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박노황 사장, 난데없는 국기게양식

30일 오전 보직부장 참여 국기게양식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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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황 연합뉴스 사장이 취임한 이튿날인 26일 연합뉴스 사내 게시판에 이런 공고가 떴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 연합인포맥스 3사 보직부장은 30일 오전 7시 종로구 수송동 사옥 1층 정문 앞 국기게양대 앞으로 모이십시오.”


게시판에는 국가기간통신사로서 회사 위상을 대외에 표명하고자 국기게양식을 개최하겠으니 참석대상자는 빠짐없이 참석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심있는 사우들도 참석 바란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에서도 없어진 국기게양식을 언론사가 개최하는 것도 이례적인데다, 보직부장 참석을 사실상 강제하면서 뜬금없고 황당하다는 이야기가 연합 내부에서 나온다.

 

연합의 국기게양식 행사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의 지위가 국민에게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국가 또는 정권에 충성 맹세를 서약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영화 ‘국제시장’을 관람한 박근혜 대통령이 “부부싸움 하다가도 애국가가 들리니까 경례를 하더라. 그렇게 해야 나라라는 소중한 우리의 공동체가 건전하게 어떤 역경 속에서도 발전해나갈 수 있는게 아니겠느냐”고 말한 대목과 맞물려 여러 해석을 낳고 있다.


연합뉴스 한 기자는 “국기게양식 행사는 새 경영진이 청와대를 향해 ‘우리는 애국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쇼”라고 비판했다. 다른 기자는 “사장이 취임사에서 ‘사원들의 행복감이 커지면 어떤 난관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낼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는데 이런 코미디로 사원들에게 웃음을 주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또 다른 기자는 “기자들의 자존심 문제다. 자율성이 생명인 언론에서 기자들을 일괄적으로 모아놓고 국기게양식을 하는 것은 권위주의 시대나 어울리는 행동”이라며 “참석을 통보받은 간부들도 자괴감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연합뉴스가 26일 게시판에 공지한 내용이다.


회사는 국가기간통신사로서의 회사 위상을 대외에 표명하고자 국기게양식을 아래와 같이 개최하오니 대상자는 빠짐없이 참석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관심있는 사우들도 참석 바랍니다.


아래

1. 일시: 3월30일(월) 오전 7시

2. 장소: 사옥 1층 정문 앞 국기게양대

3. 대상: 연합 3사 보직부장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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