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각국 상황 생생히 공유…K방역에 질문 쇄도

<2020 세계기자대회> '코로나19와 각국 방역 상황 및 대응' 컨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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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2020 세계기자대회 '코로나19 각국의 방역 상황 및 대응' 컨퍼런스가 열렸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2020 세계기자대회 '코로나19 각국의 방역 상황 및 대응' 컨퍼런스가 열렸다.


15일 ‘2020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해외 기자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과 언론의 노력들을 생생히 전달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2020 세계기자대회 컨퍼런스 ‘코로나19와 각국 방역 상황 및 대응’에는 51개국 언론인 80여명이 참여했다. 

이탈리아의 모스카텔로 안토니오 아스카뉴스에이전시 기자는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코로나 공격을 받은 초기 국가 중 하나였지만, 여러 실수를 거듭했다”며 “지난 2월 많은 유럽 국가들이 중국에 대량의 방호 마스크를 전달했지만, 정작 자신들은 보호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이탈리아도 이러한 중대 장비의 부족을 혹독히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감염이 심각한 지역을 신속히 봉쇄 조치해야 하는데 관료들 간 리더십도 부족했다”며 “이탈리아의 의료보건 시스템은 20개주와 20개의 자율 보건의료 시스템이라 지역별로 코로나19 대응 규정도 서로 다르게 채택해 혼선을 빚기도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세계 2위(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 지난 14일 기준)인 인도의 경우 대도시와 시골의 사정이 각각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닐리마 매써 인도 스폿필름즈TV뉴스 제작책임자는 “인도는 언어, 종교, 관습, 식습관 등 복잡한 다양성이 공존한다. 또 인도는 하나의 국가라기보다 28개주와 8개의 연방 직할령으로 구성된 나라다”며 “코로나19 위기는 오히려 중앙 정부와 주 정부가 협력하게 된 계기가 됐다. 이것은 인도가 영국에 독립한 이래로 유일무이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0년 5월까지 인도 739개현 가운데 216개현에서 단 한 건의 코로나19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시골 주민들은 자신들만의 모범적 예방 행동을 보여줬고 엄격하고 지속적인 경계 태세를 취했다”며 “인도를 하나로 정의할 수 없듯이 인도의 코로나 이야기도 쉽게 하나의 담화로 묶어 제시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2020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해외 기자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공유했다.

▲2020 세계기자대회에 참가한 해외 기자들이 자국의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공유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방역 모범 국가로 꼽혔던 싱가포르는 현재 방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의 이반 림 아시아언론인협회 뉴스 선임기자는 “초기에는 방역에 성공적이었지만, 현 정부는 코로나19를 이용해 재선 승리 기회를 노렸다”며 “정부는 조기 총선 계획에만 집착하고 봉쇄 조치에는 미진한 반응을 보여 이주노동자들이 집단 거주하는 과밀 기숙사에서 집단감염이 폭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지역 사회 내 감염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지만, 이주 노동자들 사이에서의 감염은 여전히 두, 세자릿수”라고 덧붙였다.

중국의 첸 잉춘 차이나데일리 선임기자는 “중국 우한에 봉쇄조치가 내려졌을 때 중국인들은 고향에서 중국의 명절인 춘절을 보내고 있었고, 바이러스가 잘 알려지지 않을 때기도 했다"며 "중국 언론들은 일반인들에게 시의적절하고 충분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많은 기자들을 우한으로 보내 현장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의 에쉬와크 모흐센 나지 알-아톨리 알라비야뉴스채널 리포터는 “신속하고 광범위한 검사를 한 한국 정부의 선례를 따라 아랍에미리트는 모든 지역에서 드라이브스루 국립 검사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현재 아랍에미리트 내의 모든 공공장소, 대중교통 및 상업구역 내에선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 아랍에미리트는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3단계에 도달한 몇 안 되는 나라”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보도로 정부의 탄압을 받는 기자도 있었다. 소말리아의 카다르 아울 이스메일 소말리아기자연합 기자는 “소말리아는 기자들에게 위험한 나라 중 하나”라며 “소말리아 중앙 정부와 주 정부는 대규모 유행병의 영향을 정적 탓으로 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실을 보도한 기자가 체포되는 등 위협이 가중되고 있다. 소말리아기자연합 소속 기자 중 10명이 코로나19 양성 반응을 보여 기자들 건강도 위험한 상태”라고 말했다.


‘코로나19와 각국의 방역 상황 및 대응’ 컨퍼런스에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코로나19와 각국의 방역 상황 및 대응’ 컨퍼런스에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연사로 나섰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특별 연사로 나서 ‘K방역과 국제공조’를 주제로 발표했다. 해외 참가자들은 권 원장에게 질문을 쏟아내는 등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큰 관심을 보였다.

권 원장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공중보건의 대비, 대응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WHO와 합동평가단을 구성해 질병관리본부의 구조적인 시스템을 개선했다. 정부는 감염병 조기 식별, 모든 접촉 감시 체계를 강화하려 노력했다. 국민에게 모든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했고, 감염관리 전문 인력과 의료진 역량도 강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선별진료소와 드라이브스루 검사 방식을 통해 신속한 진단이 가능하고, 단계적 접촉자 추적 테스트가 자리매김했다”며 “신천지 대규모 집단 감염 등 다양한 집단 감염도 상황에 맞춰 대응했다. 앞으로 코로나19를 통제하기 위해 현재보다 더 뛰어난 기술, 방안이 필요하다. 국가마다 지식을 공유해 감염 상황에 따라 코로나 대응을 달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이 비슷한 시기에 국가별 최초 코로나19 확진자 발생했지만, 왜 한국에 비해 미국이 걷잡을 수 없이 확진자가 늘어난 것 같냐는 질문에 권 원장은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며 “한국의 초점은 코로나19 확진 접촉자 추적이었다. 국가적 차원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접촉자 추적 테스트를 진행했지만, 미국은 영토도 굉장히 크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 상대적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는 “한국이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나라로 손꼽히는 이유는 국민들이 마스크 쓰는 것에 잘 훈련돼 있고, 의료 공급자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한국 의사들은 짧은 시간 많은 검사와 시술을 하는 데 능숙해 검체 검사에서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반면 코로나19 초기, 중국에서 대규모 발병될 때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일찍부터 입국 금지 조치를 한 뉴질랜드, 대만, 베트남에 비해 확진자가 대규모 발생했다는 점과 언론이 코로나에도 정파성을 드러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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