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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협회장 후보 정견발표... 공약과 실행계획 등 가감없이 밝혀

[제47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선거] 정견발표회 영상, 8일까지 기협 홈피서 시청 가능

박지은 기자2019.12.03 14:20:34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47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선거 후보자들이 정견을 발표했다.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47대 한국기자협회 회장선거 후보자들이 정견을 발표했다.


오는 9일 치러지는 제47대 한국기자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손대선·강진구·김동훈 후보(기호순)가 지난 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2층 강의실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한국기자협회는 이날 정견발표회를 웹사이트를 통해 생중계했으며 동영상은 선거 전날인 8일까지 기자협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기자협회 부회장인 강희 경인일보 기자의 사회로 진행된 정견발표회는 1시간 30분여 동안 진행됐다. 세 후보는 자신들의 주요 공약과 실행계획, 기자들의 전문성 강화 방안, 지역 기자들 취재환경 지원, 신문법과 방송법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 등을 가감 없이 밝혔다. 답변 순서는 후보별로 돌아가면서 진행됐다.

다음은 정견발표회 질문과 후보들의 답변 전문이다.

△제47대 한국기자협회장 출마 각오는.
-손대선 후보(이하 손대선): 이번 선거에 나서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기자협회장 선거도 정치의 영역이라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에게 어떤 정치적 계산서를 품고서 만나지 않았겠냐는 오해가 두려웠다. 다만 이 두려움 속에서 많은 지역과 중앙의 선후배들을 만나면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게 됐고 그 바탕으로 공약을 만들게 됐다. 무엇보다 현장에 있는 기자협회장이 되고자 한다. 제일 먼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현장 지원반 신설이다. 세월호 현장에서 15일 동안 취재를 했다. 기자협회의 존재감은 제로에 가까웠다. 기자들이 배고프고 춥고 떨고 있었을 때 기자협회의 역할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현장 기자들은 한목소리로 얘기했다. 앞으로 기자협회장이라는 중책이 주어진다면 현장에서 고생하는 취재, 사진, 영상 기자들을 위한 이동하는 현장 지원반을 신설해 베이스캠프 역할을 하는 기자협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동시에 서울시 50 플러스 재단과 협업해서 은퇴를 준비하는 50대 선배들을 위해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를 운영하겠다. 세 후보 중에서 유일하게 육아휴직을 경험한 후보다. 여성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공감하는 후보로서 현재 27명의 임원 중에서 2명에 불과한 여성 임원의 비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려 한다.

-강진구 후보(이하 강진구): 기자로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힘들고 외롭고 불안한 시대다. 디지털 미디어 등장과 함께 단독, 속보, 클릭 경쟁은 갈수록 심해지고 언론 신뢰도 악화되고 있다. 신문과 방송, 통신사에 기사가 나왔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라 검증의 대상이 된 지 오래됐다. 진영 간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시민들은 기자들에 대한 극도의 불신감과 함께 유튜브를 통한 1인 미디어에 열광하고 있다. 언론의 신뢰 위기를 악용한 전략적 봉쇄 소송이 남발되면서 기자들이 취재가 아니라 수사와 재판을 받기 위해 검찰과 법원의 문을 넘어야 하는 일도 많아지고 있다. ‘기레기’ 혐오에 맞서서 스스로 존재 이유를 지키기 위해 싸워온 기자들은 의지할 곳이 없다.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니 지역 언론 사정은 더 열악했다. 저임금, 사주의 횡포, 포털의 지역 언론 차별로 이중삼중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기자들이 당면한 위기를 3대 위기라고 규정하고 싶다. 첫째가 신뢰의 위기, 둘째가 디지털 뉴미디어 등장에 따른 미래의 위기, 셋째가 지역 언론의 위기다. 기자협회가 더 이상 이달의 기자상을 나눠주는 친목 단체나 사교클럽으로 머물러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자협회는 전국의 1만명 기자들을 대표하는 단체로서 기자들이 당면한 이 3가지 위기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과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본다.

-김동훈 후보(이하 김동훈): 집 책꽂이에 아주 좋아하는 책이 있다. ‘한국기자협회 30년사’다. 여기에 한국의 언론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운 좋게 30년사 집필 작업을 참여했다. 1990년대 초 취준생 시절 용돈을 벌 겸 연표나 일지를 정리하다가 본격적으로 언론 필화 사건 같은 집필에도 참여했다. 어렵게 기자가 됐고 꿈에 그리던 기자협회 회원이 됐다. 한겨레 지회장, 부회장, 이달의 기자상 심사위원, 기자협회보 편집위원 등을 두루 거쳤다. 기자협회 55년 역사 중에 30년을 기록했고 25년을 몸으로 체험했다. 누구보다 기자협회가 왜 존재하고, 어떻게 탄생했고, 앞으로 어떤 지향점을 가지고 나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기자협회장 선거를 준비하면서 많은 회원을 만났다. 받은 명함만 2000장 정도가 된다. 소중한 목소리를 현장에서 들을 수 있었다. 이번 33개 공약 중 25개가 회원들이 내준 아이디어다. 실천 방안까지 제시했기 때문에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다.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공약과 실행계획은.
-강진구: 기자들이 당면한 3대 위기인 신뢰의 위기, 미래의 위기, 지역 언론의 위기는 포털 권력의 등장과 무관치 않다. 포털은 언론사가 아님에도 미디어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뉴스 서비스를 아무런 공적 규제 없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핵심 공약으로 포털 기본법 제정을 가져왔다. 포털 기본법에는 뉴스 알고리즘의 투명성, 뉴스 콘텐츠 활용을 통한 수익 배분 구조의 합리성, 지역뉴스의 균형 있는 배치 등 3대 원칙을 담았다. 기자협회장이 되면 회원 1만명의 서명을 받아 포털 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겠다.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요구하겠다. 가능한 내년 4월 총선 전에 각 당을 상대로 정책 협약을 추진하겠다. 특히 내년 4월부터 네이버가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뉴스 광고 배분 방식의 개편을 반드시 막아내겠다. 3조원이 넘는 광고 수익 중 뉴스 서비스를 통한 유입 효과는 제외하고 직접적인 뉴스 광고 수익 1000억원만 언론사에 배분한 채 기자들을 더 강도 높은 클릭 경쟁에 내모는 네이버의 의도에 기자들의 미래를 내둘 수 없다. 지역 언론의 위기와 관련해 대통령 비서실에 지역 언론 정책을 전담하는 비서관 신설을 요구하고 방통위원 중 한명은 반드시 지역에서 추천하도록 의무화하겠다. 지금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 눈치나 보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위상으로는 지역신문을 살릴 수 없다. 지역 언론의 중요성, 실태 조사, 공적 지원의 필요성, 정부의 지역 언론사의 가교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김동훈: 33개 공약 중 25개가 회원들이 내준 아이디어다. 특히 1년 차 기자가 5년 차 이하 기자들의 실질적 임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줬다. 청년내일채움공제라는 제도다. 이 아이디어는 정말 신선했다. 퇴직을 앞둔 어느 지역의 33년 차 노기자는 퇴직 후 기자 경험을 살려 초·중·고등학교에 신문 교육, 뉴스 리터러시 강사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보내줬다. 후보마다 공약들이 대동소이하다. 그 중 하나는 포털의 횡포 저지다. 임기 2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 다짐한다. 공정성과 공공성 강화, 몸으로 싸우면서 1만명 회원의 목소리를 담아 반드시 실천하겠다. 해외연수가 부활하지 않고 있는데, 단기연수부터 대폭적으로 확대해 회원들이 실질적으로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이달의 기자상에 대한 불만이 상당히 많다. 2년 동안 이달의 기자상 심사를 하면서 뼈저리게 느꼈던 것들 있다. 팩트체크와 크로스체크팀을 신설하고 전문보도영역을 사진, 영상, 그래픽으로 나눠서 시상하겠다. 지역 언론 활성화 문제 중 특히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광고 수수료 문제는 이구동성으로 나오는 문제다. 수수료 10%에 부가세 10%까지 떼면 100을 광고했을 때 80밖에 못 받는 처지다. 수수료 인하를 반드시 실현하겠다.

-손대선: 현장에서 회원들 만나면서 불만을 얘기해보라고 했는데 그 중 첫 번째가 기자 수첩 문제였다. 현장에서 취재하려면 수첩에 받침대가 있어야 하는데, 기자 수첩은 받침대가 없다. 아주 작은 일이지만, 그만큼 기자협회가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작은 일부터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장 지원 전담반, 여성 임원 확대, 상조 서비스 같은 것들이 최소한의 바람을 담아낼 수 있는 공약이다. 언론재단의 공공기관 대행 수수료 10%는 말이 안 된다. 류현진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떼가는 수수료가 5%인데 악마의 에이전트라는 소리를 듣는다. 언론재단이 악마의 에이전트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열악한 중소 언론사에게는 매우 큰 압박이 된다. 이것만은 고쳐야 한다.

△언론불신이 만연한 시대 속 기자들의 전문성 강화, 자질 향상을 위한 정책은.
-김동훈:
우리가 ‘기레기’ 소리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언론 신뢰를 회복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 평소에 좋은 보도를 한 타사 기자들을 찾아서 칭찬 문자를 보낸다. 이는 스스로 우리가 자존감을 회복하는 일이다. 훌륭한 인재가 회사를 그만두고 언론계를 떠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칭찬 문자를 보내다가 선거철을 맞아 더 많이 보내고 있다. 기자협회가 나서서 학습 소모임을 적극 지원할 생각이다. 탐사보도, 데이터저널리즘, 뉴미디어 관련 연구 소모임과 등산, 당구, 야구, 축구 등 여가활동 모임을 적극 활성화할 예정이다. 좋은 보도가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게 하려면 이달의 기자상이 재평가 받아야 한다. 포털의 횡포를 저지해야 우리의 콘텐츠가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론장악에 정면으로 대응하면서 언론개혁 실천은 물론, 노조 없는 지회의 언론 탄압과 인권 침해에 대응해 나가면서 그들의 버팀목이 되겠다.

-손대선: 언론불신을 극복할 수 있는 건 현장의 힘이다. 현장에서 모든 팩트가 나온다. 기자들이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취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게 기자협회의 역할이다. 3년 동안 서울시청 총간사를 했는데 기자 350명이 매년 서울시청 출입을 한다. 기자들의 자질 향상을 위해서 한 달에 한번 목요일 오후 5시 시정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시정 전반의 이해를 돕는 시간이었다. 매년 연말 기자들과 300만원 정도를 모금해 4년째 기부활동을 하고 있다. 축구 행사를 남녀 혼합으로 배드민턴 대회로 바꾸기도 했다. 매체별로 섞어 함께 어우러지도록 해 2년째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평가는 후한 편이다. 내부가 안정화 될 수 있고 외부적으로 봤을 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하겠다.

-강진구: 기자들이 반드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야 전문성이 발휘된다고 보지 않는다. 기자들의 전문성은 다양한 현장에서의 취재와 보도 경험을 기초로 했을 때 생긴다. 2012년에 공인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노동·탐사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전문 기자로서의 역량은 단순히 노무사 자격이 아닌 15년, 20년 쌓은 취재 경험이 시너지가 돼 발휘했다고 본다. 기자들의 전문영역 강화를 위해서는 입사 때부터 본인들의 의사를 반영해 체계적인 커리어 패스를 세워줘야 한다. 해당 전문 분야에서 활동하기 위해 어떤 직무가 필요한지 체계적으로 직무 분석을 해줘야 한다. 직무역량 부분은 기자협회가 국내외 기관들과 연계해서 프로그램을 제공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 기자들에게 지역 전문가로서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각 지자체와 자매결연을 맺은 해외 지자체와의 교류, 연수 등을 기자협회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해줘야 한다. 기자협회가 중심이 된 사회공헌 프로그램과 관련해, 얼마 전 수원에서 미래의 좋은 기자를 꿈꾸는 청소년을 상대로 강의를 했는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앞으로 기자협회 차원에서 기자들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기자들도 보람과 성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

△내부 소통 도구로서 공정보도위원회나 보도 책임자 재신임 투표 등에 대한 생각은.
-손대선:
스스로가 사내에 설치된 공정보도편집위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사람이다. 적어도 공정 보도를 위한 갈등 국면에서는 언제나 기자들의 편에 서겠다. 각사 별로 공정보도편집위원회 운영방식이 천차만별인데, 기자협회가 중심이 되는 매뉴얼을 갖고 운용할 수 있는 데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

-강진구: 그동안 편집권은 언론사의 경영권에 속한다는 게 전통적인 견해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서울남부지방법원의 MBC파업에 대한 판결을 시작으로 YTN 공정보도 파업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기초로 해 공정보도는 기자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근로조건이 됐다. 편집권이 경영권의 전속 소유물이라는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고 편집권은 경영자와 기자들이 공유하는 것으로 법적 판단이 내려진 것이다. 공정보도위원회, 보도 책임자 재신임 투표는 언론사 종사자와 경영진이 공유한 편집권을 올바르게 행사하기 위해 필요한 장치다. 이러한 과정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걸 반드시 부정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편집권의 민주적 행사다. 편집권의 민주적 행사 방법을 공정보도위원회나 보도 책임자 재신임 투표에만 한정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갈등은 최소화하면서 일선 기자들과 편집 책임자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

-김동훈: 처음 공정 보도를 위한 기구를 만든 것이 전국언론노조의 민주언론실천위원회(민실위)일 것이다. 과거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 민실위 위원장을 겸임했었다. 언론사의 공정 보도를 고민하는 기자들과 만나고 회의도 하면서 2년 넘게 유지했던 기억이 있다. 가장 안타까운 건 대다수 언론사들은 이 기구가 없다는 것이다. 있다 하더라도 존재감이 없었다. 공정보도를 위해 민실위, 공보위를 설치해 싸워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통을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편집국이나 보도국에 소통 데스크를 뒀으면 좋겠다. 한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아니라 연차별, 성별, 부서별 모든 선후배가 골고루 참여하는 소통위원회를 두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평소 귀와 마인드가 열려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소통에 대해서는 자신이 있다. 기자협회 안에서도 지역, 서울, 선후배, 좌우 막론하고 모두 소통할 수 있는 회장이 되겠다.

△회원들의 이념적 간극 조정 방안,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예비 기자협회 회원 기준은.
-강진구:
언론의 기본적인 책무는 자유로운 취재와 공정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해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있다. 언론의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은 다양한 생각을 가진 시민의 이해를 대변하고 언론의 자유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전제로, 이를 반드시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기자협회 역시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진 회원사를 무조건 하나의 목소리를 끌어모으는 데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 회원사와 기자들이 자신의 양심과 팩트에 기초해서 자신의 주장을 펼침에 있어서 장애가 되는 언론사 내외부 요인에 대해 자유롭게 해주는 게 기자협회의 가장 중요한 책무다. 기자들의 자유로운 취재를 방해하는 세력으로부터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가진 언론사들이 건전한 미디어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진보와 보수가 따로 있다고 볼 수 없다. 미디어 환경 변화로 인해서 정통 매체와 다른 미디어 기업이라고 하더라도 기자협회 회원사 심사에서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다만 기자협회 회원사가 되기 위해서는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이 입증돼야 하고 앞으로도 회원사를 심사할 때 최소한의 불변 기준이 돼야 한다.

-김동훈: 기자협회의 특성으로 회원사별, 지역별, 기자별로 차이가 크고 이념적으로 스펙트럼이 넓다. 이 때문에 기자협회 회장은 소통이 잘 돼야 한다. 소통의 아이콘이 돼야 한다. ‘굿 리스너’가 되고자 한다. 직접 만나서 회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 현장형 회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1964년 8월17일 기자협회가 창립됐을 때 당시 방송사는 기자협회에 들어올 수 없었다. 2000년대 들어서서는 인터넷 매체의 기자협회 가입을 막았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코미디 같은 일이다. 예비 기자협회 회원은 프리랜서 기자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정통 미디어가 아니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다. 다만 해당 매체와 기자의 건강성을 봐야한다. 매체와 기자의 보도 성과물을 보고 엄밀하게 잣대를 들이밀어야 한다. 기자협회가 신뢰가 쌓이고 위상이 높아졌을 때 기자협회 회원 가입의 문턱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손대선: 기자협회 회원사 특성상 진보와 보수, 인터넷 매체와 오프라인 매체, 방송과 통신, 종편 등 여러 가지 스펙트럼이 있는 건 사실이다. 이 같은 매체별 특성, 차이를 조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함부로 조정에 나섰다가는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다만 약속드릴 수 있는 건 긴밀한 소통이다. 서울시청에는 40개사가 출입을 하는데, 최근 10년 동안 수차례 매년 출입 정지 징계가 내려졌다. 하지만 총간사를 한 재임 3년 동안 단 한 번도 출입 정지 징계가 내려진 적이 없다. 서울시청에 여러 가지 긴박하고 첨예한 사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징계가 내려지지 않았다는 건 소통, 대화의 능력을 간접적으로 입증한 게 아닐까 싶다. 예비 기자협회 회원에 관련해서 기자협회는 문을 항상 열어야 한다. 다만 그 회원이 어떤 잘못을 했을 때 단호한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 기자들의 취재 지원 및 권익 보호와 디지털 기반 미디어의 ‘정론직필’ 역량 강화를 위한 계획은.
-김동훈:
예전 기자협회장 선거를 간선제로 할 때는 서울과 지역 회원 수가 5대5 정도로 비슷했다. 어느 순간 서울 회원 수는 늘어나고 지역 언론사의 가입 문턱이 높아지면서 현재 서울 회원이 지역보다 2배 더 많아졌다. 지역의 기자협회 기여도나 지난 회장 선거 투표율을 보면 지역이 서울보다 훨씬 높았다. 하지만 지역은 계속 소외되고 있다. 특히나 지역에 다닐 때마다 이구동성으로 들었던 건 포털의 횡포였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광고 수수료, 적어도 5%는 인하하겠다.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은 처음부터 일반법이 안 되는 바람에 한시법을 연장할 때마다 고생하고 있다.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 시절 거의 2달 동안 국회에서 살다시피 했다. 한시법인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을 일반법화하지는 못해도 연장하기 위해서 노력했고 결국 해냈다. 2021년까지 연장돼 있다. 하지만 지원액은 터무니없다. 처음에 400억원으로 시작했는데 올해 지원액은 95억원이고, 실제로 85억원이다. 지역 기자들을 위해 여러 공약을 내걸었다. 육아휴직은 서울의 전유물이 아니다. 지역 기자들을 위한 찾아가는 교육도 시작하겠다.

-손대선: 2001년 중부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근본이 지역지 출신이다 보니 지역지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지역이 살아야 중앙이 산다. 지역이 튼튼하지 않으면 중앙도 흔들린다. 지역지 기자들은 고령화를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기자협회의 1만명 회원 중에서 23%가 50대다. 지역의 경우는 이 문제가 더 심각하다. 기자들이 퇴직했는데도 신규 인력 수혈이 안 되고 있다. 인력, 복지 문제에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고 취재환경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지역 언론을 위한 공약 중에는 언론재단의 광고 수수료 인하 등이 있다. 또한 현장 지원반을 통해 지역 언론의 모자란 인력과 열악한 환경을 지원하는 전국적인 취재 지원망을 갖추도록 노력하겠다.

-강진구: 기자협회장 후보로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지역기자협회장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매년 언론재단이 기획취재물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역사가 올린 건 번번이 누락되고, 지역사 자체에서 해외취재를 보내는 것도 여력이 안된다는 하소연이었다. 이와 관련해 언론재단 상임이사를 만나 지역 언론의 어려움을 얘기했고 언론재단의 기획취재물 선정에 있어서 지역 언론사에 가산점을 주고 지역협회장이 추천하는 기획취재물은 반드시 우선 지원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협회 활동에 있어서 지역사의 차별과 소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기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회장이 되면 수석부회장제도를 신설해서 지역 기자에게 수석부회장을 맡기도록 하겠다. 수시로 수석부회장과 긴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지역 언론사의 어려운 사정을 협회 차원에서 개선해줄 만한 점이 있는지 끊임없이 살펴보겠다. 매달 한 번씩 10개 시도 협회를 돌아보면서 지역협회장과 지회장들을 만나 현장을 의견을 청취하겠다.

△남북언론인과의 교류 활성화 방안은.
-손대선:
2017년부터 남북언론인 교류추진단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고 북한 기자들이 왔을 때도 여러가지 직접 제안을 했지만, 남북언론인 교류는 북측의 거절로 좌절되곤 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기자협회의 제안은 정부의 정책에 쫓아가는 경우로 국한돼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국제기자연맹 총회 개최를 제안한다. 국제기자연맹 총회는 2001년 개최하고 20년 동안 열리지 않았다. 3년마다 열리는 기자 올림픽이라고 할 수 있다. 총회를 유치해 조선기자동맹을 기자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초청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충분히 명분이 있고 정부 정책을 쫓아가는 게 아닌 기자협회가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효과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

-강진구: 남북언론인 교류 활성화는 언론인 자체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개선되기만을 바라면서 교류 활성화에 대해 기자협회에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도 책임 방기라고 생각한다. 기자협회는 김대중 정부 시절 언론노조와 한국PD연합회와 함께 6·15공동위원회 언론 분과에서 함께 활동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단체들과 함께 남북언론인 교류 활성화를 연구하고 준비해야 한다. 남북관계가 다소 경색 국면에 있다고 하더라도 민간 교류 차원에서 언론인 교류를 활성화할 방법이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해보겠다. 특히 스포츠, 학술, 문화 등 정치색이 덜하고 민족 동일성을 회복할 수 있는 분야부터 추진하겠다. 통일부를 통해 북측 기자들과 공동 연구나 토론회 등 남북 교류 협력 신청을 할 생각이다.

-김동훈: 공약을 내걸면서 가장 고심하고 신경 쓴 게 남북언론인 교류 활성화다. 민족 동질성 회복이 기자협회 5대 강령에 들어가 있다. 개인적으로 아버지의 고향이 평양이다. 11년 전에 금강산에서 기자협회 임원으로 북한 기자들과 교류를 한 적이 있다. 그 감동은 계속 남아있다. 언론은 우리 민족 동질성 회복에 가장 앞장서 있어야 하는 분야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언론본부(언론본부)라는 조직이 있다. 굉장히 중요한 조직이고 활동도 많이 했다. 남북언론인 교류 관련 위원회가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충분히 활동하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다. 회장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언론본부부터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것이다. 상황이 어렵다고 마냥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계속 북한 언론인들과 접촉할 방안을 모색해 반드시 금강산에서 언론인 행사 성사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자협회 기관지이자 언론 비평지 역할을 하고 있는 기자협회보의 정체성, 가야할 방향은.
-강진구:
기자협회보는 기본적으로 회원사와 기자들이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저널리즘의 원칙을 훼손하는 언론의 공적들에 대한 비판, 감시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이를 위해 기자협회보는 단순한 소식지를 넘어서서 탐사보도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탐사보도전문기자로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는 포털의 문제점을 집중 분석하는 시리즈물을 준비할 생각이다. 문제는 다양한 언론사 현황과 관련해 회원사 간 의견이 상충되는 경우 기자협회보가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이다. 내부 의견이 통일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자협회보가 특정 현안에 침묵하거나 어느 한쪽의 의견만을 대변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기자협회보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회원사와 기자들의 소통과 공론의 장이 돼야 한다. 내부 의견이 통일되지 않는 경우 서로 다른 의견이 충분히 개진될 기회가 보장돼야 한다.

-김동훈: 기자협회는 1964년 8월17일 창립됐고 그로부터 석달 후인 11월10일, 역사적인 기자협회보의 창간호가 나온다. 지금 들고 있는 건 기자협회보 축쇄판 1권이다. 창간호부터 40호까지 담겨있다. 이 소중한 자료가 기자협회에 없다면 기증할 생각도 있다. 기자협회보는 과거에 우리나라 최초의 언론 비평지로서 훌륭한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협회보가 회원들을 비판할 수 있느냐는 딜레마에 빠져있는 게 사실이다. 매체가 다변화하고 언론 비평지도 많이 늘어났다. 기자협회보에 대한 정체성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 기자협회보가 자질이 부족한 회원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 할 수 있다. 더 우선적인 건 사주에 대한 비판이다. 언론에 대한 이해나 철학도 없는 천박한 언론 자본들, 기자를 탄압하는 사주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본다. 회원의 권익 옹호와 언론 비평지의 역할, 두 사이에서 동시에 수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자협회 회장이 되면 기자협회보의 발행인이 되는데, 기자협회보의 독립성은 확실히 보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손대선: 기자협회장은 발행인이다. 발행을 책임지는 역할을 할 뿐이다. 그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편집권 침해라고 생각을 한다. 기자협회보는 편집국장을 비롯한 기자들에게 권한이 위임돼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에 대해 간섭할 생각이 전혀 없다. 다만 회원사에 대한 비판 정도는 다른 비평지보다 다른, 조금 더 세련된 방식이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세련된 방식이라는 건 조금 더 세밀한,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고 거기에 따른 엄중한 책임의식이라고 생각한다.

△기자들 안전망에 대한 의견은.
-김동훈:
공약으로 내건 것 중에 기자 고충 창구로서 기자협회 블라인드 앱 개설이 있다. 이 아이디어도 회원 중 젊은 기자가 낸 것이다. 고충을 모아 해결해 나가겠다. 그동안 역대 회장들의 실천이 어려운 부분이었던 법률지원문제가 있다. 기자들은 소송이나 언론중재위원회(언중위) 제소도 많이 당한다. 기자협회에서 해줄 게 없다. 언중위 제소와 민·형사 소송에 대한 법률 지원을 가시적으로 해야 한다. 기자협회에 자문변호사가 있지만,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법무부 훈령으로 법조 출입 기자들은 난리가 났다. 일하기도 바쁜데 법무부와 면담하고 항의하느라 정신이 없다. 기자협회는 전혀 지원을 못 하고 있다. 부당한 정책이나 발언에 대해 힘있게 대응해 나가겠다. 특히 사진, 영상 취재기자들은 신변 보호를 못 받고 있는 실정이다.

-손대선: 지역 종합일간지에서 일했을 때 선배들은 “신문은 10년 안에 그 용도를 다할 것”이라는 말을 했다. 여전히 신문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어렵다 하지만 방송도 마찬가지다. 방송 신뢰도는 최상위권이다. 위기가 아닌 적이 없었다. 항상 위기였다. 박근혜 정권 탄핵 직후 몽골 기자협회 주최로 토론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국경없는기자회에서 발표한 언론 자유 지수 순위는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하위권이었다. 몽골보다 순위가 낮아 몽골 기자들이 약간 놀렸던 기억도 있다. 몽골 기자에게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적어도 우리는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중요한 어젠다를 제공했고 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몽골 기자도 수긍했던 것 같다. 언론의 위기는 한 번도 아닌 적이 없었다. 테러와 악의적 공격을 받기도 하고 갖은 비하 욕을 먹기도 하지만 기자협회가 중심이 돼 새로운 어젠다를 제시할 수 있는 역할을 하도록 바라고 있다.

-강진구: 언론을 시장 논리에만 맡겨서는 언론사와의 경쟁 심화, 임금 하락, 고용 불안정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광고주의 영향력은 증대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언론과 기자들이 광고주의 압박과 생존의 위협에서 벗어나서 본연의 소명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공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언론과 기자의 신뢰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기자들에 대한 공적인 지원은 여론의 지지를 받기 쉽지 않다. 신문과 방송의 광고 물량을 계속해서 빨아들이면서 아무런 공적인 제재를 받지 않는 포털에 대해서 미디어의 균형 발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도 포털 기본법 제정이 필요하다. 기자들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묻지마 소송이나 전략적 봉쇄 소송 위험으로부터의 안전망 확보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자협회 내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겠다고 공약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제가 회장이 되면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내고 언론법 권위자인 경북대 로스쿨 교수 출신인 신평 변호사가 기꺼이 법률지원단장 맡겠다고 약속했다. 명백한 허위 주장에 대해서는 언중위에서 기각 또는 각하 결정하고 신청인이 불복 시 소송을 해당 언론사가 아닌 언중위가 대행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해 소송의 위협으로부터 최소화하는 장치를 강구 하도록 하겠다.

△신문법, 방송법 개정 방향에 대한 의견은
-손대선:
그동안 신문법이나 방송법 개정 관련 요구는 정치적 공학 관계에 따라 이리저리 재단됐었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신문법이나 방송법 개정에서 큰 논란이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기자들이 마음 놓고 기사를 쓸 수 있는 환경 조성이다. 공정한 보도를 위한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 이 같은 선상에서 신문법, 방송법 개정이 논의됐으면 한다.

-강진구: 크게 보면 신문법 개정은 신문에 대한 공적 지원 확대와 편집권 독립 강화로 이뤄졌다. 신문법 개정 기본적인 방향은 틀리지 않았다고 본다. 다만 현재 언론재단 기금이나 지역언론발전기금을 합쳐도 수백억원 정도의 공적 지원으로는 신문사들이 당면한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에 한계가 있다. 공적 지원과 편집권 독립을 연계하는 것도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신문에 대한 재정적 지원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포털 기본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도 결국 지상파 편성권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향이 관건이다. 박홍근 의원이 야당 의원 시절 제출한 법안이나 박대출 의원이 제출한 법안은 정치적 타협과 흥정에 의해 방송사 사장이나 경영진이 임명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 방송을 정치적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시청자 주권에 기초한 국민의 방송으로 바꾸려면 정당의 추천이 아닌 일반 시민들이 방송사 사장이나 임원 선발 과정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확대해야 한다. 이 점에서 법원이 채택한 배심원제도를 방송사 경영진 선출 과정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기자협회는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을 통과시킬 때 언론노조와 함께 역할을 했으나 지역신문발전법이 거의 망가지고 유명무실해지는 지난 8년간 그 어떤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점에서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김동훈: 신문법 개정 문제는 언론계의 해묵은 과제다. 두 번의 개정을 거치면서 언론의 공적 기능은 훼손됐고 그 사이 과잉 경쟁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편집권 독립과 공적 기능 강화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방향이다. 정보의 홍수, 가짜뉴스에 대한 대중들의 피로도가 엄청나다. 그 점에서 반드시 이 부분을 반영한 신문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업계 기능을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무조건 하지마’가 아니라 교란된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는 일에 초점을 맞춰달라는 것이다. 독자와 신문 산업 모두를 위한 법안인 신문 구독료 세액 공제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방송법과 관련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던 사람이다. 나눠먹기식 이사회 폐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큰 혼란이 있었다. 이사를 13명으로 늘리고 2/3 이상 찬성을 얻도록 하자는 게 2013년, 2017년 대통령 공약이었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상대 당 의견을 협조하지 않아 구태가 반복되고 있다. 인사 추천과 회계 투명성 살려 공영방송이 다시 새 날갯짓을 할 수 있도록 기자협회가 함께 노력하겠다.

△‘김영란법’에 속한 직업군 중 언론인만 국가적으로 지원을 받는 연금이나 공적 지원이 없다. 기자들 퇴직 후 최소한의 생활이 보장되는 방안과 복지정책은.
-강진구:
법률을 통해 공적 의무를 부과한 직군에 대해서는 국가가 상응하는 신분이나 생활을 보전하는 것은 당연한 순리고 이치다. 문제는 연금이나 공적 지원은 국민의 부담에 기초한 것이다. 따라서 언론에 대한 공적 지원 역시 국민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이 점에서 언론인의 연금이나 공적 지원을 실현 가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렇다고 당장 퇴직을 앞둔 기자들의 막막한 생계 불안 문제를 방치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퇴직 기자들은 오랜 기간 정보를 수집하고 가공한 업무를 담당한 지식 노동자로서 지식과 정보를 활용한 부가가치 창출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적합한 인재들이다. 기자들의 전문 역량이 은퇴 후 곧바로 사장되는 건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이다. 따라서 기자협회가 앞장서 퇴직을 앞둔 기자들을 상대로 노동과 산업 인력공단 등 공적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퇴직 전 일정 기간 기자들의 전문 역량을 진단하고 은퇴 후 적합한 제2의 직업을 제시하고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기 위한 직업 훈련을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 퇴직 기자들이 제2의 인생을 NIE 등 언론 유관업종으로만 좁힐 필요는 없다. 숲 해설사, 문화해설사, 여행 가이드, 번역가, 헤드헌터, 전문 코칭, 직업 상담 등 다양한 전직 지원을 기자협회가 고민해야 한다.

-김동훈: 김영란법 제정됐을 때 환영하고 찬성했다. 우리는 의무를 잔뜩 짊어지고 있고 마땅히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권리는 없다. 교사, 공무원은 연금이 있지만, 우리는 연금이 없다. 그래서 과감하게 언론인 연금을 다시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 언론인 공제 사업은 입법 과정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했다. 장기적으로 언론인 공제 사업을 복원할 필요가 있고 한발 더 나아가서 퇴직충당금을 기자 연금화하고, 기자연금법 국회 발의까지 임기 내에 할 수 있도록 국회 문턱이 닳도록 다니겠다. 저연차 기자들을 위해서는 청년내일채움공제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5년차 이하 기자들이 소액을 내면 임금의 20~30% 가까이 상승하는 효과가 있다. 양해각서를 체결해 회사를 압박하면 실현할 수 있다. 더 나아가서 기자협회가 시행하고 있는 제도인데도 잘 몰라 찾지 못한 것도 있다. 대학원 학비 지원, 결혼 축의금 등이 있다.

-손대선: 언론에 대한 불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김영란법 자체를 기자협회에서 꺼내는 순간 또 다른 비판에 직면한다는 게 현실적 사안이다. 부회장 활동을 하면서 법적 테두리 안에서 언론인공제회의 가능성을 여야 대표들과 만나며 타진을 했는데 현실적으로 국가 재정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재원이 수천억원이 들 수밖에 없고 자부담 역시 천문학적이다. 이 때문에 기자협회가 갖고있는 역량을 통해서 최소한의 복지혜택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초적인 상조서비스, 다양한 현장 지원 같은 체감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웠다. 기자협회의 재정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재정 상황을 벗어나는 시도가 의미 있을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기자협회 축구대회에 대한 평가 및 대안은.
-김동훈:
축구대회가 승부욕으로 과열돼 있다. 친목 목적인데 1등 언론사를 가리는 대리전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부작용이 심각하다. 과거 90년대 초 축구대회 때 선수가 사망한 불행한 사건이 있었다. 그래서 전국대회가 폐지됐다. 남성 기자들은 대회에 강제 동원되고 있고 여성 기자는 비어있는 남성 기자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비번으로 나와 일하는 경우도 있다. 축구선수 강제출전 문제도 있고 부정선수로 문제로 올해 많은 논란이 있었다. 야구대회를 만들어 4회째 잘 되고 있는데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다. 축구대회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기면 그만이다. 야구, 농구, 등산 등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축구대회에 대해 과감히 대수술하고 그 자리에 가족 축제를 만들겠다.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하루 동안 아이들과 부모가 즐길 수 있는 화합과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손대선: 기자협회 축구대회는 화합의 장으로서 기능을 상실했다. 진행 과정에서 과열 양상 계속 드러났다. 당장 내년 4월에 열려 어쩔 수 없이 내년까지 행사를 진행하긴 해야 한다. 다만 내후년부터 존립 자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공약에 축구대회 일몰제를 제안했다. 2년 이내에 축구대회를 폐지하고 다른 행사로 전환하겠다. 기존 축구대회는 동호회 수준으로 바꿀 것이다. 사람이 다치고 다투는 그런 축구대회는 사라져야 한다. 인천·경기기자협회 체육 대회에서 푸드트럭이 있었고 대구·경북기자협회 체육대회 경우는 에어쿠션 놀이터가 있었다. 두 지역 체육 대회의 장점을 결합해 가족들이 함께하고 어린이가 즐길 수 있는 행사를 만들겠다.

-강진구: 기자협회 축구대회 폐지 논의에 앞서서 그 역사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60~70년대 권위주의 정권 시절 기자들이 연대의 장을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했다. 어느새 기자협회 축구대회가 연대 정신이 사라지고 각 언론사의 치열한 승부욕만 남으면서 남성 중심 문화, 구시대 유물처럼 평가받고 있다. 기자협회 축구대회가 초기 선배들의 연대 정신을 살리지 못하고 각사의 경쟁만 부채질하는 그들만의 리그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판단이 되면 과감히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 걷기대회, 족구, 줄다리기 등 전체 기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창구는 얼마든지 있다. 다만 기자협회 축구대회를 여기자들도 일정 비율 선수로 참여하도록 하고 편집·보도국장이 평기자들과 함께 뛰는 등 대동제 형식으로 전환해 기자협회 선배들의 연대 정신과 역사성 살릴 수 있는 여지는 없는지에 대한 고민도 이뤄져야 한다.

△기자협회의 부족한 예산 확충 계획, 협회 직원들을 위한 복지 정책은.
-손대선:
기자협회 한 해 살림은 약 30억원이다. “기자협회가 200억원 정도 곳간에 쌓아놓는 거 아니냐” “우리가 내는 회비가 어디로 가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실질적으로 1만명이 월 1만원, 1년에 12만원 정도 낸다. 지역 기자협회에 떼주고 나면 기자협회가 가져오는 건 10억원이 채 안 된다. 나머지는 기자협회 사무국 직원들이나 기자협회장의 영업 활동과 정부 사업 등으로 비용을 충당한다. 기자협회 살림살이는 빠듯하다. 1만명을 대표하는 직능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예산 규모는 열악하다. 회장이 되면 기자협회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주어진 법적 틀 안에서 식구를 먹여 살릴 노력을 할 것이다. 협회 직원들이 최근 수년 동안 복지혜택 나아지고 임금 상승하고 호봉제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하지만, 저임금의 고강도 노동 속에서 퇴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강진구: 회원들의 재교육이나 각종 행사를 위한 예산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맹목적으로 기자협회가 수익을 좇는 사업을 할 수는 없다. 정체성과 명분을 지키면서도 기자협회의 재정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생각해봐야 한다. 매년 기자협회에서 의례적인 해외 언론인과 교류를 하는데 이런 부분들을 최소화하고 세계적인 저널리스트를 초청하는 포럼 등을 개최해 행사의 격을 높이면서 후원사의 후원액을 늘리는 방법이 가능할 것이다. 포털이 뉴스 콘텐츠 활용을 통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거둬 들이면서 뉴스 콘텐츠 진흥을 위한 아무런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고 있다. 포털을 상대로 매년 일정 비율을 뉴스콘텐츠진흥기금으로 출연할 것을 요구할 생각이다. 이렇게 해서 조성된 기금을 기자들의 직무역량 향상과 해외연수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것이다. 현재 협회 직원들의 복지 문제는 사기 진작을 위해 가능한 예산 범위 내에서 증액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당장에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역신문사 기자들은 거의 최저임금에 가까운 급여를 받으며 일하고 있는 걸 감안할 필요도 있다. 협회 직원들의 평균 급여나 동종업계 평균 임금, 예산 사정 등을 고려해 적정한 수준의 급여와 복지가 이뤄지도록 하겠다.

-김동훈: 과거 회장 중에 예산 확보를 못하는 분들이 있었다. 그때 협회 직원들의 월급도 못 주는 지경까지 내몰렸었다. 기자협회 회장은 먹여 살리는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 협회 1년 예산이 약 30억원 정도 되는데, 회비로 충당되는 건 10억원 정도 밖에 안 된다. 협회 직원들이 14명이다. 14명 인건비 정도밖에 회비 충당이 안 된다. 지금까지 세계기자대회를 통해 기업 협찬을 받고 기자협회보 광고로 충당을 했다. 앞으로는 좋은 프로젝트를 개발해야 한다. 언론재단과 방송발전기금에 좋은 프로젝트를 제시해 받아오고 양대 포털에도 기금을 내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겠다. 합법적 후원을 받고 불필요한 예산은 줄여나가겠다. 기자협회 직원의 복지제도를 보면 좋은 것이 딱 한 가지 있다. 가족 1명을 포함한 건강검진이다. 그 외에는 굉장히 어렵다. 언론재단에서 운영하고 있는 언론인 금고 지원 대상에 기자협회 직원들이 빠져있다. 기자협회도 정부광고대행 수수료를 내고 있고 언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지원 대상이 아닌 점이 아쉽다. 기자협회 직원들도 재교육을 위해 초단기 연수라도 보낼 수 있게 하겠다.

△한국기자협회와 기자협회장에 대한 정의는.
-강진구:
한국기자협회는 기자들의 존재 이유를 지키는 단체라고 답하겠다. 기자들의 존재 이유는 자유로운 취재와 공정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이를 통해 건전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있다. 기자협회장은 기자의 대표로서 기자 본연의 사명에 충실해 언론을 언론답게 기자를 기자답게 하는 데 있어서 장애물을 제거하고, 할 말은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답하겠다.

-김동훈: 기자협회가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기자협회 정체성을 알아야 한다. 창립 배경부터 살펴보면 1964년 8월17일 박정희 정권이 추진한 언론윤리위법이라는 악법이 제정되는데, 이 법을 저지하기 위해 투쟁의 구심체를 만든 게 한국기자협회다. 기자협회 5대 강령 중 첫 번째가 언론자유 수호다. 두 번째는 기자권익 옹호다. 과거 언론노조가 없던 시대에 한국기자협회는 언론노조의 역할도 겸했다. 지금도 노조가 없는 회원사들이 많다. 저급한 언론 자본이 들어와 기자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다. 기자들은 버텨내야 한다. 회원들에게 기자협회는 버팀목, 기댈 언덕이 되어야 한다. 물론 기자협회와 언론노조는 보완적 존재로서 서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다만 기자협회가 회원의 이익을 좀 더 옹호해 달라는 요구도 강한 게 사실이다. 언론노조와 같은 사회적 역할에 더해서 회원들의 혜택, 이익을 위해 옹호할 수 있는 기자협회가 되어야 한다. 기자협회장은 회원들을 위해 헌신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회원들의 권익을 위한 법 개정, 제정을 위해 국회에 살다시피 해야 한다. 국회 문턱이 마르고 닳도록 드나들겠다.

-손대선: 한국기자협회는 언론 자유 창달과 회원 이익 보호를 위한 단체라고 생각한다. 이를 대표하는 기자협회장은 올바르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기자협회장의 모습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호흡하면서 기자들이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기자협회장이 넥타이만 매고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이 있는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기자들과 함께 뛰면서 기자들을 위한 현장 회장이 되는 게 목표다.

△기자협회 발전을 위해 하고 싶은 얘기는.
-김동훈:
우선 손대선 후보, 강진구 후보 정말 멋지고 공정하게 경쟁해 주셔서 감사하다. 반드시 한국기자협회 발전의 밑거름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당선이 된다면 두 후보의 좋은 공약들을 받아 꼭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자협회는 스펙트럼이 넓고 회원들의 다양성이 존재하는 곳이다. 따라서 기자협회는 정말 소통이 잘 돼야 한다. 소통이 잘되는 사람이 기자협회장에 당선돼야 한다. 항상 누구를 만나든 간에 먼저 반갑게 인사하고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열린 마인드로, 소통의 아이콘으로 여러분의 의견을 중시하겠다. 33개 공약 중에 25개가 여러분들이 내주신 공약이다. 실천도 함께 하겠다. 소통이 잘 돼야 강한 기자협회, 열린 기자협회, 달라진 기자협회가 될 수 있다. 9일은 1명의 회원이 1만명의 회장을 모시는 날이다. 회장에 당선되더라도 항상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1만명 회원들을 대하겠다.

-손대선: 선거를 하다 과열이 되면 부작용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를 하면 금품향응이 단골로 등장한다. 지난 수개월 동안 지역을 다니고 선후배 기자들의 말을 들으면서 이토록 깨끗한 선거가 있을지 기자협회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됐다. 누구도 금품이나 향응, 자리를 요구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들의 지역, 회사에서의 고민을 거리낌 없이 내보여줬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기자협회보에 선거 후기를 기고해보고 싶다. 유일한 40대 후보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건지 공약을 성심성의껏 만들었는데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강진구: 지금 기자들이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시대다. 이러한 어려운 시대에 기자협회 대표로 나온 두 분에게 깊은 박수를 보낸다. 위기는 곧 기회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사정 속에서 우리가 오랫동안 잊었던 기자의 꿈을 기자협회 선거를 통해 다시 불러내고 이를 통해 기자협회가 결속되고, 모든 후보들이 승자가 되는 날이 되기를 바란다.


박지은 기자 jeeniep@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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