 한다”면서 “진정한 자유와 개혁을 위해 8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논평을 통해 “거대 의석에 취한 민주당의 ‘입법폭주’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유리한 언론 환경을 조성하려는 정치적 속내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강민국 원내대변인은 “공공성이 강한 언론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적용하는 것은 언론의 비판 기능을 위축시키는 과도한 이중처벌”이라며 “이는 집권세력에 불리한 기사에 재갈을 물리는 수단으로 악용되고, 결국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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