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YTN 새 사장에 낙하산 내려오나

"미래 비전·소통 능력 갖춰야"
"공정보도 훼손 이력 인사 불가"
연합 5~6명, YTN 4~5명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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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YTN이 새 사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내부 구성원들은 미래 비전과 소통,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새 사장의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특히 정치권 낙하산 인사, 불공정 보도와 해직 사태에 책임이 있는 인사는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는 23일 연합뉴스 사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내달 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받는다. 새 사장의 윤곽은 3월10일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사장추천위원회가 2~3명의 복수 후보를 추천하고 3월10일 뉴스통신진흥회 이사들이 최종 후보 1명을 선정하면 3월25일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연합뉴스 구성원들은 국가기간통신사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합 한 기자는 “좋은 기사를 쓰는데 집중할 수 있도록 정치권력 등 외부 압력을 막아줄 수 있는 인물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팀장급 한 기자는 “새 사장은 국가기간통신사의 공적역할에 충실하면서 미디어기업으로서 수익 문제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정일용 국제국 기획위원은 “정보주권 수호와 정보격차 해소라는 연합뉴스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지키면서 국가기간통신사의 역할 확대를 위해 평양 사무소 개설을 추진했으면 한다”고 했다. 


▲연합뉴스와 YTN을 이끌어갈 새 사장이 3월초에 선임된다. 내부 구성원들은 미래 비전과 소통,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 등을 새 사장의 중요한 요건으로 꼽았다. 사진은 지난 9일 열린 연합뉴스 대주주 뉴스통신진흥회 제30차 임시이사회. (사진=뉴스통신진흥회)

연합뉴스 노조는 △불공정보도와 인사전횡으로 2012년 103일 파업을 촉발시킨 책임이 있는 인사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 △도덕적으로 흠이 있는 인사는 사장 후보로 부적격이라고 밝혔다. 


오정훈 노조위원장은 “정치권이나 정부에 기대서 연합뉴스의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방식이나 인맥 관계를 통해서 뭔가 해보겠다는 인사는 적합하지 않다”며 “연합뉴스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면서 새로운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비전을 가진 인사가 사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연합 차기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김성수 한국언론재단 상임이사, 박노황 연합인포맥스 특임이사, 박호근 전 연합인포맥스 상임고문, 신현태 연합뉴스 전무, 오재석 연합뉴스 국제사업담당 상무, 성기준 연합뉴스 동북아센터 상무, 홍상표 전 MB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등 5~6명 정도다. 홍상표 전 수석은 YTN 사장 후보로도 거론된다. 


YTN은 3월 사장 교체가 위기 돌파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YTN은 3월 초 이사회에서 사장을 선임한 후 하순경 주주총회를 열고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YTN노조는 투명하고 공정한 사장 선임을 위해 사장추천위원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이사회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YTN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세 차례 사추위를 통해 사장 후보를 추천해왔지만 2009년 배석규 사장 선임 당시 이를 폐지했다.


방송 공정성과 보도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은 차기 사장의 우선조건이다. 구성원들은 2008년 낙하산 사장 논란과 해직사태 등을 겪으며 극단으로 갈라진 노사관계의 매듭을 풀고 내부를 포용하고 화합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출발점에는 남아있는 3명의 해직자 문제가 있다.


YTN 한 기자는 “소통의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몇 년 간 소통이 단절되면서 조직이 무너지고 회사 발전이 더뎌지고 있다”며 “사내, 사외, 시청자와의 3통을 이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른 기자도 “권력과 자본, 이념으로부터 독립해 시청자를 위한 공정하고 중립적인 보도를 지킬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며 “다채널 시대 생존을 위해 미래를 보는 탁월한 안목과 경영능력도 갖춰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년 만에 적자로 전환된 경영실적과 추락한 시청률도 과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YTN은 지난해 259억2400만원(잠정)의 손실을 냈다. 상암동 사옥 이전과 광고매출 하락에 따른 영향이라지만 올해 다시 흑자전환이 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공채 7~14기 103명으로 이뤄진 ‘젊은 사원들의 모임’이 YTN의 위기에 13일 직능·연차 구분 없는 토론을 벌이자며 사원총회를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들은 “YTN의 진짜 위기는 비전이 없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YTN노조는 “정부권력기관이나 특정 정당에 몸담았던 인물, 해직 사태에 책임 또는 연관이 있는 사람, 보도 공정성을 훼손한 이력이 있는 이들은 결코 YTN 사장이 될 수 없다”며 “정치권이 아닌 시청률을 신경 쓰고, 노조 제압보다 매출에 노심초사하고 무엇보다 권력이 아닌 시청자를 두려워하는 인물이 선임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후보에는 강갑출 전 YTN 라디오상무, 김관상 전 KTV 국장, 김백 YTN 상무이사, 문재철 전 KT스카이라이프 대표, 정영근 YTN DMB 상무, YTN 상무를 지낸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전·현직 간부가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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