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리스의 절규' "하필 대선 앞두고…"

영화 '철의 여인' 편성 시도도…"지나친 색안경"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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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다룬 ‘MBC 스페셜-포퓰리즘의 역습, 그리스의 절규’(14일 오후 8시50분)편 방송을 놓고 MBC PD들과 담당 팀장이 마찰을 빚고 있다. (MBC 제공)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다룬 ‘MBC 스페셜-포퓰리즘의 역습, 그리스의 절규’(14일 오후 8시50분)편 방송을 놓고 MBC PD들과 담당 팀장이 마찰을 빚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이 내부 PD들이 아닌 외주제작사에서 연출한데다 그리스 재정위기의 원인을 포퓰리즘적 복지재정 증대에서만 찾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게 MBC 시사교양 PD들의 지적이다.

또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복지국가 논쟁이 다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프로그램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MBC는 보도자료에서 “국민소득 3만 달러를 기록하며 ‘복지천국’으로 불렸던 그리스의 몰락을 다룬 ‘포퓰리즘의 역습, 그리스의 절규’편을 방송한다”며 “무너진 복지파라다이스에 충격을 받은 그리스 국민들은 지난 6월 한 달에만 아테네에서 350명이 자살시도를 하고 50명이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시사교양 PD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20여 년 경력의 한 다큐 PD는 “그리스 경제위기는 상당히 복합적인 문제인데 이를 복지재정의 문제로만 볼 수는 없다”며 “이웃국가의 스웨덴, 독일 모델은 얘기하지도 않고 벌어지는 현상을 르포 형식으로 다루면 일면만 다루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 PD는 “다큐는 되도록 (MBC) 안에서 제작해왔는데 파업기간을 거치면서 외주 발주를 하기 시작했다”며 “내부에서 제작이 어렵다고 생각해 외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7일 ‘MBC 스페셜’이 끝난 뒤 다음 주 예고편을 통해 내부에 알려졌다. 이 때문에 ‘MBC 스페셜’ 팀 PD들이 담당 팀장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질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PD들은 연조가 높은 PD들 몇 명만이라도 내부 시사를 갖자고 제안했으나 팀장의 거부로 무산됐다.

앞서 ‘MBC 스페셜’은 지난 6월22일 방송에서 ‘긴급취재, 시한폭탄 그리스’ 편을 통해 그리스의 총선 현장과 스페인의 위기에 대해 방송했다. ‘MBC 스페셜’ 팀 한 PD는 “지난 방송에서 제대로 진단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번 방송의 보도자료에도 걱정되는 대목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내부 제작진의 아이템에 대한 항의가 빗발치자 당초 ‘복지의 역습, 그리스의 절규’라는 제목은 ‘포퓰리즘의 역습, 그리스의 절규’로 변경되기도 했다.

전연식 MBC 교양제작국 다큐멘터리 부장은 “이번 프로그램은 그리스의 부정부패, 탈세, 유로존의 시스템, 복지까지 두루 살펴보고 앞서 방송된 프로그램의 5개월 이후 그리스인들의 삶의 질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데 목적이 있다”며 “유럽발 경제위기의 진원지가 그리스다 보니까 다루게 된 것인데 이걸 대선과 연결고리를 짓는 것은 지나치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여성 총리 마가릿 대처의 일기를 다룬 영화 ‘철의 여인’(2012)을 편성하려 했으나 홀드백(TV 방송 유예기간)이 끝나지 않아 방영이 무산된 사실도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박근혜 후보를 띄우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했으나 사측 관계자는 “여성 대통령이 화두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인데 지지여부를 떠나 이런 영화를 방영하는 것도 문제냐”고 반문했다. 원성윤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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