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날, 민주언론 다짐하는 시작이어야"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 '기자의 혼' 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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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협회가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16회 '기자의 날' 기념식을 열었다. 기자의 날은 1980년 기자들이 전두환 군사정권의 언론 검열에 맞서 그해 5월20일을 기해 검열·제작 거부에 들어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제정됐다.

한국기자협회가 주최한 제16회 ‘기자의 날’ 기념식이 2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기자의 날은 1980년 5월20일 전두환 신군부의 언론 검열에 맞서 전국의 기자들이 일제히 제작 거부에 들어간 날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2006년 제정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김동훈 한국기자협회 회장을 비롯해 역대 기자협회장들이 참석해 기자의 날을 자축했다.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공동대표,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 박기병 대한언론인회 회장,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 서양원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회장, 윤창현 전국언론노조 위원장, 전성관 한국PD연합회 회장, 양승찬 한국언론학회장, 안기석 새언론포럼 회장, 최영재 한국기자상 심사위원장, 민병기 삼성언론재단 상임이사, 하임숙 한국여기자협회 부회장 등도 참석했다.

 

김동훈 회장은 “기쁜 날이지만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는 기자의 날이 제정했던 그 의미가 마음속 아련하게 아픔으로 새겨진다”며 “당시 기자협회 집행부는 20일 계엄사의 검열을 거부하고 일제히 제작 거부 투쟁에 돌입했다. 당시 신군부와 언론 사주에 의해 해직된 기자만 1000여명에 이르고 기자협회 집행부도 연행, 구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의 날을 맞아서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본연의 비판과 감시 기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 이것만이 선배 언론인들이 지켜내고자 했던 기자 정신이며 이것이 곧 언론 회복의 척도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전을 보내 기자의 날을 축하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언론자유를 위해 청춘을 바친 원로 언론인들께 존경의 말씀을 드리며 취재 현장과 편집국에서 땀 흘리고 계신 모든 언론인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언론 뒤에 따라올 수 있는 단어는 오직 자유다. 독재와 검열 언론 통제에 맞선 전남매일신문 기자들의 사직서 제출과 한국기자협회의 검열거부라는 용기있는 행동이 있었기에 오월의 진실은 광장으로 나올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민주주의가 성숙해지고, 언론 환경이 혁명적으로 변했다. 더욱 투철한 기자 정신과 보다 균형 있고 조화로운 언론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대”라며 “우리 언론이 시대의 정신을 깨우고, 흔들림 없이 진실만을 전하며 항상 국민과 함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촛불 혁명 뒤에 등장한 정권으로부터 언론 개혁에 대한 법적 제도적 변화 약속을 받았는데 그런 것들이 거의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상태에서 정권 말기를 맞이하고 있다”며 “독립언론을 위해 선후배들이 애썼던 언론계 자존심을 걸고 정치적 후견주의를 극복할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나 싶다. 정치적 변화 시기를 맞아서 독립언론을 위해 언론계 안에서 확고한 비전, 결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기자의 날을 맞아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승우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대표는 “5·18민주화운동과 언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같이 가야 하는 것”이라며 “광주 정신이 실천되고 향상되도록 언론이 나서야 하고 언론도 자기의 그늘을 청산하는 자율적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자리를 통해 우리가 공감하고 공론의 필요성을 느끼면 좋겠다”고 말했다.

 

표완수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1980년 5월 당시 해직된 언론인들을 한명 한명 호명하며 “기자의 날이 축하하고 축하받는 날이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 되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언론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동반한다. 책임을 동반하지 않으면 자유는 방종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제16회 기자의 날 기념식에서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오른쪽)이 '기자의 혼' 상을 받았다. 

이날 기자의 날 기념식에서 김중배 뉴스타파 함께재단 이사장은 '기자의 혼' 상을 수상했다. 기자협회는 “언론자유를 위해 한평생 정론직필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우리 언론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고, 엄혹한 시절 언론자유를 위해 온몸으로 저항한 기자의 표상으로 후배 언론인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며 김중배 이사장에게 ‘기자의 혼’ 상을 전달했다. 

 

김중배 이사장은 1957년 한국일보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해 동아일보 편집국장, 한겨레신문 편집위원장과 대표이사, MBC 대표이사를 거친 언론 민주화의 산증인이다. 1991년 9월 동아일보 편집국장에서 물러나면서 “언론이 이제 권력보다 더 원천적이고 영구적인 제약세력인 자본과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유명한 ‘김중배 선언’을 남기는 등 ‘기자 정신’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김중배 이사장은 “회고와 역사적 의미로서의 기자의 날로 머물지 않고 이 시대의 새롭고, 획기적 민주언론을 다짐하고 가꾸기 위해 시작하는 기자의 날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기후위기, 탈진실 등 난파의 시대다. 나는 난파선의 탑승자인가 구경꾼인가 또는 난파선에 타 있으면서도 구경꾼으로 살아가고 있지 않나 질문을 하게 된다. 머리 맞대고 새로운 길을 뚫고, 기자의 혼을 자양으로 이 대전환의 시대를 새롭게 열어가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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