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외부와 손잡고 미디어 혁신 시도한다

기획자·디자이너 등 결합해 디지털콘텐츠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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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들이 미디어 혁신을 위해 외부와 손잡고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직군의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특화된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동안 폐쇄적이었던 언론이 문을 열고 외부와 혁신을 논의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시도들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일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이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참가 학생들의 발표에 코멘트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진행되고 있는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은 지난해 11월 구글이 전 세계 뉴스미디어 산업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호주 4개 국가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다. 쉽게 말해 뉴스 제작 심화 교육 프로그램으로, 만 28세 이하 미디어 및 저널리즘 분야 관심자들과 언론이 협업해 20대를 겨냥한 모바일 중심의 뉴스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다. 참여 언론사 또한 별도의 심사를 통해 선정되는데 뉴스타파, 오마이뉴스, 중앙일보, 한겨레21이 학생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3개월 과정의 펠로우십 프로그램은 현재 제작 막바지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20대의 자살문제와 우울증(뉴스타파), 결정장애(오마이뉴스), 10~20대의 성 담론(중앙일보), 20대의 야간노동(한겨레21) 등 주제를 정한 각 팀들은 영상, 플짤 등을 이용한 카드뉴스를 비롯해 인터랙티브 뉴스, 게임 형식의 스낵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이렇게 제작한 10~20개 정도의 콘텐츠는 각 팀별로 새롭게 만든 ‘SINO(뉴스타파)’, ‘오이지(오마이뉴스)’, ‘젤리풀(중앙일보)’, ‘NIN(한겨레21)’이라는 브랜드 플랫폼에 노출시킬 계획이다.


구글 뉴스랩 펠로우십 책임자인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 소장은 “SBS의 ‘스브스뉴스’처럼 타겟팅된 사람들을 모으고자 각 팀별로 브랜드 플랫폼을 만들었다”며 “새로운 시도들이 해당 언론사의 DNA로 확산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참여한 언론사와 학생들은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완 한겨레21 기자는 “10~20대, 모바일 이용자들은 주간지 주 독자층과 거리가 있어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이 있었는데, 20대 지향 미디어를 실험해보겠다는 펠로우십 과정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며 “한겨레21에는 동영상 제작 인력이나 프로그램 개발자도 없어 펠로우십을 통해 친구들이 어떻게 콘텐츠를 제작하는지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팀에서 영상 제작을 맡고 있는 안경찬씨도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과 협업을 하면서 생각하지 못한 부분들까지 배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매일경제가 주최한 'MK미디어톤'에서 참가자들이 제품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매일경제가 지난해 11월 주최한 ‘MK미디어톤’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MK미디어톤은 정해진 시간 동안 기획한 아이디어를 시제품으로 구현하는 경연 형태, ‘해커톤’을 미디어와 접목시킨 행사로 대중의 무관심, 어뷰징, 온라인 매체 범람 등 기존 언론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한편 신규 수익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개최됐다. 당시 행사에는 미디어 종사자, 개발자, 기획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의 참가자 70여명이 참여해 2박3일간 창의적 제품 개발에 돌입했는데, 최종 본심에 오른 9팀, 45명은 현재도 꾸준히 연락하며 네트워킹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당시 2등 혁신상을 수상한 ‘공시봇’팀은 매경 사내벤처로 제안돼 최근 IR(Investor Relations·투자자관계, 기업설명활동)을 마쳤으며 오는 3월24일 창간 50주년 기념식에서 그 내용이 공식 발표된다.


손재권 매일경제 기자는 “해외에서 버즈피드니 뭐니 하는데 우리는 실행할 도리가 없었다. 기자들은 액션을 취하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행동할 수 있는 개발자, 기획자들과 기자들이 만나는 장을 마련했다. 행사 이후 내부 평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해서 미디어톤을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SBS도 지난해 11월 해커톤과 미디어를 접목한 ‘SDF 넥스트 미디어 챌린지’를 열었다. IT기술과 미디어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어울리고 미디어 분야의 혁신 사례를 선보일 수 있는 장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당시 사건, 사고 현장의 목격자 제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시간·장소별로 시각화하는 크라우드 소싱 미디어 플랫폼을 제안해 대상을 수상한 ‘vvitness’팀은 초기 자금을 얻어 현재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있고 5월까지 베타테스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 주제에 맞춰 동영상을 올리면 하나의 영상으로 묶어내는 편집 기술로 최우수상을 거머쥔 ‘Colla Video’팀도 수상을 계기로 5월에 베타서비스, 6월에 런칭을 계획 중이다.


행사를 기획한 이정애 SBS 기자는 “내부적으로 혁신을 하기 위해 연 행사는 아니고 비영리 목적으로 미디어 분야에서 실험과 혁신을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라면서도 “수상팀 대부분이 프로젝트를 현실화하고 있는데 기회가 된다면 우리와도 교류를 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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