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노'라고 쓴소리할 것"

[언론사 대표 신년사①]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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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은 2일 “남들이 대중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우리는 용기 있게 할 말을 해야 하고, 남들이 시류에 영합하는 말을 할 때 우리는 ‘NO’라고 쓴소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 사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급격한 변화의 시대, 혼돈의 시대일수록 참된 언론의 존재가 빛을 발하기 마련”이라며 "조선일보가 민족과 나라를 보며 무엇이 바른 길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방 사장은 “지금 인터넷 방송이나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 난무하고 얼굴을 숨긴 잔인할 인격살인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언론에 대해 이런 외부의 도전이 있을 때 가장 강력한 대응 수단은 오로지 ‘진실 보도’ 그것뿐”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신년사 전문이다.

2012년 신년사

사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임진년(壬辰年)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집국은 열심히 발로 뛰어 특종을 많이 쏟아내면서 사회적 이슈를 선점했고, AD본부는 경기 하강에도 불구하고 지난 해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CS본부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신문 부수 1위의 위상을 지켜냈고, 뉴미디어실은 모바일 뉴스 앱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하는 큰 기록을 세웠습니다. 다른 모든 부서들도 모두가 최선을 다한 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편집국의 ‘자본주의 4.0’ 기획은 갈등과 혼돈에 빠진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명쾌하게 제시한 훌륭한 국가 아젠더 설정이었습니다. 우리 신문은 1990년대 그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환경보호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펼쳤고, 이어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캠페인으로 한국의 IT 혁명을 주도했습니다.
이번에 우리는 새로운 자본주의를 주창하는 캠페인으로 우리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정확히 짚어내고, 그 해결책을 집약적으로 제시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올해도 이처럼 사회적 공감을 일으키며 조선일보의 성가를 드높일 특집과 기획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사원 여러분.

우리는 지난 12월 1일 TV조선의 첫 전파를 발사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신문, 방송, 인터넷, 모바일 등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조선미디어그룹의 모든 계열사들이 힘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등 방송으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방송을 시작한 목적은 단순히 돈벌이나 시청률이 아닙니다. 지역 신문이나 특수 방송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것도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닙니다.

엄청난 혜택을 받는 공중파들이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신뢰받는 뉴스, 품격 있는 교양, 시사 토론, 건전 드라마 등을 통해 국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그런 방송을 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몇몇 프로그램을 통해 그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TV조선은 아직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지만 우리는 이제 막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2월부터 우리가 정성껏 준비한 프로그램들이 본격 방영되면 TV조선의 진면목이 서서히 시청자들에게 전달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앞으로 TV조선이 가야할 멀고 먼 여정을 생각한다면 첫 걸음부터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을 굳게 지키며 내실을 다지는데 더 힘을 쏟아야 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누군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민주주의에는 자유롭고 건강한 언론이 중요하다. 뉴스를 모으고 편집하는 조직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세상이 되었다. 나는 이 나라가 블로거들의 세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이것은 신문 업계 종사자의 말이 아닙니다. 얼마 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입니다. 단편적인 정보의 파편이 아니라 정보의 맥락과 중요도를 짚어주는 언론의 고유 기능을 평가한 것입니다.

지금 인터넷 방송이나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근거 없는 헛소문이 난무하고 얼굴을 숨긴 잔인한 인격살인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들에게 지금까지 이 세상의 잡다한 여론을 걸러내고 좋은 여론을 숙성시키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 끈질기게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론에 대해 이런 외부의 도전이 있을 때 가장 강력한 대응수단은 오로지 ‘진실 보도’ 그것뿐입니다.

끈질긴 취재를 바탕으로 하는 정확한 보도와 객관적인 논평, 그리고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독자들이 알고 싶어 하는 뉴스의 ‘진실’을 보도한다면 우리 사회를 어지럽히는 헛소문과 익명 비방, 음모론들은 자연스럽게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입니다.

사원 여러분.

새해는 북한이 김정일 사망 후 첫해를 맞이하고, 한국은 총선과 대선을 통해 새로운 지도자를 결정하는 해입니다. 분단된 한반도에서 남과 북이 동시에 지도층 교체가 진행되는 시기입니다. 우리는 북쪽 주민들의 생활의 질을 높이고 인권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와 동시에 통일시대에 대비한 설계를 해야 하는 무거운 시대적 사명을 맡았습니다.

이처럼 급격한 변화의 시대, 혼돈의 시대일수록 참된 언론의 존재가 더욱 빛을 발하기 마련입니다.

남들이 대중의 눈치를 살피며 입을 다물고 있을 때 우리는 용기 있게 할 말을 해야 하고, 남들이 시류에 영합하는 말을 할 때 우리는 ‘NO’라고 쓴 소리를 해야 합니다. 오로지 민족과 나라를 보며 무엇이 바른 길인가를 제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원 여러분.

저는 지난해 이 자리에서 사람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올해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1등 미디어 그룹을 위해서는 최고의 콘텐츠가 생명이고, 최고의 콘텐츠는 최고의 인재에서 나옵니다. 해외연수 기회를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단순한 휴식의 차원보다는 교육과 취재를 병행하는 방식의 생산적 교육의 기회를 더욱 넓혀나가겠습니다.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충분히 쉬지 않으면 생산성도 창의성도 나올 수 없습니다.

올해부터 연월차 휴가 계획을 연초에 모두 내도록 해 계획대로 시행이 되지 않으면 부서장에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1등 신문, 1등 직장 조선일보’란 자부심을 모두가 함께 가질 수 있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원 여러분.

올해는 흑룡의 해입니다. 옛날부터 용은 희망, 용기, 비상(飛上)을 상징하는 동물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흑룡은 날씨를 조절하면서 사악(邪惡)한 기운을 막아내는 신비한 힘을 가졌다고 믿어왔습니다. 새해에는 사원 여러분과 가족들 한사람 한 사람이 모두 한 마리의 건장한 흑룡이 되어 하늘 높이 비상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번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 가정에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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