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김영란법 대응책 마련 분주

TF 구성·사규 개정 등 나서
구체적 사례 모아 사내교육
해외출장 기준 대폭 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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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언론사들은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언론인이 포함된 것을 합헌(7대2)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헌재 결정 이후로 미뤄 놓았던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기존 취재윤리강령 등에서도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금품, 특혜, 향응 등을 제한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영란법 시행령에 맞게 구체적인 사례나 금액 등을 적시하고 이를 어겼을 때 처벌 규정 등을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실제로 경향신문은 지난달 11일부터 TF를 가동, 법률적 검토를 진행해 왔다. 경향은 김영란법이 합헌 결정이 났기 때문에 사규나 지침 등을 개정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헌법재판소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에 언론인이 포함된 것을 합헌(7대2)으로 결정한 가운데 주요 언론사들도 기자윤리강령이나 사규 개정 등 후속 조치에 나서고 있다. (뉴시스)

동아일보는 사내 교육과 상담 등을 전담하는 담당관 1명(변호사)을 두는 한편 사내 법무팀이 만드는 가이드북을 가지고 사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사내 인터넷 게시판에 김영란법 Q&A 코너를 마련, 기자들이 궁금해 하는 사항을 언제든지 물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중앙일보도 지난 6월 김영란법과 관련된 대안 등에 대한 의견수렴을 마쳤고 이를 바탕으로 사규 개정 등에 나설 예정이다.


한겨레는 기존 윤리강령에도 5만원 이상 선물을 금지하는 조항은 있지만 식사비(3만원)와 골프접대 금지 등의 항목이 빠져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할 예정이다. 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하는 조항도 신설할 계획이다.


한국경제는 해외 출장 등의 기준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한경은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국내외 공장 등을 소개하는 홍보성 팸투어의 경우 전면 금지할 예정이고 필요한 경우에만 회사 비용부담으로 보낸다는 방침이다.


또 국제적인 행사에 초대받을 경우 국제적인 룰이나 다른 나라 언론사와의 형평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취재 및 취재편의를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런 출장의 경우에도 현지 관광이나 고액 식사 자리 등은 금지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SBS도 사내 변호사들과 공동 작업을 진행, 법 취지에 맞게 구체적인 사례를 정리해 사내에 알릴 계획이다.
매일경제, 조선일보, KBS 등도 김영란법이 합헌 결정이 났기 때문에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배포하는 업무별 매뉴얼 등을 참고해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반면 기업이 비용을 부담해 이뤄졌던 해외출장 등이 사실상 금지된 것에 대해선 좀 더 지켜보자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김영란법에서 수수를 금지하는 ‘금품 등’엔 금전, 유가증권, 부동산, 물품, 숙박권, 회원권, 입장권, 할인권, 초대권, 관람권, 부동산 외에 음식물, 주류, 골프 등 접대·향응과 교통·숙박 등의 편의제공이 포함돼 기업 비용으로 갔던 해외출장은 불가능해졌다.


대통령 순방 취재처럼 자사가 부담하는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지만 그럴 경우 해외취재에서도 회사사정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언론계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반면 외유성이 짙은 출장이 많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으로 인지수사 범위가 확대되면서 검경의 수사권이 남용될 수 있다는 데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럴 경우 눈엣가시인 언론사에 대한 선별 사정이 가능해져 언론 통제의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부장 출신의 한 언론사 고위 간부는 “법의 모호성 때문에 검경이 자의적으로 수사권을 휘두를 수 있는 여지가 있는데 그 칼끝이 비판언론으로 향할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 경제지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상황을 지켜봐야지만 김영란법의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법 시행 초반엔 모든 것을 조심할 수밖에 없어 전 분야가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창남 기자 kimcn@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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