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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벌이 위해 공영성 팽개친 MBC

MBC 교양제작국 끝내 해체
보도국 이어 시교PD 정리 수순
불만제로UP 등 곧 폐지될 듯
제작 연계 마케팅 부서도 신설

강진아 기자2014.10.29 13:18:30

“교양제작국을 통째로 없애 말 안 듣는 PD를 정리하겠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MBC가 지난 27일 교양제작국을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공식 발표했다. 교양제작국에서 담당하던 다큐프로그램은 외주 제작물을 관리하는 편성제작본부 산하 콘텐츠제작국으로, 교양은 예능본부 산하 예능1국으로 이관되며 사실상 시사·교양 PD만의 조직이 사라졌다. 가을 편성 개편으로 조만간 ‘불만제로UP’, ‘원더풀 금요일’ 등의 교양 프로그램도 폐지될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MBC는 기능조정에 따른 조직 효율화로 부서를 통합, 조정했다고 밝혔다. MBC는 “콘텐츠 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콘텐츠협력국은 콘텐츠제작국으로 개편하고 다큐멘터리 개발 제작 기능을 이관했다”며 “본사가 취약한 장르인 인포테인먼트 개발을 위해 예능 1국에서 제작 4부를 신설해 유익한 교양과 재미의 예능이 복합된 프로그램 개발과 제작을 담당하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교양제작국 폐지로 시교PD들을 분산시키려 한다는 의구심이 나온다. 사측이 파업 이후 시용·경력 기자를 대거 채용해 보도국을 교체한 것처럼, 조직과 프로그램 폐지로 시교PD들의 힘을 빼는 수순이다. 이성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장은 “경영진이 보도국을 통제하고 MBC뉴스를 바꿨듯 이제는 교양제작국을 통째로 없애 PD들을 정리하겠다는 것”이라며 “권력과 자본의 잘못을 지적하는 프로그램은 없애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재교육과 대기발령 등 사측의 ‘인력 재배치’ 소문도 과언은 아니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가 지난 23일 MBC 상암 사옥에서 교양제작국 해체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에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MBC본부)

MBC 시사·교양 부문은 김재철 사장 이후 수난을 겪어왔다. 2012년 파업 당시 김재철 사장은 시사교양국을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으로 분리해 축소시켰다. 시교 PD에 대한 사측의 ‘경고’도 계속됐다. 파업으로 시교PD 20여명이 징계를 받았고 파업 복귀 이후에도 제작업무와 무관한 라디오 DMB 주조에 시교 PD들로 6명이 채워지는 등 ‘유배’를 당했다. 지난 4월에는 2011년 대법원으로부터 무죄 판결을 받은 ‘PD수첩-광우병편’ 4명의 PD에게 정직과 감봉 등 재징계가 내려졌다.


교양제작국 한 PD는 “참담하다. 이번 개편은 교양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을 올리거나 시청자에 대한 이미지를 재고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라며 “대외적인 신뢰도와 채널 이미지가 하락하면 결과적으로 회사가 경제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각 본부별로 수익성을 목표로 한 부서도 신설했다. 제작과 연계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며 부사장 직속의 특임사업국이나 각 본부 아래 사업부, 마케팅부 등을 배치했다. 보도본부 산하 뉴스사업부가 대표적이다.


결국 수익이 안 되는 교양은 폐지하고 이익논리에 의한 개편에 몰두해 공영성을 후퇴시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현재 진행 중인 가을 편성 개편 논의도 지난 2010년 MBC가 ‘W’, ‘후플러스’ 등을 폐지하고 오락프로그램 비율을 높인 전철을 밟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다.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는 “프로그램 개편도 오직 수익 극대화를 위해 교양제작국을 희생시키며 공익성을 내팽개친 조직 개편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공익성 후퇴’와 ‘경쟁력 저하’에 대한 책임은 경영진이 전적으로 떠안아야 할 것”이라고 2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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