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노사 '대치'에서 '협상'으로

신용섭 사장, 노조 요구 "적극 수용"…본부장 평가제 등 해결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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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30일 출근 저지에 가로막힌 신용섭 EBS 신임 사장(맨 오른쪽)이 노조의 요구를 듣고 있다.  
 

EBS의 ‘낙하산 저지’ 투쟁이 사흘 만에 수습 국면으로 들어섰다. EBS노조는 방통위 상임위원 출신인 신용섭 신임 사장을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으나 신 사장이 노조와 적극적인 대화 의지를 표명하면서 화해무드가 조성됐다. 노조는 4일부로 출근 저지 투쟁을 종료하고 협상 국면으로 전환키로 했다.


EBS 노사는 지난 3일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노조의 요구안을 두고 첫 번째 협상을 진행했다. EBS노조는 이날 오전 신 사장에게 △제작 자율성 보장 △임단협 쟁점 사항 수용 △안정적인 기관 운영 비전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전달했다. 신 사장은 앞서 지난달 30일 첫 출근이 노조에 의해 저지당하자 “대화로 풀자”면서 “요구사항을 말해주면 검토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 사장은 이날 협상에서 노조의 요구안에 대해 적극적인 수용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인 제작 자율성 보장과 관련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낙하산’에 ‘방송 비전문가’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히려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더 간섭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임단협 쟁점 사항에서도 전향적인 검토 의지를 표명했다. 경영과 관련해서도 EBS 전체 재원에서 공적 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개선하고 통합사옥 이전 문제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신 사장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하기로 하고 4일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기존의 낙하산 저지 투쟁 국면을 협상 국면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했다. EBS노조는 앞서 지난달 30일 ‘임단협 승리 쟁취 및 낙하산 저지’를 위한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신 사장이 노조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부분파업으로 시작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과제도 남아 있다. 노조가 제작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요구하고 있는 평생교육본부장과 편성본부장에 대한 사전 임명동의제·중간평가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2015년으로 예정된 통합사옥 이전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알려진 700억원 규모의 차입금 문제도 신 사장이 풀어야 할 과제다.


사장 선임 때마다 반복되는 ‘낙하산’ 논란에서 벗어날 타개책도 시급하다. 류성우 EBS노조 위원장은 “현행법에는 공영방송 EBS를 정부 행정기구인 방통위에 완전히 종속시키는 독소조항이 포함돼 있다”며 “이러한 치욕적 상황을 타파하고 ‘방통위로부터 EBS의 완전한 독립’을 위해 국회를 통한 공사법 개정 투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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