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8회 이달의 기자상] 전자정보 압수수색 시대

이범준 경향신문 사회부 기자 /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

이범준 경향신문 기자

근대 이후 국가의 역사는 법에 따라서만 처벌하(고 세금을 부과하)는 ‘절차의 역사’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체적 진실’이라는 수사기관의 호소는 이를 곧잘 무너뜨렸습니다.


“이것만은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시대마다 있기도 했습니다. 압수수색 대상이 전자정보가 되면서 차원을 달리하는 상황이 됐다고 느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어디까지 묵인이 되어야 하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전자정보 압수수색이라는 현상을 단순히 나열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이제는 범죄의 주요한 수단이 전자정보인데 전자정보를 압수하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반론이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전자정보가 흉기와 같은 물건이 아니라 거부권이 있는 진술에 가깝지 않냐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자정보 압수수색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상론에 불과한 것은 아닌지도 살폈습니다. 외국에서는 아동 포르노와 도심 테러 상황에서도 전자정보 압수를 제한하는 것을 파악했고, 독자에게 소개했습니다.


이 밖에 대검찰청에 압수한 개인정보를 무기한 저장하는 전국디지털수사망(D-NET)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취재했고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2012년 D-NET 구축 이후 전자정보 데이터 14만1739건을 저장했고, 이 중 35.2%인 4만9942건은 여전히 서버에 남아 있다는 것, 9년 전 처음 저장한 전자정보도 439건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등을 밝혀냈습니다. 취재를 도와준 많은 분과 부족한 기사를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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