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장악 없다"던 청와대…곳곳에 방송·통신 장악 흔적들

국무총리, KBS에 보도협조 사실상 시인
대선캠프 출신 박효종씨 방심위원장 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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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전국언론노조 KBS본부가 청와대의 KBS 보도 개입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청와대 이정현 홍보수석의 해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방송 장악은 그것을 할 의도도 전혀 없고 법적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그 문제는 이 자리에서 국민 앞에서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에서 약속한 말이다. 그러나 약 1년이 지난 지금, 대통령의 말은 거짓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두 차례에 걸친 폭로는 박근혜 정부가 공영방송 KBS 보도와 인사에 지속적으로 개입해왔음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증거다. 세월호 참사 보도 개입은 단적인 예다. 김 전 국장에 따르면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해경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줄 것을 누차 요구했고, 김 전 국장이 받아들이지 않자 길환영 사장을 통해 보도의 방향과 내용을 ‘통제’했다. 

길환영 사장은 “사실 무근”이라며 부인했지만, 국무총리까지도 관련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정홍원 총리는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긴급현안질문에서 KBS에 ‘보도협조’를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언론에서 정확한 보도를 해 달라. 잠수사들의 사기가 굉장히 중요한데 사기에 좀 도움이 되도록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면서 “이런 요청은 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되레 반박하기도 했다.

KBS 인사 역시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박근혜 정부는 KBS의 청와대 출입 기자 인선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시곤 전 국장은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청와대에서 특정 기자를 청와대 출입 기자로 발령할 것을 요구했으나 거부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한 김시곤 전 국장 사퇴 배경에도 청와대가 개입한 사실이 다름 아닌 정무수석의 입을 통해 드러났으며, 김 전 국장 후임으로 백운기 보도국장이 임명되는 과정에서도 청와대 모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인사는 박근혜 정부의 언론관을 드러내는 ‘화룡점정’이다. 언론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가 임명권을 가진 3기 방통심의위원장에 박 대통령의 대선캠프와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박효종 전 서울대 교수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통심의위는 방송과 통신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심의하는 기구다. 그런데 위원장 내정자로 알려진 박효종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새누리당 경선캠프 정치발전위원, 대선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 인수위 정무분과위 간사 등을 지내 정치적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방통심의위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기 방통심의위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불법 선거운동으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던 엄광석 위원이 친정부적 방송심의로 임기 내내 공정성 시비에 휘말린 바 있다. 김고은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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