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지상파 경영도 휘청… 정부에 긴급 정책지원 요청

KBS, 무급휴직 도입 등 검토
MBC, 취재활동비 30%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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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발’ 경기침체에 지상파 방송사들이 휘청이고 있다. 지상파 방송 3사는 광고매출 급락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며 정부에 긴급 정책 지원을 요청했다.


MBC는 지난 1일부터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비절감 1단계’를 시행 중이다. 임원·보직자와 직제 외 팀장의 업무추진비를 각각 30%, 50% 삭감하고 취재활동비와 제작진행비도 30% 삭감했다. 부서별 업무진행비도 연초에 편성한 예산의 30%를 회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불황에 경영 실적이 급속도로 악화한 데 따른 조치다. 올해 3월까지 MBC의 영업손실은 245억원에 달한다. MBC는 지난해 9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KBS도 올 1~2월 광고수입이 목표 대비 78%의 실적을 내는 데 그쳤고 3월 광고는 목표 대비 65%로 80억원 미달했다. 양승동 사장은 지난 1일 조회사에서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된다면 올해 당기손익은 -522억원, 사업 손익은 -1269억원으로 추산된다. 획기적인 대책이 없으면 내년부터 2025년까지 5년 동안 매년 1200억원의 적자가 반복돼 누적 적자가 6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왔다”며 “당장 내년부터는 차입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된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달 26일 ‘제1차 재정안정화전략회의’를 열어 재무위험관리시스템에 의해 현 상황을 ‘심각 단계’로 판단하고 185억여원의 비용예산을 긴축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선 제작비 절감과 인건비 감축, 무급휴직 도입 검토 등의 의견이 나왔다. 양 사장은 “몸을 가볍게 하지 않으면 이제 버틸 수 없다”며 강도 높은 조치를 예고했다.


같은 날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 사장단은 긴급 회동을 하고 정부의 긴급 정책 지원을 촉구하는 한국방송협회 공동 성명서를 채택했다. 방송협회는 성명서에서 “오랜 기간에 걸쳐 탈출구 없이 어려움만 가중되어 오던 지상파 방송은 이번 사태로 한계상황에 다다랐고 이제 일촉즉발에 가까운 붕괴 위기에 봉착했다”고 호소하며 △지상파 중간광고의 즉시 시행과 △방송통신발전기금 징수액의 한시적 50% 경감 조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지상파에 대단한 규모의 직접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응급상황에 대응하여 정책적 차원에서 일부 규제의 숨통을 틔워달라는 최소한의 요청”이라고 밝혔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코로나가 아니어도 지상파 광고매출은 1년에 15%씩 빠지고 있다”면서 “중간광고 도입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이게 빨리 해결돼야 공격적인 마케팅도 가능하다. 상황이 급한 만큼 정부가 의지를 갖고 어떤 식으로든 방법을 찾아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고은 기자 nowar@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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