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환 서울경제 대표이사 부회장이 1일 신년사에서 "소통과 화합, 개혁과 혁신에 중점을 둘 것"이라며 "소통과 이를 기반으로 한 화합은 ‘100년 기업 서경’을 위한 핵심 전제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어 "인사평가시스템을 도입했고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뉴스데스크를 추진하겠다"며 "사소한 것부터 바꿔나가면서 큰 변화를 이뤄나가겠다. 구성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
2017년 새해를 맞아 부회장이 띄웁니다.
‘다사다난(多事多難)’이란 말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었던 지난 2016년도 역사속에 접혔습니다. 이제 붉은 닭의 해,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다들 신년계획은 잘 세웠습니까?
서울경제 가족 여러분!
지난해 미증유의 사건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힘든 상황에서도 서울경제는 묵묵히 앞만 보고 달렸습니다. 임직원 여러분의 흔들림 없는 노력으로 미미하나마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성과에 대해 ‘좀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없지는 않지만, 주변의 척박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업계평균을 웃도는 좋은 성과라고 자부합니다.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아주신 임직원 여러분께 대표이사이자, 선배로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서경 가족 여러분!
새해 첫날은 덕담과 희망만 얘기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현실은 그렇게 녹록하지 않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안팎으로 불확실성이 큽니다. 당장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이후 국내 정치경제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세계적으로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국제질서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컴퓨터에서 인터넷, 모바일을 거쳐 ‘AI(인공지능) 퍼스트’시대로 진입하며 새로운 패러다임이 우리 삶을 급격히 바꿔놓을 것입니다. 이처럼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저는 서울경제가 국내 최고의 명품 언론으로, 종합미디어 그룹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겠습니다.
올해 서울경제는 창간 57주년을 맞습니다. 60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는 3년 남았습니다. ‘100년 기업 서경’을 위한 준비는 계속됩니다.
조금 늦어지긴 했지만, ‘인사평가시스템’을 도입합니다. 당장 열매를 얻겠다는 조급함이 아닌, 3년, 5년 후를 내다보고 한 그루 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시작합니다. 건강한 조직문화와 경쟁력을 갖춘 서경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많은 애정과 배려가 필요합니다.
기존 종이신문 제작에 최적화된 CTS시스템(뉴스데스크)을 디지털 뉴미디어 환경에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작업도 추진하겠습니다. 다양한 멀티미디어 콘텐츠 제작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에 최적화된 차세대 인프라를 검토 중에 있습니다. 또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정치, 부동산, 증권 등 개별 섹션도 만들고, 데이터 베이스(DB) 서비스도 하나씩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서경 가족 여러분!
맹자는 왕권이 절대적이었던 시대에 “임금보다 나라가 더 중하고, 나라보다 백성이 더 소중한 존재”라는 혁명적인 말을 했습니다. “나라도 임금도 계속 바뀌지만, 결코 백성이 바뀌는 법은 없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지난해 촛불집회와 탄핵을 통해 이를 실감했습니다. 서울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 ‘100년 기업 서경’을 만드는 힘은 여러분들로부터 나옵니다.
그런데 저에게 깊은 고민이 하나 생겼습니다.
지난해 연말 실시된 설문조사 결과 때문입니다. 우리 구성원들은 ‘데스크와의 소통 수준’을 묻는 질문에 대해 10점 만점에 4.4점으로 낙제점을 줬습니다. 특히 21년차 이상 데스크들은 6.2점으로 평가했지만, 서경의 주축인 10년차 이하 젊은 기자들은 4.0점으로 그 격차가 컸습니다. 또 응답한 119명 중 79명, 67.5%가 ‘조직 내 소통활성화’를 가장 시급한 문제로 꼽았습니다. ‘동료도 없고, 경직된 조직 속 소통의 부재가 문제’라는 지적과 ‘바람직한 토론 문화는 물론, 끈끈한 소통도 없는 메마른 곳’이라는 뼈아픈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올해 ‘소통과 화합’, ‘개혁과 혁신’에 중점을 두고자 합니다. 노조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 대안을 마련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듣겠습니다. 제 사무실은 여러분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저에게 얘기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소통과 이를 기반으로 한 화합은 ‘100년 기업 서경’을 위한 핵심 전제조건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2,300년전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통해 “모든 것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개별적인 문제들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해서 올바르게 행동하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적인 것이 궁극적인 것이다”라고 설파했습니다. 이 지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조직을 하나로 뭉칠 수 있는 소통과 화합, 이를 위한 부장들의 ‘리더십 강화’ 방안을 고민 중입니다.
또 하나는 ‘과감한 혁신’ 입니다. 중국 고사에 ‘적우침주(積羽沈舟)’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가벼운 새의 깃털도 쌓이고 쌓이면 배를 가라앉힐 수 있다는 뜻으로 “사소한 힘이라도 계속 보태지면 큰 성과를 이룬다”와 “아무리 작은 문제라도 계속 쌓이면 결국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는 두 가지 의미를 지닙니다. ‘적우침주’처럼 사소한 것부터 하나씩 하나씩 바꿔나가면서 큰 변화를 이루고자 합니다. 이는 우리 서경 구성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을 때 비로소 완성될 것입니다.
서경 가족 여러분!
불확실한 한 해를 시작하면서 ‘새옹지마’의 깊은 뜻을 되새겨 봅니다. 돌아보면 저 또한 살아오면서 겪은 일들이 무조건 좋은 것도, 무조건 나쁜 것도 아니었습니다. 일이 잘 풀린다고 방심하거나 교만해서도 안 되고, 눈 앞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낙심할 필요 또한 없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큰 변화와 격동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변화시켜 나간다면 반드시 일어날 기회를 얻는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우리 모두 올 한해도 손을 맞잡고 열심히 뛰어봅시다.
끝으로 진심을 다해 여러분의 건강과 행운을 빕니다. 가정에도 기쁨과 행복이 늘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17년 1월1일 새해 첫날
이종환 드림
Copyright @2004 한국기자협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