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지역신문 컨퍼런스'…"지역엔 한계가 있지만 콘텐츠엔 한계가 없다"

'2020 지역신문 컨퍼런스' 온라인으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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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2020 지역신문 컨퍼런스'가 온라인상에서 열렸다.

▲6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2020 지역신문 컨퍼런스'가 온라인상에서 열렸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며 언론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지역 언론의 위기감은 더욱 큰 요즘, 생존을 위해 다양한 길을 모색하는 지역 언론의 사례가 제시돼 눈길을 끈다. 6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주최로 온라인상에서 열린 ‘2020 지역신문 컨퍼런스’에선 과감한 도전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지역 언론들이 자사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며, 향후 지역 언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MBC강원영동의 크로스미디어 실험


MBC강원영동의 '하우투' 채널.

▲MBC강원영동의 '하우투' 채널.


‘지역방송의 크로스미디어(Cross Media·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플랫폼에 맞춰 내보내는 방법) 실험’을 주제로 발표한 하현제 MBC강원영동 PD는 “대비가 돼 있지 않다면 미디어 환경 변화는 지역방송에 위기지만 준비가 돼 있다면 콘텐츠를 경계 없이 확산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역의 한계는 있지만 콘텐츠의 한계는 없다”면서 그동안 자신이 진행했던 ‘하우투’와 ‘청춘 스마트 클래쓰’ 두 가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하우투’는 ‘하루를 우리에게 투자한다면’의 약자로, 하현제 PD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MBC강원영동이 제작하는 <TV특강>을 스타트업 ‘더유니브’와 협업해 재가공한 영상이, 주요 콘텐츠다. 하현제 PD는 “아무리 콘텐츠를 만들어도 사람들이 보지 않는다, 그럼 어디에 유통시킬 것인가 고민을 안고 있었는데 일단 유튜브를 시작해보자 생각했다”며 “실패하더라도 실패의 데이터가 성공의 알고리즘을 만든다 생각했고, 다매체 시대에 마케팅을 생각해야 하는데 다행히 유튜브에선 소비자의 성향과 시청 시간 등 시청 행태가 공짜로 분석이 됐다”고 말했다.


하 PD는 “실험을 하며 많은 가능성, 실패, 성공을 맛봤다. 지식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 TV에서 이탈한 2049 세대를 지역방송이 끌어들였다는 것, 콘텐츠 확산 경로를 추적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마케팅 및 소비 연계 상품까지 개발했다는 것이 하우투로 얻은 자산”이라며 “이후 진행한 ‘스마트 클래쓰’ 프로젝트는 하우투에서 얻은 노하우의 집결이었다. 하우투가 유튜브에 최적화해 세팅됐다면 스마트 클래쓰는 유튜브에 ‘올인’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강연남’과 제휴를 맺어 SNS 플랫폼, 오프라인 등을 통해 지식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방식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 유튜브가 방송사의 적이라 했지만 일련의 크로스미디어 실험을 통해 유튜브는 적이 아니라 기성 미디어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게다가 스타트업과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점도 깨달았다. 데이터 분석과 갖가지 기술을 배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데이터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그들의 마음가짐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론은 솔루션 저널리즘과 서비스 저널리즘 두 축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간단히 말해 지역방송과 같은 작고 단단한 조직이 앞으로의 생존에 더 유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동영상 제작으로 수익 창출 노리는 매일신문


매일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지역신문 유튜브 채널 중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매일신문에서도 영상 콘텐츠 다변화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사례를 소개했다. 김민정 매일신문 아나운서는 “치열해지는 미디어 환경 속에 매일신문은 2년 전 큰 변화를 모색했다. 편집국 내 뉴미디어부를 디지털국으로 승격시키고 디지털국을 디지털뉴스부와 영상콘텐츠부로 분리해 영상 콘텐츠 경쟁력을 높였다”며 “다만 다양한 변화 시도에도 수익 창출은 여전히 멀고 험난한 길이었다. 결국 지난해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지자체 광고 및 협찬 쪽으로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 아나운서는 “올해는 지자체 광고 홍보 영상 제작으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했다. 기획부터 시나리오 작업, 행사 진행, 촬영까지 총 제작을 맡으면서도 질 좋은 영상을 만들었고, 이를 유튜브뿐만 아니라 온라인·지면 기사로도 내보내 광고주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며 “현재 월 평균 100만원 정도의 수익이 나고 있고, 10여개 사업을 의뢰 받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는 “B급 감성으로 구독자들의 관심을 얻고 1일 1영상 업로드 등 진정성, 차별화, 지속성 전략을 취했다”며 “이 외에도 흥미로운 콘텐츠 발굴을 위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이주형 기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전달하는 부동산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드라마 형식의 단편 영상도 제작 계획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의 가능성은 무한대지만 대박 날 확률은 바늘구멍보다 어렵다”며 “그러나 도전하는 자만이 변화의 중심에 설 수 있다. 계속 콘텐츠 업그레이드를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일보의 ‘아무퀴즈’ 참여해볼래?


부산일보가 진행했던 '아무퀴즈' 챌린지 시즌 1.

▲부산일보가 진행했던 '아무퀴즈' 챌린지 시즌 1.


퀴즈 형식의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독자의 참여를 이끌어낸 지역 언론도 있었다. 디지털콘텐츠팀장인 박세익 부산일보 기자는 “인터넷 뉴스들이 포털 안에 가두리 양식처럼 갇혀 있는데 어떻게 하면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있을까, 또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부산일보에 들어올까 고민을 하다 퀴즈를 생각했다”며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퀴즈, 거기에 약간의 게임을 가미해 이들과 소통하면 좋겠다 판단했다. 이후엔 지역 스타트업 ‘브이드림’과 협업해 누구나 쉽게 문제와 답을 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프로그램 안에서 당첨자 추첨까지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박세익 기자는 “마침 부산일보 창간기념일이 9월이어서 9~10월은 창간 기념으로 문제를 만들었고 총 10주간 퀴즈를 진행했다”며 “100% 부산일보 기사를 토대로 문제를 만들어 1~5단계까지 풀도록 했는데, 매일 딱 한 번 도전 가능하도록 했고 제한시간 30초, 2문제 틀리면 탈락 등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다행히 마지막 창간 이벤트 땐 3000~4000명대 인원이 들어왔고 10주간 총 2만명 안팎의 독자가 들어와 퀴즈도 풀고 피드백도 주는 등 우리 공간에서 놀다 갔다”고 말했다.


박 기자는 “이 실험을 통해 일반적인 기사, 동영상 콘텐츠보다 새로운 시도를 독자들이 반긴다는 걸 확인했다”며 “무엇보다 미래 독자인 청년들이 부산일보의 존재를 알고, 우리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부산과 관련한 여러 소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안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생각한다. 시즌 1이 끝났는데 향후에 시즌 2를 또 기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세 줄 요약 좀” 국제신문 뉴스레터선 가능!


국제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 '뭐라노'.

▲국제신문의 뉴스레터 서비스 '뭐라노'.


국제신문에선 지역 언론 최초로 뉴스레터를 제작하는 혁신을 시도했다. 이동윤 국제신문 기자는 “네이버 플랫폼 영향을 덜 받고, 비주얼이 강조되며 지속 가능한 콘텐츠를 만들자고 생각했는데 그 답을 뉴스레터에서 찾았다”며 “그 이유는 뉴스레터를 받아보는 20~30대가 미래 우리의 독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주얼이 강조되고 뉴스를 풀어내는 뉴스레터 서비스 ‘뭐라노’를 제작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동윤 기자는 “다만 스크롤 압박이 있는 긴 뉴스레터보다 커뮤니티에서 흔히 말하는 ‘세 줄 요약 좀’ 등에 착안해 제목 아래 단 세 줄로 이 기사가 왜 중요한지, 내용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뉴스레터를 만들었다. 2~3분 내, 길어야 5분 안에 쓱 보고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며 “또 유튜브처럼 기사마다 썸네일을 달아보려 노력했다. 다른 언론사와의 차별화하기 위해 하루 5꼭지 중 최소 3꼭지엔 PK 관련 소식을 넣으려는 노력도 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덕분에 페이지뷰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오고 있고 지역 기업과 광고 대행사에서도 광고 요청이 들어와 뉴스레터 안에서 광고를 할지, 브랜디드 콘텐츠로 만들지 고민 중”이라며 “뭐라노가 단숨에 완벽하기보다 조금씩 성장해나가는 뉴스레터 플랫폼이 되길 꿈꾼다. 이제 출범한 지 1년차인데 다음 달 ‘뭐라노2.0’을 준비하고 있고, 짧은 영상을 제작해 다음 주나 다다음주에 발송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지역 언론이 뉴스레터를 해야 하는가, 물어보면 사실 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며 “그러나 포털에서 벗어나 지역 독자들에게 지역 뉴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콘텐츠가 뉴스레터라는 걸 참고하셨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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