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현업 4단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실천없는 말잔치'에 분노"

집권 여당에 입법 서두를 것 촉구
김동훈 회장 "1년 넘게 소모적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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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조·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 4단체가 6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여당의 언론정책 우선순위 설정이 잘못돼 있다고 비판하며 당장 시일이 촉박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입법부터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 등 문재인 대통령의 4년 전 후보 시절 언론 공약을 당장 이행하기는커녕 지금의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재탕’하는 것을 개탄하며 “2017년 공약을 2022년 대선에 나올 후보가 실현하겠다는 게 이치에 맞나”라고 했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는 기후변화 문제와 같다고 생각한다. 기후변화가 서서히 악화하면서 여름 최고 기온이 20도 정도였던 캐나다 기온이 50도까지 치솟고 마을 전체에 불이 난 것처럼 공영방송도 내버려 두면 미디어 생태계가 그렇게 변할 거라고 본다.”


언론 현업단체들이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위한 소모적 논쟁을 멈추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정상화를 위한 입법부터 서두를 것을 거듭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조·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4단체는 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정부의 언론개혁 우선순위 설정이 잘못돼 있다”고 비판하며 마지노선이 임박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문제부터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금껏 공개된 자리에서만 세 차례 이상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약속했고, 김용민 최고위원도 관련 입법의 “6월 통과”를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소관 상임위 회의에선 공영방송의 ‘ㄱ’자도 나오지 않았고, 과방위 여당 간사는 국회의장과 해외 순방을 떠나 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머리와 손발이 따로 노는 기가 막힌 상황”이라며 “언론개혁을 여전히 정치적 수사로 소비하는 행태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는 8~9월이면 공영방송 3사 이사진 임기가 모두 만료된다. 정치권의 이사 추천 관행을 묵인하는 현행 법·제도로는 여당 쪽 인사가 다수를 점하는 이사회 구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12월에 있을 KBS 사장 선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2024년 총선 역시 이 구도하에서 치러질 거라는 의미다. 여당이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관련해 “실천 없는 말 잔치”만 하는 진짜 속내가 여기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지금 거의 마지노선에 와 있다. 만약 7월에 (법 개정을) 도저히 못 하겠다면 약속이라도 해야 한다. 하반기에 법을 개정하고 시행 이후에 공영방송 이사와 사장을 새로 뽑겠다는 약속이라도 받아놔야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협회장도 언론개혁 정책의 우선순위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과 지역 언론 지원에 맞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지역 언론이나 포털 문제 모두 한시가 급한데 징벌적 손배제만 갖고 1년 넘게 소모적 논쟁을 반복하고 있다”며 “진정 언론개혁의 의지가 있다면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신음하는 지역 언론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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