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장학회 언론사 지분매각 계획 '파문'

야당ㆍ시민단체 등 일제히 반발

  • 페이스북
  • 트위치

 



   
 
  ▲ 15일 열린 '장물팔아 박근혜 선거운동, 정수장학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공동대책위원회가 정수장학회에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강탈한 장물인 정수장학회의 불법 매각 계획의 전모를 밝히고 이를 즉각 철회하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과 이진숙 MBC 기획홍보본부장이 비밀회동에서 정수장학회가 갖고 있는 MBC와 부산일보 지분을 매각하려 했다는 한겨레의 보도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1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앞에서 독재유산 정수장학회 해체와 독립정론 부산일보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장물 팔아 박근혜 선거운동, 정수장학회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사죄와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 MBC를 제멋대로 민영화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공분할 일”이라며 “그 자금으로 대선 직전에 부산경남 지역에서 박근혜 후보를 지원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선거법 위반이자 방송법 위반 행위”라고 비판했다.


공대위는 “이러한 정수장학회의 부당 거래를 보고도 박근혜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사회에 환원되었다고, 자신과 무관하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며 “최필립 이사장을 즉각 사퇴시킴과 동시에 정수장학회를 해체하고 우리 사회의 공익을 위해 올바르게 재구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와 사법당국은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에 나서야 하며, 선관위와 검찰 등 사법당국도 관련자들을 모두 소환해 철저히 수사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규찬 언론연대 대표는 “정수장학회의 지분을 몰래 팔아 대선자금으로 쓰겠다는 것은 국민 모두를 속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석운 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도 “정수장학회 사건은 결자해지의 일이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이를 반드시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오래전에 남의 재산을 강탈해 수십 년 동안 사적으로 활용해오면서 죄송하다고 백 배 사죄해도 시원찮다”며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서 언제까지 이들의 뒤를 비호하고 방탄막으로 작용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한겨레가 공개한 전문에 따르면 MBC 지분 매각 협의가 정치권으로부터 독립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말도 안 된다”며 “MBC 사측에 방송문화진흥회와 사전에 협의를 했는지, 청와대에 보고가 끝났는지, 박 후보에게 보고를 했는지 물었더니 침묵했다”고 밝혔다.


이호진 부산일보 노조위원장도 “최필립 이사장을 상대로 부산일보가 투쟁을 벌여온 이유가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국민들이 부산일보와 MBC를 지켜줘야 한다”고 말했다. 



   
 
  ▲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의 고 김지태씨 유족인 송혜영씨와 5남 김영철씨가 정수장학회의 굳게 닫힌 문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이날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 고 김지태 회장의 유족들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정수장학회의 언론사 지분 매각을 비판했다. 고 김지태씨의 5남 김영철씨는 “이번 사태는 정수장학회를 상품이나 개인재산처럼 팔 계획인 것”이라며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무관하다고 말하지만 국민들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고 김지태씨 유족들은 11층 정수장학회로 항의방문을 시도했으나, 정수장학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한편,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 30분에는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정수장학회를 방문해 MBC와 부산일보 지분 매각에 강력히 항의했다. 문방위 위원들은 최필립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청하며 이사장실 진입을 요청했지만, 결국 문은 열리지 않았다.



   
 
  ▲ 민주통합당 문방위 위원인 최재천 의원(오른쪽)과 전병헌 의원이 정수장학회 이사장실 앞에서 이창원 정수장학회 사무처장(가운데)에게 최필립 이사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항의하고 있다.  
 

최재천 민주통합당 문방위 간사는 “우리는 국민을 대표해 한겨레신문 보도의 전말에 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자 방문했지만, 이사장은 건강검진 등을 이유로 말을 수시로 바꿔가며 면담을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최 간사는 “새누리당이 설명하는 대로 정수장학회가 국민의 장학회라면 당연히 국민들에게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고 알릴 의무가 있다”며 “저희는 다시 한 번 최필립 이사장과의 면담을 공식적으로 요구한다”고 밝혔다. 또 “새누리당 의원들은 최필립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 등 관련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해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방송 민영화나 정치권 악용문제에 관해 철저히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도 “정수장학회는 무엇이 두렵고 부끄러워서 의원들과의 면담을 회피하고 종적을 감추는지 답해야한다”라며 “아울러 문방위가 사상 유례 없는 파행과 변칙 등 몰지각한 운영을 하고 있음에 엄중한 항의와 결단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유승희 의원도 “정수장학회 사무실 곳곳에 아직 박근혜 후보의 흔적이 남아있다”며 “정수장학회와 박근혜 후보의 관계 의혹을 구체적으로 해소해야한다”고 말했다.

강진아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배너

많이 읽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