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YTN이다"…YTN, 공정방송 총파업 돌입

YTN 총파업 출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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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정상화 투쟁, 시작도 YTN 끝도 YTN" "공정방송 9년 투쟁 최남수가 웬말이냐"


2008년 이명박 정권의 낙하산 사장 선임에 반대하며 '공정방송 사수 투쟁'의 포문을 열었던 YTN이 6년 만에 다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노사합의 파기, MB칭송 칼럼, 성희롱 트윗 등으로 비판받는 최남수 사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YTN 정상화를 이룰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YTN 구성원들은 '시작도 끝도 YTN'이라는 구호처럼 지난 10년간의 공정방송 투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창사 이래 세번째 파업에 나섰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1일 오전 서울 상암 YTN사옥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번 파업은 지난해 12월 치러진 투표에서 역대 최고치인 79.57%(261명)의 찬성률로 가결됐다. 파업 참여율은 80.3%, 해외 특파원 전원과 정치부장, 스포츠부장, 지국장 등 보직간부들도 동참했다.


총파업을 이끄는 박진수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지난 10년 간 비정상적이고 부당한 언론사가 사회에 미치는 폐혜를 여러분과 제가 똑똑히 목도했다"며 "(파업을 통해) 구체제의 과거를 끝내고 개혁과 혁신의 출발을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YTN을 다시 세우고 보도국 독립을 이루고 정상화 깃발을 드는 파업이 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제가 함께 가겠다"며 "최남수, 부역적폐 이제 그만 끝내고 이기자. 파업이라는 단어가 회환과 통탄이 아니라 승리‧기쁨의 단어이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출정식에는 김환균 언론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 안형준 방송기자연합회장, 언론노조 성재호 KBS본부장, 김연국 MBC본부장, 윤창현 SBS본부장, 한대광 경향신문지부장, 신정원 뉴시스지부장 등이 참석해 연대 발언으로 힘을 보탰다.


정규성 한국기자협회 회장은 "최남수 사장은 위기 때마다, 두 번이나 YTN을 떠났다. 그런 분이 지금 와서 YTN을 경영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언론의 생명은 진실과 신뢰인데, 최 사장은 여러분이 어렵사리 만든 노사합의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저버렸다.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성재호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최남수가 지난 10년 간 뭘 했는지 들어본 적 없다. 언론장악에 맞서 제일 먼저 일어서서 싸웠던 YTN의 수장이 될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본색을 드러냈다"며 "오늘은 YTN 파업의 첫째날이지만 10년의 싸움을 마무리하는 투쟁의 첫날이기도 하다. 이길 수밖에 없다. KBS 조합원들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도 "우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더 열심히 취재하고 좋은 방송을 만들어 낼 자격이 있다"며 "대한민국 사법부가 판결했다. 공정방송은 방송사 종사자들의 중요한 근로조건이므로 단체 행동‧쟁의행위에 나서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보장한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SBS본부장은 "최남수의 YTN? 경쟁방송사 입장에서 냉정하게 말하면 겁나지 않는다"며 "신뢰가 밥줄이 되는 세상이다. 공정방송은 명분이 아니라 시장의 질서가 됐다. 최남수가 신뢰를 보장할 수 있나. 이번 파업은 현실적으로 여러분과 가족, 자녀, 미래를 위한 싸움"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을 처음 경험하는 7년차 한연희 YTN 기자는 "2012년 파업 당시 수습 교육 중이어서 파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복잡한 마음이 든다. 후배들과 함께 파업 참가를 결정한 부장선배들의 따뜻한 마음을 안고 있다"며 "최남수는 스스로 기회를 차버렸다. 우리는 최남수를 몰아내는 것뿐 아니라 그 이후 YTN이 어떤 보도를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YTN지부는 총파업 투쟁 선언문에서 "최남수씨 사퇴를 요구하면서 총파업 전 일주일이라는 시간을 줬지만 그 시간은 의미 없이 흘러갔다"며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최남수씨는 무엇을 했는가? 노동조합과 조합원 12명 앞으로 백과사전보다 두꺼운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보낸 게 전부였다"고 지적했다.


YTN지부는 "최남수씨에게는 관심 밖인 YTN 방송을 우리 손으로 살리겠다. 이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당연히 최남수씨 사퇴다"라며 "합의파기, MB칭송 그리고 성희롱 등 최남수씨가 YTN 사장으로 부적합하다는 근거는 더 이상 구구절절 나열하지 않겠다. 부적격 사장을 몰아내고, 방송을 정상화 하는 것, 그것이 진정으로 YTN 방송이 살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출정식을 마친 구성원들은 '내가 YTN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수건을 YTN 사옥 앞 나무에 매달며 파업 승리를 다짐했다. 오후에는 임원실이 있는 7층으로 올라 연좌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상암, 여의도 등지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할 예정이다.  


YTN 사측은 노조의 총파업에 유감을 표하며 최 사장의 사퇴불가 입장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했다. 


YTN 사측은 총파업 돌입 전날인 지난 1월31일 사내게시판에 "회사는 노동기본권의 존중과는 별개로 이번 파업을 정당하게 보지는 않는다. 임금협상 결렬을 파업으로 가는 수단으로 삼으면서 실제는 사장퇴진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방송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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