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구독모델 뉴스 플랫폼 완성...중앙일보M 기술기반 디지털미디어 회사 돼야"

[2021 신년사]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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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홍정도 중앙일보‧JTBC 대표이사 사장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해를 마감할 때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는 말을 쓰고는 합니다만, 지난해는 다사다난이라는 표현만으로는 모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격랑의 한해였습니다.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전 인류가 1,2차 세계대전과 대공황 이후 가장 광범위하게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어서 지난해 역 성장이 확실시되고, 소중했던 일상이 순식간에 흔들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언택트 등 생소했던 용어들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우리 그룹과 임직원 가정도 혹독한 시련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여러분들의 노고와 분투에 이 자리를 빌어 심심한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런 중에도 지난해 중앙그룹은 흔들리지 않고, 해야할 일을 뚜벅뚜벅 해나갔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소득도 있었습니다. 우선 코로나 사태가 우리 그룹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전열을 정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지키고 버려야하는지, 무엇을 최우선으로 해야하는지도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코로나가 극심하지만, 2021년 신축년(辛丑年)의 대내외 여건은 조금씩 나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선 코로나 백신이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보급되면서 올해를 고비로 코로나가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니, 그러기를 기원해 봅니다. 그러면 그동안 움츠러들었던 4차 혁명의 에너지가 한꺼번에 분출하면서 더욱 빠른 기세로 세상이 바뀔 것입니다. 세계 경제도 팬데믹 이후에 기저 효과와 보복 소비 등에 힘입어 3~4%대 성장이 예상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계 경제 흐름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도 반등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반등을 주도하는 기업은 코로나 이전의 기업이 아니라 코로나 이후의 경제 흐름에 새롭게 올라타는 기업이 될 것입니다. 중앙그룹도 새판짜기 흐름에 올라타야 합니다. 그래서 새해가 한국 경제에도, 우리 그룹에도 결정적인 변곡점이 될 것입니다. 종래의 방식에 안주하지 말고, 지금부터 철저히 코로나 이후에 바뀔 세상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중앙그룹 임직원 여러분,

새해 우리 그룹을 관통하는 주안점은 고객을 모으는 것입니다. 플랫폼을 방문하는 독자, 시청자, 고객을 늘려가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중앙일보 모바일앱을 켜고, JTBC VOD 서비스를 보고, 메가박스와 휘닉스 사이트를 방문하며 우리 제품과 서비스에 몰입하는 충성 고객을 많이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브랜드를 신뢰하고,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우리 만의 특별한 콘텐트와 서비스를 갖춰야 합니다.

중앙일보는 그룹의 모함입니다. 지난해는 말 그대로 그룹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습니다. 어려울 때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중앙일보는 디지털로 도강한지 6년이 지났습니다. 지난해는 기자들이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도록 신문제작과 취재조직을 분리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 언론사 초유의 실험을 안착시켰습니다. 신문제작은 대폭 줄어든 인원으로 예전 못지 않은 품질의 신문을 만들어냈습니다. 덕분에 취재 조직은 디지털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늘었습니다. '정치언박싱' '이슈언박싱' '애니띵'등 비디오 스토리텔링이 눈에 띕니다. 뉴스의 힘도 강해지고, 시각과 논조는 더욱 균형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네이버 구독자수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1년새 150만명이 증가해 언론사 첫 500만명 시대를 열었습니다.

물론 앞으로 할 일이 많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구독 모델에 기반한 뉴스미디어 플랫폼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도강을 하고, 디지털 고도화를 이뤄나가는 과도기입니다. 이 시기를 잘 극복하면 그동안의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무용담이나 추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중앙일보M은 기술 기반의 디지털 미디어 회사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새해에는 구독자 확보의 기반이 되는 데이타 수집과 분석, 이에 바탕이 되는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기자들은 구독자가 원하는 뉴스 콘텐트 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뉴스 기획자가 되어 기술 기반의 저널리즘을 실천해주기 바랍니다. 신문을 책임지는 중앙일보A는 디지털 혁신 과도기의 버팀목이자 우리의 얼굴입니다. 최적화된 정예 인력이 지금과 같은 영향력 있고 차별화된 중앙일보를 계속 만들어주리라 믿습니다.

JTBC는 코로나 사태로 격동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방송 광고시장이 빠르게 줄고 있고, 우리가 지향하는 빅2에서 조금 멀어진 것도 사실입니다. 콘텐트 투자를 늘렸는데도 예능과 드라마가 예전만 못해졌습니다. 보도도 아직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JTBC 보도는 그동안 한국 사회의 대변혁을 이끌었습니다. 그 초심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JTBC가 추구하는 '합리적 진보'는 진영 논리에서 흔히 분류하는 진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사회 전반에 퍼져있는 보편 타당하고 상식적인 시각을 대변하는 것으로 이해해주었으면 합니다. 우리 만의 차별화된 관점이 필요합니다. 특정 정파의 편에 서는 것을 지양하고, 오직 상식의 눈으로 가능하면 약자의 눈으로 세상을 비추려 노력해야 합니다. 시민이 공감하는 뉴스, 우리 만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러면 시청률은 자연히 올라갈 것입니다.

드라마와 예능은 트렌드에 반 발짝 앞서가는게 우리의 제작가치였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정신을 되살려주었으면 합니다. 특히 스튜디오의 디지털 조직을 JTBC로 이관해 디지털 시장 개척에 대한 역할을 부여했습니다. 디지털은 시간을 파는 것을 업으로 하는 우리에게 기회의 시장입니다. 플랫폼 및 쇼핑사업자와 합종연횡하여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해야할 것입니다. 새해 JTBC는 다수의 대작 라인업이 준비돼 있고, 뉴스룸이 영향력을 되찾는다면 성장 폭은 배가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JTBC스튜디오는 작품성과 화제성이 모두 뛰어난 빅 킬러 콘텐트를 1년에 2개 이상씩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디지털도 '와썹맨''워크맨'에 이어 '시즌비시즌'이라는 히트작을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1위 사업자라는 자부심을 갖기 바랍니다. 스튜디오 사업에서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 아닌 마켓 리더 전략을 펼쳐야 합니다. 이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기인 K콘텐트를 갖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해야 합니다. 지난해 우수한 역량을 가진 파트너들과 손을 잡고 다양한 기획을 모색했습니다. BA엔터테인먼트, 퍼펙트스톰필름과 손을 잡았고, CJ의 플랫폼인 Tving에 투자했습니다. 넷플릭스 외에 또다른 글로벌 OTT 사업자에게 콘텐트를 공급하는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우수한 제작 리소스를 확보하고, 다른 사업을 하는 집단과 적극 손을 잡는 등 JTBC 스튜디오만의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규모를 더욱 키워야할 것입니다. 글로벌 시각을 갖고 콘텐트를 제작하고, 이에 걸맞는 조직과 인프라도 갖춰야합니다. 아울러 스튜디오와 스테이션 간에 서로의 믿음과 신뢰를 쌓기 바랍니다. 서로 힘을 합쳐 공존할 수 있는 구조를 찾는게 중요합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곳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비용 절감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꾀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도 코로나 이후에 대비하기 위해 돌비시네마를 국내 최초로 런칭했습니다. 직영점도 7개 늘리고, 콘텐트 사업부문도 새해 라인업 확보를 위해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메가박스에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집객입니다. 표면적으로는 극장 사업자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공간을 다루는 사업자입니다. 우리가 가진 공간을 집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해야합니다. 영화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그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극장 사업자 측면에서도 콘텐트의 범위를 영화에 한정하지 말고, 유연하게 고민해주길 바랍니다. 콘텐트의 상영 길이, 티켓 가격 등 기존 영화의 틀에서 벗어나 원점에서 가능한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창의적인 사고를 가졌으면 합니다.

코로나가 종식되기 까지 영화산업은 힘든 여정이 될 것입니다. 영화산업의 수익구조 변화도 불가피할 것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세상은 예전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고객은 다시 메가박스를 찾을 게 틀림없습니다. 더 차별화된 콘텐트와 효율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미리 대비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울러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신사업 비중을 늘리는 노력도 계속해 줄 것을 당부드립니다. 특히 콘텐트 사업은 국내 최고 제작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투자를 지속해야 합니다.

휘닉스 호텔앤드리조트에게도 지난해는 혹독했습니다. 그런 중에도 코로나 이후에 대비해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고, 최적화된 운영모델을 찾기 위해 체질 개선을 도모한 한해이기도 합니다. 사전예약율을 토대로 동별 객실 휴관을 진행하는 등 효율적인 리소스 배분으로 비용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절감 성과를 냈습니다. 시의적절한 리소스 배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새해에도 휘닉스가 추구하는 사계절 휴양리조트를 안착시키기 위해 힘써 주시길 당부드립니다. 제주 2차 개발 등 추가적인 성장동력 확보에도 집중해야 합니다. 위기 상황에 위축되기 보다는 위기에 대응하는 발전적인 변화를 모색해야할 것입니다.

중앙그룹 가족 여러분,

새해는 중앙그룹이 상암시대를 맞아 본격 가동하는 사실상 원년입니다.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 레저•엔터테인먼트 환경에 늘 눈과 귀를 열어두고, 세심히 관찰하기 바랍니다. 혹여 과거 답습에 머물고 있는게 없는지 냉정히 판단해볼 필요도 있습니다. 변화 없이는 개선도 없다는 점을 늘 유념했으면 합니다.

중앙일보는 국내, 아니 세계 언론의 디지털 개혁의 선봉에 서 주기를 당부드립니다. JTBC는 창사 10주년을 맞은 해입니다. 개국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반드시 턴어라운드를 이뤄내는 해로 만들어주기 바랍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 이후의 새판짜기에서 선두로 치고 나가길 원합니다. 휘닉스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가는 4계절 리조트가 되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2021년 신축년 새해는 코로나가 걷히면서 다시 힘차게 시작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숱한 역경을 딛고, 변화와 도전을 통해 새로운 목표를 달성하는 게 중앙그룹의 오랜 DNA입니다.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으면 합니다. 중앙그룹 가족의 저력과 열정을 변함없이 믿고, 묵묵히 응원하면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모든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늘 함께 하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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