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국회의장의 모교사랑? 진흥회 이사 추천 논란

연합 노조 "박 의장, 진흥회 이사 추천 후보 교체"
박 의장과 고교‧대학‧회사 선후배, 정치인 경력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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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통신진흥회 차기 이사회 출범이 3개월째 지연 중인 가운데 국회의장이 자신의 몫으로 확정했던 이사 후보 추천을 철회하고, 고교‧대학 동문이자 정치계에 몸담았던 인사를 새 이사 후보로 추천하려는 것으로 알려져 비판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23일 '국회의장의 지나친 모교 사랑…진흥회에 정치인 이사라니' 제하의 성명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이 2006년 열린우리당(현 여당) 공천을 받아 대전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했던 언론인 출신 정치인 A씨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 후보로 추천하기로 사실상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의 최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이하 진흥회)는 연합뉴스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는 등 연합뉴스 운영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진흥회 이사진은 총 7명으로, 정부 2명, 국회의장 1명, 여당 1명, 야당 1명, 한국신문협회 1명, 한국방송협회가 1명씩 추천하면 대통령이 임명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현재까지 정부와 야당이 이사 추천을 미뤄 차기 진흥회 출범이 늦어지고 있었다. 

 

전국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지부장 박성민)가 지난 19일 청와대 앞에서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진 인선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연합뉴스 노조)

박 의장이 새로 추천하려는 이사 후보 A씨는 박 의장과 고교, 대학 동문이며 두 사람은 같은 언론사에서도 근무했다. A씨는 기자 출신이지만 2006년 언론사를 떠난 뒤 같은 해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마했었고, 이후 대전시티즌 축구단 사장 등을 역임하며 체육계에 몸담아왔다. 

 

연합뉴스 노조는 성명에서 "이런 얼빠진 결정에 연합뉴스 구성원의 대표인 언론노조 연합뉴스지부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다"며 "정치인을 진흥회 이사로 추천하는 것은 "정당의 당원은 연합뉴스 대표이사나 진흥회 이사가 될 수 없다"고 규정한 현행 '뉴스통신진흥에 관한 법률'의 취지에 명백히 위배된다. 설령 법적, 기술적으로 현재 '정당의 당원'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A씨가 정치인이 아니라고 볼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백번 양보해 출마 시점이 15년 전이어서, 그가 정치 지망생이었을 뿐 현재는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현 여권과 결이 같은 특정 정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사람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근간인 공영언론 감독기관의 이사가 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덧붙였다. 

 

박 의장은 지난 1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 구성 때도 자신의 고교 후배인 이장석 전 목포MBC 사장을 추천해 빈축을 샀다. 이 전 사장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언론장악 시도에 부역했다는 비판을 받는 인물이었고, 결국 방심위원 내정을 자진 철회했다. 

 

연합뉴스 노조는 "공정과 정의가 최대 화두로 부상한 사회 분위기에서 입법부 수장이자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제 사람만 챙기는 모양새"라며 "지연과 학연에 얽매인 인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부인할 셈인가. 정치인 경력을 지닌 데다 현직에서 내려온 지 15년도 더 된 언론인 출신이 언론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라고 언제까지 우길 셈인가"라고 질타했다. 

 

노조는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정치적 중립을 지킬 의무를 지닌 국회의장은 더욱 그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그런데도 이처럼 어이없이 인사권을 휘두른다면 국민이 준 권력을 사유화했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박 의장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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