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뷰 올려라" 카카오채널 연예기사에 혈안된 언론사들

아웃링크 방식 플랫폼으로 트래픽 유입 비중 60~80%
언론사 앞다퉈 콘텐츠 제공…뉴스는 뒷전, 가십기사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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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채널이 모바일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 유입 경로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언론사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언론사들의 카카오채널을 통한 모바일 트래픽 유입 비중은 전체 비중의 60~8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모바일의 경우 ‘인링크 방식(콘텐츠를 노출시킨 플랫폼 사업자에게 트래픽이 유입되는 것)’이라 언론사에 유입되는 트래픽이 없는 반면 카카오채널은 ‘아웃링크 방식’이라 보는 만큼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의 트래픽으로 잡힌다.


더구나 경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의 경우 ‘좋아요’ ‘댓글’ ‘공유’ 등의 누적 회수에 따라 노출 빈도에 차별을 둬 후발 주자일수록 불리한 점도 언론사들이 카카오채널을 선호하는 이유다.


▲카카오채널이 모바일 트래픽을 끌어 모으는 유입 경로로 급부상하면서 주요 언론사들의 참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사의 연성화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장점 덕에 지난해 하반기 중앙일보를 시작으로 KBS, 조선일보 등 주요 언론사들이 카카오채널에 잇달아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관계자는 “있는 콘텐츠를 재가공해 사진을 붙이고 제목을 수정하는 식으로 카카오채널용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며 “들어가는 품에 비해 효과가 좋다보니 언론사들이 다 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게다가 지난달부터 카카오가 카카오채널의 문호를 전면 개방한 것도 언론사의 관심이 더욱 커진 이유다.
최근 카카오채널에 들어간 한 신문사 관계자는 “네이버 의존도를 낮추고 SNS를 통한 PV(Page View·기사 링크를 클릭해 페이지를 여는 수)나 광고수익 등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카카오채널 안에서도 경쟁이 심해지면서 노출되는 콘텐츠의 ‘연성화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신문사 담당 기자는 “플랫폼 특성상 10대와 30대 여성 등이 주 이용층으로 보이며 연예뉴스의 클릭률이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다”면서도 “포털에서 노출되는 기사도 연성화되고 있는데 카카오채널은 이보다 더 연성화 된 연예인에 대한 신변잡기 기사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와인 잔에 얼굴 쑥…세상 둘만 사는 ‘양자매’>, <권상우 손태영 부부, 아빠 빼닮은 아들 공개> <출근길 패션쇼 모델, 아 이분!!!>, <연예계를 떠난 후 10년만에 근황 포착된 여배우> <홍대 짜장면, 12분 만에 먹으면 공짜> 등이 지난 20일 카카오채널에서 노출된 주요 언론사 기사 제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콘텐츠로 만든 트래픽 역시 ‘모래성’과 같아 플랫폼 정책변화나 쇠락에 따라 크게 요동칠 수 있는 점이다.


언론계에선 단기간 폭발적인 트래픽 증가와 함께 이런 위험성 때문에 카카오채널을 ‘제2의 뉴스캐스트’로 일컫는다.


네이버가 지난 2009년 뉴스 노출방식을 뉴스캐스트로 전환하면서 언론사 트래픽이 급증했지만 4년 뒤 뉴스스탠드로 전환되면서 트래픽이 50% 이상 급감했다.

더구나 흥미위주의 뉴스나 콘텐츠로 채워지다 보니 독자들이 알아야 할 뉴스는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디지털뉴스 중개자인 양 포털이 이용자들의 방문 회수에만 신경을 쓴다”면서 “하지만 건강한 저널리즘과 모바일 생태계를 위해 독자들이 알아야 할 뉴스에 대한 배려와 고민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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