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스탠드 너머에는 모바일이 있다

[언론다시보기] 이지선 ㈜미디어유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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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지선 ㈜미디어유 대표  
 
오는 4월부터 인터넷 뉴스의 ‘법’이 바뀐다. 네이버가 올해 1월부터 선보였던 뉴스스탠드를 전면 적용키로 한 것이다.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네이버의 정책 변화에 따라 방문자수가 좌우된다. 네이버 메인의 뉴스섹션의 변화에 언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도대체 네이버 뉴스가 어떻게 바뀐다는 것인가? 기존 네이버 메인의 뉴스섹션은 이제까지 ‘뉴스캐스트’ 형식으로 운영돼왔다. 언론사가 보내온 인터넷 뉴스를 주제별로 나누어 여러 언론사의 기사를 섞어서 배열을 하고 독자가 제목을 클릭하면 네이버 페이지가 아닌 각 언론사의 뉴스 사이트로 연결이 되는 방식이다. 뉴스캐스트가 도입되자 각 뉴스 사이트는 방문자수가 늘어 즐거운 비명을 질렀지만 반면 여러 언론사의 기사가 한 공간에서 보이기 때문에 독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이른바 ‘낚시성’ 제목들이 경연을 펼치는 폐해를 낳기도 했다.

뉴스스탠드는 뉴스 섹션에 각 언론사가 편집한 ‘대표 뉴스’들이 표시된다. 마치 잘 편집된 신문의 1면을 보는 것과 같은 식이다. 개인별로 ‘MY 언론사’ 설정을 해서 보고 싶은 뉴스 사이트만을 고를 수가 있다. 네이버 측은 “각 언론사들의 ‘편집가치’까지 독자들에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한다”면서 뉴스스탠드 도입 배경을 설명했으며 낚시성으로 선정적인 제목의 남발이 줄어들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말 뉴스스탠드로의 개편을 발표했고 올해 1월부터는 사용자들이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4월 전면 도입을 앞두고 시험운영을 한 셈이다. 그런데 시험 서비스의 활용도는 무척 저조하다. 최근 한 조사기관 발표에 따르면 1, 2월간 뉴스스탠드 이용율이 페이지뷰 기준으로 전체 네이버 페이지뷰의 1%를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뉴스스탠드가 전면 시행되면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보겠지만 그간 시험 운영 결과만으로 보면 서비스 자체로의 매력도는 높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뉴스 소비자 입장에서는 뉴스스탠드가 그리 주목할만한 서비스가 아닐 수 있으나 언론사 입장에서는 이런 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고심하고 있다. 신문이나 방송이나 (오프라인 매체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것이 이미 대세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각 언론사는 뉴스스탠드 본격 도입을 앞두고 적어도 두 가지는 생각해보아야 할 것같다. 우선, 언론사들도 더더욱 ‘브랜딩’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는 점이다. 잠시 네이버나 다음 같은 인터넷 포털이 없던 시기를 돌이켜 보자. 그 때는 신문의 이름값이 구독부수로 이어졌고, 독자들이 선택하는 신문(혹은 방송)이 되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그리고 뉴스들이 인터넷 포탈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게 되면서 뉴스를 ‘00신문’ ‘ㅁㅁ일보’의 브랜드로 기억하기보다 ‘네이버 (혹은 다음)에서 본 뉴스’로 인식하게 됐다. 그런데 뉴스스탠드에서는 일단 자주 보는, 혹은 보고 싶은 언론사를 선택해서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언론사의 ‘이름값’이 선택의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는 독자들의 선택을 받는 언론이 되기 위한 브랜딩 전략을 더욱 고민해야 할 때다.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가 메인화면에서 가장 주목도가 높은 뉴스섹션을 바꾸는데, 일부에서는 뉴스스탠드의 영향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일단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인터넷 트래픽이 많은 부분 모바일로 넘어갔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통해 뉴스를 보는 사람들이 앞으로 더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앞으로 인터넷 뉴스의 격전지는 모바일 플랫폼이지 PC 화면상의 네이버 메인화면이 아닐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리 있는 전망이다.

네이버가 PC 버전의 인터넷 화면에서는 ‘뉴스스탠드’를 적용하지만 모바일에서는 그렇지 않다. 네이버 앱에서 뉴스 섹션을 들어가면 뉴스캐스트 이전의 방식대로 전 언론사의 뉴스가 네이버 사이트 내에서 보인다. 언론사에서 뉴스스탠드로 전환 이후의 전략을 세운다고 해도 그것이 모바일로까지 연계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언론사들 입장에서는 바로 눈앞에는 ‘뉴스스탠드’라는 과제가 놓여있지만, 그 보다는 본격적으로 모바일 전략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이지선 ㈜미디어유 대표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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