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만의 시각' 담은 뉴스... 보도본부 차원서 탐사 강화

[지상파 3사 뉴스 개편, 속내는 제각각] SBS "타사가 보도한 건 과감히 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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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와 MBC가 최근 잇따라 뉴스 프로그램을 개편한 가운데 SBS도 보도본부 차원의 TF를 꾸려 뉴스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SBS는 지난달 ‘뉴스발전TF’를 출범하고 뉴스 콘텐츠 개선 방안과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8뉴스’ 개편 방향을 논의해왔다. 보도본부 구성원 9명으로 꾸려진 TF는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쳐 지난달 말 보고서 초안을 내놨다. 현재 이를 바탕으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다. TF 운영 취지에 대해 남상석 SBS 보도본부장은 “급변하는 언론 환경에서 SBS 뉴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발전시킬 방안을 원점에서 논의해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수의 SBS 기자들에 따르면 이 보고서의 핵심 내용은 SBS만의 시각을 담은 뉴스와 탐사보도 강화 등이다. 이를 위해 TF는 뉴스 코너 신설, 인력 재배치, 탐사보도부 확대 개편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1분 안팎의 짧은 리포트를 도입하는 방안과 주말 8뉴스 편성 시간을 줄여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SBS 뉴스의 대표 브랜드인 ‘끝까지 판다’를 다른 부서에서도 적극 활용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TF는 8뉴스 정시 편성 문제도 논의했지만 결론을 짓지 못했다. 지난달 29일부터 MBC가 평일 뉴스데스크 방송 시간을 오후 7시55분으로 옮기며 8뉴스에 맞불을 놓은 상황이어서 뉴스 시간대 변경에 대한 SBS의 고민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SBS의 한 기자는 “우리는 뉴스 이름 자체가 SBS 8뉴스”라며 “창사 이래 저녁 8시 정시성을 지켜왔기 때문에 뉴스 시간대를 변경하면 정체성을 저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타사보다 선택의 폭이 좁다”고 설명했다. 이 기자는 “TF 보고서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타사에서도 보도하는 기사는 과감히 버리고 우리만의 뉴스를 만들자는 내용이 담겼다”며 “탐사보도 강화는 보도본부 전체에 공감대가 큰 사항”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이번 보고서에 SBS 보도가 지향해야 할 가치나 사회적 이슈에 대한 방향성이 제시되지 않아 아쉽다고 평가했다. 해당 기자는 “방향성을 잡고 밀고 나가는 게 있어야 하는데 최근 들어 우리가 어떤 이슈에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지 못하니까 유의미한 제보도 타사로 가는 것 같다”며 “TF안은 그날그날 편집회의에서 어떤 아이템에 집중할 것인지 선택해 우리만의 뉴스를 하자는 건데, 이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고 타사에선 다들 하는 과정이다. 보고서 연장선에서 인사가 나야 전체적인 변화의 틀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SBS는 이달 중 뉴스발전TF 확정안을 발표하고 이에 따른 조직 개편과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남상석 보도본부장은 “아직 초안 단계여서 내부 피드백을 거치며 수정해야 할 내용이 많다”면서 “8뉴스 편성 시간, 탐사보도의 개념, 범위, 대상 변화 등도 고려 사항이다. 최종안 발표와 함께 인사 개편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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